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농촌을 찾아가야 농촌이 살아난다, 벼이삭 피는 들판에서는 시골 밥 냄새 난 듯,

해남 두륜산 버섯마을 농촌 체험 후기

검토 완료

나천수(ncs6745)등록 2005.08.25 21:30

마을정보센타에서 인터넷 교육을 받는 모습 ⓒ 나천수



먼저 우리는 마을 정보화 교실에서 정보화 기초교육을 받았으며, 최소한 동창회 카페
(http://cafe.daum.net/naju48)에 들어오는 정도만 하여도 참여자들 모두 좋아 하였다.


난생처음 해보는 황토염색 체험은 재미있었다.
체험 지도자 오명례(011-9621-1394)님이 시키는 대로 황토 물에서 주물럭거리고 잠시 햇볕에 말렸다가 다시 한번 물들여 건조대에 널고 버섯체험으로 들어갔다.
같이 온 31회동창회에서는 얼굴 황토 팩을 하여, 우리 팀도 저녁 잠잘 무렵에 황토 팩한다고 황톳물 염료를 조금 얻었다.

황토 염색체험 ⓒ 나천수



마을 전체에 널려진 체험 장소를 이동하는 것은 자가용이 아니라 마을에서 준비한 봉고 트럭 2대, 트럭의 앞 의자에도 승차하지만 적재함에도 승차하여 농촌 들녘 논두렁 사이를 달리는 맛은 별다른 것이었다.

확 트인 벼이삭 피는 들녘의 풍경이 눈에 주는 충격은 물론 신선한 시골 바람에 콧속으로 들어오는 맛은 특히 아스팔트, 매연에 시달려온 도시 사람들은 그 맛을 느꼈다.
그리고 토해 내는 한마디 ‘아! 벼이삭 들녘에서 시골 밥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라고..............
우리들 눈앞으로 스쳐지나가는 고추밭, 깨밭, 옥수수 밭, 그리고 돌담으로 기어오르는 담쟁이 넝쿨, 논두렁 풀밭 길들, 이거 오려내면 한 폭의 농촌 풍경화이다.


이 마을은 본시 산속 마을로 특별한 농산품이 없었는데, 버섯을 주 상품으로 재배하면서 간난도 탈피하고 농촌에 남아서 살만한 마을로 만들었다고 귀뜸해 준다.
버섯 재배사에 가보니 이미 여름상품으로서의 버섯은 거의 출하되어 버리고 추석맞이 버섯이 이제 눈을 트고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모든 식물은 탄산가스(co²)를 마시고 산소(o²)를 배출하는데, 유일하게 산소를 마시는 식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버섯이었다. 그래서 산소 호흡하는 버섯이 몸에 좋은 것이다.
이러한 설명 듣고 버섯요리를 싫어할 사람 어디 있겠는가.

버섯체험 하는 모습 ⓒ 나천수



버섯 재배사에 들어가 보니 잡균이 들어 와서는 아니 되는 청정시설로서 바깥 온도보다 낮아 시원하였다.
물과 공기가 맑아야 버섯이 된단다. 그러니 버섯이 재배된다는 것은 무공해 청정 지역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된장 청국장 제조 체험장으로 이동하였다.
된장 청국장 체험장은 이 마을 부녀회원 김양숙(010-6244-0954)님께서 설명해주고 시식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이 마을에서 재배한 콩으로 쑤고 띄워서 만든 메주로 간장을 만드는 과정 없이 메주에서 바로 된장으로 발효시켜서 그런지 장독대에 올려놓고 시식하는 된장이 왜 그리 구수한지, 생 버섯으로 된장 찍어 먹는 맛 도시사람들이 어이 알까.

청국장 분말도 만들어 팔았다. 청국장에는 바실루스라는 끈적거리는 물질이 우리 몸을 깨끗이 해준단다. 소화기계통에도 좋고 골다공증, 다이어트 효과, 변비 예방효과가 있단다.
바실러스 단백질 분해 효소는 혈전을 녹여주어 심장마비, 중풍예방에도 좋단다.

된장 체험 단체기념사진 ⓒ 나천수



저녁 메뉴는 시골 버섯, 채소로 만든 비빔밥이다.
열무김치, 상치, 버섯, 오이, 고구마순, 콩나물, 참기름, 쇠고기, 고추장으로 즉석 비벼서 이 비빔밥을 삶은 호박잎 쌈밥으로 먹으니 “바로 이 맛이야, 시골 밥 맛!” 외쳐 대고 있다.

음식은 만들기도 중요하지만 먹는 방법을 알고 먹으면 맛이 더 있는 법이다.
모두들 배불리 먹었다. 마을 측에서는 캠프파이어 때도 특별 간식이 있음을 알려 주었다.

유서쓰기, 남기고싶은 이야기 쓰기 체험 ⓒ 나천수



저녁 캠프파이어 장소는 넓은 잔디밭이고 바로 옆에 등나무 아래 인조석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서 우리는 별밤이 되기까지 등나무 아래에서 촛불을 켜고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썼다.

학교를 졸업하고, 글쓰기라는 일은 손에서 뗀지 30여 년 만에 비록 작은 유서라는 이름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쓴다고 하지만 대부분 얼떨떨한 분위기이다.

그리고 대부분 지나온 세월을 헛되지 않게 앞으로 알차게 살겠다고 한 내용이다.

별밤보며 캠프파이어 모습 ⓒ 나천수



캠프파이어를 중심으로 노소가 어울리는 오락이며, 기념 촬영 그리고 남기고 싶은 이야기 낭송도 2005년 8월 20일의 추억심기에 충분하였다.
사람들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빨리 친해지려면 술과 춤이 있으면 가능하다.
춤은 노소가 다 좋아한다. 입 노래 반주에 맞춰 춤을 추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아마 그 어린이는 오늘밤의 추억을 영원히 가슴에 담고 살 것이다.
그 어린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도 유년의 추억은 영원히 유년으로 남을 것이니.......

둘째날은 아침 산책으로 시작된다.
대흥사 경내 진입로 옆 숲길로 접어드는 순간 더덕의 냄새가 우리의 코를 자극하고 있었으니, 아침공기가 그만큼 신선하여 산에서 사는 더덕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이다.
나뭇잎 우거진 사이사이로 이름모를 산 버섯이 여기저기 있는 것을 보면 이 땅이 무공해 청정지역임을 말해 주고 있다.
1급수 물보다 더 깨끗한 물이 계곡을 따라 소리 내며 흐르고 있다.

아침 숲길 산책 ⓒ 나천수



사람들 말소리만 없다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뿐이다.
도시사람들이 도시 소음을 떠나 자연의 소리만 들을 수 있는 곳이 지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어디든지 개발되고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좌우간 아침산책에서 산소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침 밥맛이 꿀맛 이었다.


두륜산의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케이블이란다. 탑승시간이 약8분정도, 왕복 6,800원이다. 물론 단체는 할인이 된다.

탑승인원도 50명, 그러니 우리 일행은 모두 한꺼번에 타고 내렸다.
그런데 어쩌랴,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는데, 그렇다고 못갈 것인가.
비를 맞으며, 구름 위로 올라가니 운해가 순식간에 하계의 모습을 가려 버렸다.
그야말로 선계의 모습만 보이니, 갑자기 우리들이 신선인 듯 하다.
선계에 올라와 하계에 편지를 쓴다.

두륜산 케이블카로 올라가기 ⓒ 나천수




“구름 위를 뚫고
위로 올라오니
하계(下界)가 보이지 않구나.

우리가 지금 구름 위에 서 있으니
신선(神仙)이란 말인가

하계(下界)에서 선계(仙界)로 올라오는 저 케이블이
전생과 이생을 잇는 탯줄 같거늘

당신과 나,
너와 나를 잇는 탯줄이 무엇인지,
선계에서 알아내어 그대에게 알려주고 싶구나.“


선계와 하계 사이에 보이는 것은 케이블 카 밧줄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잇는 것도 탯줄이라는 밧줄이다.

농촌이 살기 어려운 것은 도시와의 네트워크가 아니 되어서요, 도시가 삭막해져 가는 것은 농촌과의 네트워크가 단절되어서이니, 농촌도 살고 도시도 살아나려면 농촌과 도시가 네트워크 되어야 한다.
저 가느다란 케이블 선 하나로 하계(下界)에서 선계(仙界)로 올라가고, 내려갈 수 있듯이
저 케이블 같은 네트워크 선이 도농간에 이어져 있다면 도농이 오늘 같은 문제를 안고 고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깨우침이 머리를 때리고 간다.

다시 하계로 내려온 우리는 대흥사 경내를 견학하였다.
우리 일행을 위하여 이연숙(여) 문화해설사가 말해주는 대흥사는 일반의 사찰과는 달리 호서산대사의 국의 얼이 서려있었다.

임란 승병장 서산대사 사당에 내린 사액 현판의 글, 표충사(表忠祠)는 정조대왕의 친필이란다. 현판 옆에 작은 글씨로 어서각(御書閣) 즉 임금이 쓴 글씨라는 작은 현판도 붙어 있다.

대흥사 견학 ⓒ 나천수



성보(星寶)박물관 안의 서산대사 유품들이 호국의 얼을 보여주는 것 같고, 성보 박물관 밖에 초의선사 동상은 세상 사는데 욕심 버리고 그저 풀 옷 한 벌로 살라고 설법하고 있다.


거의 12시까지 대흥사 견학체험을 하고 마을 정보센타 건물이 있는 곳으로 와서 마지막 식사 오찬을 하였다.

오찬 메뉴는 버섯과 보릿가루 수제비, 밀가루 수제비와 보릿가루 수제비가 적당히 섞어져 있고, 맛있는 된장, 무공해 시골 풋고추, 묶은 김치, 두 그릇이나 비웠는데, 고구마 밥도 들어온다.


이제 필자는 농촌체험의 뉴스보도 기자로서, 체험참여 고객으로서 마지막을 정리 하고자 한다.

전국 7.5%의 농어가 인구를 92.5%의 도시인구가 안아주지 않으면 농어촌은 죽는다.
비율로 비교 하여도 충분히 도시가 농촌을 보듬을 수 있다.
이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도시사람들이 농촌을 외면한다면 농촌은 붕괴되고, 비록 8%정도의 비율이지만 그 붕괴의 “쓰나미 효과”는 도시를 몰락시킬지도 모른다. 도미노 이론으로 보아도 타당 할 것이다.

1박2일이지만 시간으로 보면 24시간 밖에 체류하지 않는다.
체험비용 50여명에 130만원 정도, 농산물 직판해서 약 60만원 정도, 총액 190만원에 불과하다.

시골 농산품 직접 구입 ⓒ 나천수



농촌도 세일즈를 통해 살아나는데, 세일즈의 액수를 다만 물건 파는 것만으로 판단할 것인가.
체험상품 자체도 상품으로서 팔아야하지만 체험을 통해 고객을 산지로 불러 오는 효과와 그들이 직접 시골에서 구매하여간 상품과 그들이 돌아가 입소문으로 당해마을 홍보와 농산물의 홍보는 돈으로 따지면 190만원의 10배 100배의 효과를 얻었다고 할 것이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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