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논술교육 받아요”

서울교육청 논술지도를 위한 교사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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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shower8353)등록 2005.08.16 19:53

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논술 지도 전문성 신장을 위한 기본 연수’가 실시됐다. ⓒ 이은정

통합형 논술 논란이 교육계를 뒤흔들고 지나간 여름, '선생님'들도 논술 극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서울시 교육청은 현장 교사의 논술지도 역량을 강화하고, 논술지도를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 16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서울특별시 교육연수원에서 서울시내 고교교사 224명을 대상으로 '논술지도 전문성 신장을 위한 기본연수'를 실시했다.

4일간 계속되는 이번 연수에는 논술지도 경험이 많은 교사, 대학 교수와 EBS 강사 등이 '논술고사의 출제와 채점', '논술지도의 실제', '논술쓰기 지도' 등을 강의하게 된다.

연수를 총괄 진행하는 서울시교육청 김병혁 장학사는 "그동안 준비가 미흡해 학생들이 논술 교육을 사교육 시장에 의존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교사들이 이번 연수로 전체적인 논술지도 방향을 잡고 기술적인 방법을 높여 공교육 논술지도가 튼실해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특히 논술 출제 경험이 있는 교수들의 '대학별 논술고사 출제경향'과 '논술고사의 성격과 방향'이라는 합동강의가 진행돼 일선 교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장은식 배화여고 교사는 "그동안 사설 학원에 논술지도를 위탁했던 게 스스로 할 일을 떠넘겼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추상적으로 갖고 있던 개념이 실제 논술을 출제, 채점하는 교수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객관적으로 구체화되었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논술고사의 성격과 방향'이라는 강의를 진행한 송효섭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중,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논술 교육과 대학에서 원하는 바에 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연수를 통해 서로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입시 논술고사 출제 경향'이라는 강의를 경청하는 교사들. ⓒ 이은정

국어교사뿐 아니라 다른과목 교사도 참여.. 교사간 정보교류 비중

연수에는 주로 논술 교육을 담당하는 국어교사뿐 아니라 다른 과목 교사도 상당수 참여했다. 덕원여고에서 수학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전현자 교사는 "담당 과목뿐 아니라 다른 과목, 논술까지 신경 써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논술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지침을 세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강의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끼리 지도방법이나 교재작성 노하우 등의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실제 이번 연수는 강의보다 교사들끼리 정보교류에 비중을 두고 있다. 논술지도 경험이 많은 교사들이 모범 사례를 보여 주고 질문을 주고받는 형식의 워크샵에 많은 시간을 배정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4일 동안 16시간 정도의 짧은 연수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김병혁 장학사는 이에 대해 "갑자기 논술지도 역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바라기보다 교사들이 관심을 갖고 준비해나가는데 도움이 되길 원하다"며 "겨울 방학부터는 30시간 정도로 연수시간을 대폭 늘리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5일 학교현장의 논술지도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8월 중 논술평가의 실제, 논술지도 우수사례, 논술감점 요인 등이 담긴 논술지도 매뉴얼을 개발해 2학기부터 활용하도록 하고, 올 겨울방학부터는 단계별 논술지도 심화연수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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