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치의 충돌, 인터넷 실명제 속으로......

대립되는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야......

검토 완료

지용진(windbreak6)등록 2005.07.09 13:04
현재 도마 위에 오른 '인터넷실명제'의 본질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실명을 공개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우선 도입이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왜 '인터넷 실명제'라는 제도가 거론되고 있느냐를 따져볼 일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는 3,000만명을 웃돈다. 국민 4명중 3명 꼴로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수치는 인터넷을 다룰 수 없는 인구, 그러니까 아기와 노인 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국민이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인터넷실명제가 도입이 되면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될 것이며 이래저래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인터넷 실명제를 둘러싼 입장은 극명하게 대립된다. 먼저 옹호하는 쪽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이버 폭력과 인권침해와 명예훼손 등으로 점철되는 '마녀사냥'격의 무분별한 언어폭력이 남발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차단되고 표현의 자유가 제한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어떤 제도든 대립되는 두 입장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갈라진 두 입장이 충분히 타협하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서로의 의견이 존중될 수 있도록 적당한 포용력이 발휘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쨌든 결론은 하나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둘 중 하나의 의견은 상대적으로 희미해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결론은 어떻게 해서든 나겠지만 만약 서로의 입장만을 지나치게 어필하다보면 분명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지난 세월을 통해 목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보면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찬성하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고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를 추진하는 당사자들이 성급하게 여론을 호도하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거다. 그러나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선명하게 대립된 두 입장이 자신들의 논리만 내세우다보면 결국 닿을 수 없는 요철(凹凸)의 모순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우리사회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는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당면한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정책자들의 의도 또한 충분히 이해한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이렇다. 어느 면에서는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은 분명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제도자체가 필요악(必要惡)이 될 수 있는 여지도 다분히 설득력이 있다. 여기서 바로 두 가지 핵심적 가치가 충돌한다.

표현의 자유와 인권침해. 그러나 단언하건데, 두 가치를 보완하면서 상호간의 입장이 만족 될 수 있는 지점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제도의 도입에 따른 실패는 꼭 시행해야만 알 수 있는것은 아니지 않은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도입이 됐을때와 되지 않았을 때의 시추에이션을 논의해보고
서로의 입장을 충족해가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결정됐으면 좋겠다. 이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문제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인터넷생활과 직결되는 총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그래서 성급히 어느 한쪽을 변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의 생각은 저만치 미뤄두고 일단 경과를 지켜보고자 한다.
어느 한쪽만의 입장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모순적 요철의 논리를 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만 생각을 접는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