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좀 비워 주세요

전세기간 만료 전에 집 주인이 집을 비워 달라고 하네요.

검토 완료

이현(ngokorea)등록 2005.07.01 18:04
지난주 갑자기 집 주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방을 좀 사용해야 하는데, 집을 좀 비워줘야 겠어"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아직 전세 만료 기간이 7개월이나 남았는데...
집주인의 말은 이어 졌다. "한달 정도 시간 주면 되나"

회의 중 전화를 받아 어리둥절해서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생각이 조금씩 정리 되었다. 가만, 이사하려면 집도 알아 봐야 하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 이사비용도 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집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는 듯이 전화를 했다.
그런데 왜 당연한 내 권리를 이야기 하는데,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이런 것을 흔히 "집 없는 설움"이라고 하는 것인가 하는 상념이 들었다.

"저 제가 이사를 가면 복비와 이사 비용은, 선생님께서 부담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조용히 여쭤 보았다.

"아니, 얼마를 원하는 거야" 대뜸 신경질적인 반응이 전화기 저편에게 전해져 왔다.

"얼마가 아니라, 실비만 주시면 됩니다." 다시 조용히 말했다.

"얼마를 원하는 지 정확이 말해 줘" 더 이상은 말하기 싫어 하는 모양이다.

"예, 제가 이사짐 센타 등에 알아 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말도 끝나기 전에 상대편은 전화를 딱 끊었다.

그동안 결혼 해서 사회생활 하면서 계속 전세로 살았다. 5년 결혼 생활동안 3번 이사를 했다. 그리고 현재도 전세를 살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래도 전세 계약서 꼼꼼히 작성했고, 확정일자도 확실히 받아 두었으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집주인 한마디에 변하는 나의 생활에 나도 당황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늘도 집을 알아 보러 다녔다. 그리고 이사 견적도 받았다.
오늘 집주인과 다시 통화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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