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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 개념
제가 알고 있는 기본지식을 총동원하여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원자력의 개념이 어려운 것은 다양한 현대 물리학 이론이 적용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원자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물리학 이론들을 이해하고 그것들의 상호 연관성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공식을 포함하는 깊은 이론을 알 필요는 없다고 본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개념을 통해 원자력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먼저 상대성이론에서 나온 유명한 공식 E=mc2를 누구나 보거나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공식이 중요한 것은 고전물리학에서 말하는 질량보존의 법칙이 현대물리학에서는 에너지 질량 보존의 법칙으로 확장되었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즉 E=mc2는 질량과 빛의 속도의 제곱을 한 것을 곱하면 에너지가 된다는 의미인데 질량이 소멸하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질량을 인간의 마음대로 소멸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원자량이 큰 불안정한 물질을 쪼개거나 수소와 같이 원자량이 작은 작은 물질을 융합할 경우 질량이 줄어들고 따라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발생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핵융합이나 핵분열 모두 원자의 결합력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원자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핵융합은 고온의 플라스마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태양과 같은 별들에서 만들어지는 엄청난 에너지가 바로 핵융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과학이나 소재의 한계로 인해 현실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고온의 플라스마 상태를 유지하고 제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미래 에너지 개발측면에서 전 세계적인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는 실정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빼기로 하자.
원자력의 다른 한 가지 핵분열의 개념은 이렇다. 우라늄과 같이 원자량이 큰 원소의 경우 중성자와 충돌하면 핵이 두개이상으로 갈라져서 다른 핵종으로 변하는데 이 경우 전체 질량이 감소하게 되고 그 질량 차이만큼의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물을 고압증기로 만들고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원자력발전이다.
추가하여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라늄은 여러 가지 동위원소(양자수는 92로 같지만 중성자수가 다른 원소)가 있는데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99.3%의 우라늄 238과 0.7%의 우라늄 235 그리고 미량의 우라늄 234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력발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우라늄 235의 경우 다른 핵종에 비해 열중성자와 충돌하여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핵분열단면적)이 크고 한번 핵분열을 통해 중성자를 방출하는 개수가 2개가 넘기 때문에 적절한 조건을 부여하면 지속적인 핵분열을 하는 즉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 상태의 우라늄에는 우라늄 235의 구성비가 낮아 이를 이용하여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는 중성자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즉 핵분열로 인해 발생되는 중성자는 초기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가진 고속중성자인데 핵종들과 충돌하면서 열중성자로 바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물질들이 중성자를 흡수하거나 핵분열을 일으키지 못하고 손실되므로 여러 가지 방안이 강구되었다.
우리나라 월성원자력의 경우가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는데 중성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중성자를 감속시키고 냉각시키는 물질을 보통의 물 대신에 중수를 사용하고 핵연료도 운전 중에 지속적으로 교체를 해 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고가의 중수가 사용되는 문제도 있지만 계통이 복잡해져서 경제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상존한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우라늄 235를 천연상태의 0.7%에서 3% 가량으로 농축한 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경수로이다.
일반인들에게 관심이 많은 안전성에 대해서 설명하면 이렇다.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된다.
그 첫째는 핵발전소의 폭발과 같은 사고의 가능성이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원자력발전소는 어떤 경우에도 폭발을 할 수 없다. 즉 원자로가 폭발하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연쇄반응을 지속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핵분열가능 물질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 가정이다.
원자로가 어떤 원인으로든 일정이상의 에너지를 발생하면 중성자를 감속시키는 감속재인 물의 농도가 낮아져서 충분하게 중성자를 감속시킬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일정 이상의 에너지 발생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진다. 물론 다중으로 설치되어 있는 모든 안전장치들이 모두 작동이 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말이다.
달리는 자동차가 위험하지만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아무도 자동차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다중의 안전장치와 자연적으로 연쇄반응을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된 원자로가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둘째 문제는 방사선에 의한 피해의 측면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물리학의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우주 어디에도 방사선은 존재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도 방사선은 과학, 의료, 산업, 농업 등에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방사선은 쉽게 말해 에너지를 가진 입자나 파동의 흐름이다. 따라서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빛도 방사선에 속한다. 특히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긴 자외선은 방사선의 범주에 넣어도 될 만큼 많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사전적으로 방사선은 원자핵과 관련되어 나오는 모든 입자선이나 전자기파를 의미한다.
방사선에는 헬륨의 핵인 알파선(α선), 전자의 흐름인 베타선(β선), 중성자의 흐름인 중성자선, 전자기파의 일종인 감마선(γ선) 등이 있다. 방사선이 위험한 것은 이들이 물질과 반응하여 이온화작용을 일으켜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들 방사선의 이온화 능력은 α선, 중성자선, β선, γ선 순인데 다행히 이들 방사선들이 대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차폐를 하는 방법은 비교적 쉽고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에 의해 일반대중이 피해 입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병원에 가서 X-선 장비 앞에는 용감하게(?) 서는 사람들이 방사선이라는 말에는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얼마나 대중이 방사선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원자력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40%를 생산하고, 집안에 설치된 화재감지지에서 병원진료를 포함한 우리 일상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곡되거나 잘못된 정보와 지식 때문에 원자력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나 공포심을 갖는 것은 나라와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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