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교사 선언 예정"

[인터뷰] 전교조 평택지회 이효순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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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pcdskorea)등록 2005.06.21 18:21

평택역광장 촛불행사장에서 "미군기지 확장반대 교사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전교조 평택지회 이효순 지회장 ⓒ 김용한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가 월요일마다 평택역광장에서 열고 있는 "미군기지확장반대 촛불행사" 자리에서 전교조 평택지회 이효순 지회장을 만났다.

이효순 지회장이 "교사 선언"을 예고한 촛불행사장 모습 ⓒ 김용한



- 오늘 촛불행사장에는 유달리 선생님들이 많이 나오셨는데, 오늘 혹시 뭔 일이 있었나?
"사실 오늘 회의가 있었다. 그래서 회의 일찍 끝내고 다들 함께 와서 그랬다. 그러다 보니, 간부들 중심으로 참여해 오던 때와는 달리, 합정 성동 중앙 동삭 덕동 비전 등 초등학교를 비롯해 한광 은혜 등 중등학교 선생님들까지 대거 참석하게 됐다. 우리 교사들이 진작에 이렇게 많이들 나왔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 교사들이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특별한 까닭이 있다면?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이 미군기지를 반대하지 않으면 누가 반대하겠나? 농민들은 생존권 차원에서, 시민사회 운동 진영에서는 정치, 경제,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 반대한다면, 우리는 교육적 측면에서 반대한다. 지금의 평택만 봐도 미군기지 주변은 얼마나 낙후돼 있는가? 미군기지는 백이면 백 이득될 게 없다. 한국군 부대 주변도 마찬가지지만, 미군기지 주변에선 미국에서조차 인정받지도 못하는 아주 퇴폐적이고 낙후된 문화가 판을 친다. 미군기지 주변의 유흥업소들을 봐라. 그런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맛이 나겠나? 아니, 공부는 제대로 되겠나? 물론 기지 주변에서 자라도 아주 훌륭하게 성장하는 특출한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학생들을 기지 주변보다 교육 환경이 훨씬 좋은 곳에서 교육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성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맹자 어머니가 사랑하는 자식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 걸 생각해 보라."

20일 저녁 평택역광장에서 열린 촛불행사장에서 열린 "710 국민문화제" 성사를 위한 10만인 평택지킴이 모집행사 모습. 이날의 도우미는 평택지역 여러 학교 교사들이 맡았다. ⓒ 김용한



- 아이들 교육 문제는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고, 교사들 스스로도 미군기지 주변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할 것 같지 않은데?
"그렇다. 솔직히 많은 교사들이 미군기지 주변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립학교는 한 학교에 계속 근무하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공립학교 교사들은 본인이 지원해서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 그런데, 굳이 미군기지 주변 학교를 지원할 맘이 있겠는가? 혹시 기지촌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사명감에 불타는 교사라면 모를까? 보통 교사들은, 특히 우수한 교사들일수록, 미군기지 주변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 할 리가 없다. 그러니까 기지 주변 학교에는 해마다 신임교사들만 십수 명씩 발령을 내고 있지 않는가?"

-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교사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전교조 평택지회가 제안했다. 지금은 전교조 경기지부 통일위원회 차원의 사업으로 확대되었다. 그래서 경기도내 각 학교에 이미 공문이 발송된 상태다. 선언의 제목은 '한반도평화정착과 미군기지 평택 재배치 반대 교사 선언'이 될 것이다. 선언에는 '기지 이전 반대', '6.15 공동선언 이행', '지역 주민 피해 보상', 'SOFA 전면 개정' 같은 내용이 담길 것이다. 선언에 참여하려면, 학교에 있는 공문을 참고해서 선언비 1만원을 내면 된다. 그리고 선언에 참여하면 자동으로 평택지킴이가 된다."

- 7월 10일 평택 대추리에서 열리는 국민 문화제에는 교사들과 학생들이 어떻게 참여할 생각인가?
"요즘도 학생들에게 7.10일 범국민문화제 행사를 안내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알릴 것이다. 교사나 학생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갖고 참여할지 고민하고 있긴 한데, 전체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 답답한 측면이 있다. 경기지부 통일위원회에서는 2004년 5.29 축제 때 같은 행사로 진행될 경우, 부스 천막 하나를 확보해 달라는 주문을 해 온 상태이다. 공동 수업 같은 것을 고민하는 분들도 일부 계신데, 전체 상이 빨리 나와야 우리의 논의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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