재탕 기사이기는 하지만 다시한번

전여옥 대변인의 대통령에 대한 비난 과거에도 똑같았네요.

검토 완료

최미경(mikyc)등록 2005.06.11 15:27
이 어려운 시기에 갑자기 새로운 회사를 한다고 분주히 돌아다니다보니 오마이뉴스에 들어와 밤새워가며 기사쓰던 시간들이 까맣게 옛날이 되어버렸다. 며칠 전 전여옥 대변인의 대통력 학력컴플렉스에 대한 기사를 보고 갑자기 예전에 전여옥 대변인의 글에 화가나서 썼던 내 기사생각이 났다.

뒤져보니 2003년 10월 홍수가 났는데 대통령이 오페라를 봤다는 사실을 비난하는 전여옥씨의 글을 보고 쓴 기사였는데 그 때 글의 내용도 솔직히 지금의 발언보다 심하면 심했지 모자라지 않은 듯 했다.

나는 전여옥씨와 같은 78학번이고 서울대 출신이기는 하지만 물리대, 법대 같은 메이져(?)는 아니니 서울대 우월주의와는 관계가 멀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여자로서, 그리고 한번도 쉬지않고 일을 해왔고, 결혼도 같은 해에 한 것 같고, 그래서 어쩌면 더 관심이 가긴 하지만, 나는 한번도 전여옥씨와 같은 주류에 있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있지 못했다는 말이 맞을 것도 같다. 그래서 아마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전여옥씨의 판단대로라면 주류에 대한 컴플렉스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고...

그렇지만 이 글을 다시한번 읽는 독자들에게 그 때의 전여옥씨 얘기와 지금의 전여옥씨 얘기가 얼마나 다른지, 얼마나 같은지 각자 돌아보는 재미는 쏠쏠할 것 같다. 그리고 전여옥씨에게 꼭 하고 싶은 한마디,

"당신은 주류의 삶이 그렇게 즐겁고 당당해서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에게 비주류 컴플렉스 탓이라 이야기 하지만 세상에는 비주류임을 즐기고 그 자유로움과 평등함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전여옥의 글을 읽고
진정한 오피니언 리더가 갖추어야할 자질
최미경(mikyc)


전여옥씨가 기고한 칼럼으로 시끌벅적해서 도대체 내용이 무언가 칼럼을 찾아서 읽었다. 여느 때의 전여옥의 글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생각보다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전여옥의 시각이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에 대해서는 좀 논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닷컴에 실린 <기쁨못준 대통령 물러나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여옥의 주장은 한마디로 '노무현이는 수준이하니 대통령을 그만둬라' 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론 노대통령의 처신에 대해 실망하고 불안해하며 그를 믿어준 결정을 후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점에서 전여옥의 시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눈여겨 볼 부분은 전여옥이 왜 노무현을 싫어하는가에 있다. 한마디로 노무현은 고급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여옥이 생각하는 대통령상은 작년 대선 때 그의 선택에 잘 나타나 있다. 즉 어릴 때부터 선택된 자로 태어나서 남에게 빠지지 않는 머리와 학력도 갖추어야 하고 별탈없이 승승장구하여 젊은 나이에 이미 요직을 차지하는 엘리트여야 한다는 것, 참 중요한 것이 빠졌는데 잘생기고 세련되어야 하며 운동만능이고 문화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꼬장꼬장한 샌님같은 이회창은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을 것이고 정몽준은 가장 그가 생각하기에 멋있는 케네디같은 대통령감이었을 것이다.

그가 쓴 글을 몇줄 보자. " 대통령을 하기에 그간 본 것도 없고 해본 것도 없고 할 마음도 없다." 는 글은 노무현이 출신성분도 그렇고 대학도 못나왔으며, 변변한 빽도 하나 없고, 세련됨과는 근처에도 안갔으니 대통령을 어떻게 하냐는 비아냥거림이 뭍어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조중동이 대변하는 소위 한국의 상류층들이 갖고있는 공통된 생각으로 보면 된다.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즉 자신들처럼 선택받은 자들, 귀족처럼 자란 자들, 세련된 자들, 돈있는 자들이 해야지 어찌 너 같은 촌놈이 우리 위에 지배할 생각을 하느냐는 것이다.

나는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기본적 문제도 바로 이런 선민의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절대 국민의 뜻에 따른다고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국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른다. 알 수가 없다. '우리처럼 잘난 사람들이야 다른 무엇을 하든 최상류로 살 수있는데 너희들이 가엾어서 내가 이고생을 해가며 정치하는 것이니 항상 고맙게 생각해야지' 이런 성분에 대한 우월감은 한나라당의 젊은 엘리트의원들에게도 여전히 발견된다.

태풍에 대통령이 뮤지컬을 본 것에 대한 비난내용은 진부하다 못해 비약이 지나쳐 유치하다. 마치 삼류소설로 만든 연속극의 한장면을 쓴 것 같아 소위 세련된 전여옥의 글감으로는 수준이 떨어진다.

'가장대우 안해주면 이혼할래 하고 떼를 쓰는 철부지 남편을 잘해보자고 달래는 아내와 다름없다.' 이 글에서 전여옥은 상황의 원인에 대한 편향된 관점을 보인다. 즉 남편이 이혼하겠다고 말한 것만이 전부일까. 가장이 무슨일을 하려고 하면 사사건건 아내가 옆에서 니 주제에 그게 될 것같으냐 어림도 없지 하며 퉁박을 주고 멸시하다 못해 남편 하는 일마다 방해와 반대를 하고 나서면 가장인들 무슨 힘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겠는가. 아내가 언제나 가장을 집안의 기둥으로 인정하고 사랑하는데 어느 남편이 뜬금없이 나 가장 못하겠다고 떼를 쓰겠는가 말이다. 만의 하나 그의 말대로 부인이 어떤 소리를 해대더라도 남편은 가정을 지켜야 하고 희망이 없더라도 아내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그저 참고 살아야 한다면 이는 캐리어우먼 전여옥이 언제나 주장하는 앞선 삶의 자세가 아니다. 남편이 어려우면 아내가 남편이상의 역할을 가정에서 해야하며 그 것을 빌미로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평등관계가 아닐까.그리고도 희망이 없다면 서로 빨리 갈길을 정리해서 새출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여옥은 말할 사람 아니었는가.

하여튼 전여옥은 노무현 대통령의 무책임함을 실랄하게 비판한 다음 꼴보기 싫으니 지금 그만두라고 썼다. 어떠한 대안도 없고 준비도 필요없다는 말인지. 그가 펴는 이런 논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무책임함에 못지 않는다. 또한 그의 글에서 종종 나타나는 자극은 있되 논지는 없는 표현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전여옥의 글은 선민의식을 가진 대한민국 상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우리가 걱정해야할 진정한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불신임 다음 자동으로 정권을 잡게될 이 엘리트 보수집단의 성격에 있다. 이들은 물론 세련된 매너와 국제감각, 경제력과 학력으로 무장한 실력파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들의 도덕성은 어떤가. 원정출산에서 조기유학, 병역기피나 면제까지 그들이 생각하는 국가관에는 혜택은 누리고 책임은 미루는 시각이 역력하다. 또 이런 혜택 속에서 어린 나이부터 외국에서 생활한 그 2세들에게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없을 것은 뻔한 일이다. 이미 우리는 정몽준의 행동을 통해 특권층의 책임감과 판단력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경험한 바 있다.

전여옥의 주장처럼 대통령은 아무나 할 수 없다면 그 할 수있는 사람의 대안은 무엇인가. 우리사회에 자신이 진정한 오피니언 리더라고 생각하는 집단은 세련된 말투로 남을 비난하는데 시간보낼 것이 아니라 그 좋은 머리로 진정한 대안을 생각하고 제시할 때다. 결혼의 행복과 불행이 결코 한사람의 잘못으로 결정되지 않듯이 적어도 자신이 맡은 역할은 최선을 다하고 남을 비판하는 것이 타당하다. 전여옥의 말대로 노대통령이 한 것도 없고 해본 것도 없어서 정치를 제대로 못한다면 한 것도 있고 해본 것도 있는 그 세련된 집단의 대안은언제나 나올 것인가. 기다리는 것도 이젠 지쳤다.


2003-10-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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