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나는 엄마랑은 결혼할 수 없다고 합니다 ⓒ 전향화
7살 한진이는 작년까지 당연히 엄마랑 결혼한다고 했었다.
올들어 누나가 "니가 결혼할 만큼 컸을 때는 엄마는 할머니가 될거야"라고 했다.
그래서 엄마랑은 결혼 못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할 수없이 누나랑 결혼하기로 했다.
▲ 할머니께 엄마랑 결혼할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전향화
지난주 부모님이 계신 부산으로 휴가를 갔었다.
한진이가 할머니께 누나랑 결혼할 거라고 말씀드렸다.
할머니는 성이 같은 사람끼리는 결혼할 수 없는 거라고 하신다.
한진이에게 진지하게 이제는 좀 알려줘야 겠다고 생각하고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야"라고 알려줬다.
순간 한진이의 얼굴이 밝아진다.
"그럼, 엄마랑 하면 되겠구나!"
한진이 무척 좋아한다.
엄마는 성도 다르고, 사랑하니까 엄마랑 결혼해도 되는 것이다.
▲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거라면 당연히 "엄마"입니다. ⓒ 전향화
어제 저녁 밥을 먹으며 나에게 부탁한다.
"엄마, 절대로 떡국 먹지 마세요. 저는 떡국 많이 먹을게요"
"그래"
떡꾹만 안 먹으면 엄마가 늙지 않고 기다려 줄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내년이면 한진이는 엄마랑 결혼한다고 하지 않을것이다.
크면서 자연히 알아지겠지 싶어 구지 설명하지 않았다.
엄마랑 결혼할 수 있다고 좋아하는 아이의 꿈을 한번에 깨드리고 싶지는 않았다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아들은 잘 키워서 떠나 보내야 한다고...
엄마가 제일 이쁘고 엄마가 제일 섹시하다(섹시하다는 의미를 잘 모른다)는 아들...
남편한테 그 소리를 언제 들어 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엄마가 혼자 자면 무서울까봐 옆에서 자 주는 아들...
덮다고 혼자 거실에 나가서 자는 남편
떠나 보내기엔 너무나 아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훌륭히 키워서 좋은 배필에게 내줘야지, 아들은 영원히 곁에 있어 좋은 애인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착각하며 살때 엄마와 아들과 며느리가 불행해 지는 것이 아닐까?
▲ 잘 키워서 며느리에게 좋은 남편으로 보내주려고 합니다. ⓒ 전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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