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투의 지휘자, 요격 관제의 최고수 선발되다.

2005년 최우수 방공무기 통제사, 제30단 31전대 최상필 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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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moren2w)등록 2005.06.17 17:51

동료들과 모의관제훈련을 하던 중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오른쪽) ⓒ 김지훈

“주디 레이더 스탠바이” 요격임무를 인수하겠다는 조종사의 응답. 요격기를 그림같이 유도한 통제사는 그제야 손안에 가득한 땀을 훔쳐낸다. 최신예 전투기도 이들이 없으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전투기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보이지 않는 또 한 명의 전투기 조종사, 그들이 바로 방공무기통제사다.

공군 30단은 최고의 방공무기통제사를 선발하는 ‘2005년도 공중전투 요격관제대회’를 개최하였다. 그 결과 31전대 최상필 준위(34세, 방공무기통제준사관4기)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 방공무기통제준사관이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로 선발된 것은 10년만의 일이자 ‘공중전투 요격관제대회’ 역사상 2번째다.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는 ‘공중사격대회’를 통해 선발되는 최고의 전투기조종사인 “탑건”과 더불어 공중전투분야의 최고수로 인정받는다. “탑건”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공중전투의 숨은 주역이 바로 방공무기통제사이다.

올해 대회에는 총 18개팀이 참가하여 최고수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었다.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는 요격관제의 절차와 요격의 기하학적 이론을 다루는 ‘이론평가’와 실제 요격관제능력을 겨루는 ‘기량평가’ 결과를 종합하여 선발되었다.

“조종사의 목소리만 들어도 전투기의 상황이 눈앞에 훤히 그려집니다.” 2000년 방공무기통제준사관으로 임관하여 5년째 방공관제를 하고 있는 최 준위는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고 한다. 평면적인 레이더 자료와 조종사의 목소리가 최 준위의 머릿속에서는 3차원의 입체 동영상으로 재현된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다.

매일매일 틈이 생길 때마다 상황에 대해 추측하고 예상하고 조치를 취하는 상상의 시뮬레이션을 펼쳐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머리 속에 늘 하늘과 그 위를 나는 비행기들을 담고 산 것이 요격관제의 최고수를 탄생하게 한 원동력이다.

요격관제는 침투하는 적기를 격파하기 좋은 곳에 요격기를 유도시키는 것을 말한다. 쉬울 듯 보이지만 멋대로 비행하는 적기에 대하여 빠르게 움직이는 요격기의 고도와 속도, 기수를 변경하여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더구나 적기가 저고도로 비행하여 포착이 잘 안될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요격은 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한 기하학적 이론에 방공무기통제사의 예리한 상상력과 판단력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요격관제를 종합예술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완벽하게 요격이 이루어졌을 때 그림 같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걸작이 저절로 탄생되는 것이 아니듯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도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통해 탄생한다.

최우수 통제사 발표가 난 후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한 컷! ⓒ 김지훈

365일 24시간 단 1초도 멈추지 않고 진행되는 영공감시 임무의 특성상 방공무기통제사에겐 낮과 밤, 평일과 주말, 휴일의 구분이 없다. 작은 소망인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오붓하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것도 운이 좋아야 사흘에 한번 꼴로 가능한 일이다. 매일같이 밤낮이 뒤바뀌는 생활리듬과 장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여름에도 솜바지를 입어야할 만큼 서늘한 근무장 환경은 몸을 상하기에 가히 “최적조건”이라 할 만하다. 그런 만큼 평상시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력관리를 해야 요격관제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매일같이 조깅을 하고 비번인 날에는 등산으로 체력관리를 해온 최 준위는 투철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무장한 방공무기통제사들 중에서도 “책임감과 성실함의 교본”으로 손에 꼽혀왔다.

최 준위는 “요격관제는 절대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일”로서 “탐지와 식별에서부터 전술조치, 요격에 이르기까지 통제대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요격관제는 결국 팀웍의 결과인 만큼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의 영예는 옆자리를 지켜준 통제기사, 그리고 통제대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한편 이번 대회 최우수 통제대에는 올해 최초로 시행된 팀웍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31전대 4통제대가 선발되었다. 최우수 통제대는 팀워크 평가와 개인기량 평가 결과를 종합하여 선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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