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캐리비안베이 공짜표에 대한 짧은 생각

에버랜드 이벤트, 어? 속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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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k5742)등록 2005.08.24 12:34

그리 기분이 좋지 않은 캐리비안베이 무료 이용권. 9월에 사용 하세요? ⓒ 김종건

방학 때가 되면 가족단위로 많이 놀러가는 곳이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다. 놀이기구도 많고 이벤트와 볼거리도 풍성해 우리 가족도 매년 한번 정도는 이곳을 찾고 있다.

얼마 전 여름방학을 맞아 필자 가족 일곱명은 에버랜드에 큰맘 먹고 놀러갔다. 난 전주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울에 근접한 에버랜드까지 가기 위해서는 작심하고 먼길을 나서야 한다.

교통비, 입장료를 포함해 상당한 비용(20만원 가량)이 들어가는 것도 무시할 수 없으나,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올해도 에버랜드를 찾은 것이었다. (나중에 말씀드리지만 공짜 티켓의 문제를 떠난다면 우리 가족은 이곳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낸 것은 인정해야겠다.)

우리 가족은 에버랜드에 도착해 자유이용권 7매를 구매했다. 직원은 입구에서 캐리비안베이 이용권 1매를 줬다. 알고보니 이 티켓은 에버랜드가 선물증정행사 이벤트로 주는 것이었다.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에버랜드에서는 자유이용권 4~7매를 구입하면 캐리비안베이 이용권 1매를, 8매 이상을 구입하면 이용권 2매를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그런데 왜일까? 캐리비안베이 이용권 1장을 손에 든 난 기분이 썩 내키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에버랜드가 생색만 내는 이벤트, 즉 '빛 좋은 개살구' 식의 판촉행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놀이공원을 찾아 물놀이를 혼자 즐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서울이나 에버랜드 주변에 살았더라면 공짜로 생긴 베이 이용권 1장을 유용하게 사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족단위로 움직이는, 그것도 멀리 떨어진 전주에서 경기도 용인까지 움직여야 하는 우리 가족은 케리비안베이 이용권 1장이 정말 달갑지 않았다. 쉽게 말하면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에버랜드측에서 ‘공짜표 받고 안가면 그만이잖아?', ‘1장이라도 주는 게 어디야?’, ‘갈사람 주면 되잖아?’라고 되물어올 수도 있겠다.

난 그래도 할말 있다. 먼 전주에서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1장 가지고는 양에 안찬다. 1장을 주고 7명을 유치하려는 꿍꿍이속이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과장일까? 하지만 우리 가족의 경우는 정말 그렇다. 경제적 여유도 충분치 않을 뿐 아니라 큰 맘 먹고 놀러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가 난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캐리비안베이 입장권을 살펴보니 이 티켓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9월 1일부터 30일까지로 제한되어 있었다.

한창 무더운 8월에는 정작 케리비안베이를 이용할 수 없게 한 것이다. 물놀이를 9월에 하는가?

요즘 뉴스를 보니까 동해안 해수욕장은 모두 폐장했다고 한다. 오늘 처서를 지나면서 한 낮의 기온도 30도를 넘지 않는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9월에 캐리비안베이를 공짜표로 사용하세요?

8월에는 캐리비안베이를 찾는 사람이 넘쳐 9월달에 사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변명(?)할지 모르나 시기적으로 볼 때 설득력이 너무 약하다.

지금은 8월 하순. 학생들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다.

에버랜드는 9월 들어 캐리비안베이의 손님 유치를 위해 성수기에서 비수기로 접어드는 9월을 타깃으로 무료티켓 한 두장을 주며 고객을 유인하려는 속샘이 다분이 보인다. 사실 무료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삼성에버랜드가 고객을 생각한답시고 마련한 이벤트는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객을 위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행사를 제공했음 좋겠다.

'또 하나의 가족'의 삼성광고처럼 '정말'가족같은 이벤트를 에버랜드에서 마련했으면 좋겠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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