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대통령직 2년 단축 의사"에 대한 유권자 의견

노 대통령의 연정을 통한 지역구도 개편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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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종(sj0807)등록 2005.08.31 16:31
요즈음 언론을 선도하는 사람은 노대통령이 단연 돋보인다. 연정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주며 연일 발언의 강도를 높여가는가 싶더니 드디어 " 노 대통령, 임기 2년 단축의사" 라는 마지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것이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했던 것이 보기좋게 빗나갈지 모르는 또 다른 카드를 노대통령은 준비하고 있을지 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요즈음 도감청 문제가 온 나라를 들쑤시고 있지만 천하의 국정원도 사람의 마음속까지 감청해내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이 뉴스를 접하고서 수백 년 뒤처진 사고를 가진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한번 뒤돌아 본다. 아직도 고루한 사고로 가득차 있음에 새삼스럽게 놀란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개혁적인 성향이 잠재되어 있음도 함께 감지되었다.

요즈음 최고의 이슈가 되고 있는 노 대통령의 선거구제개편을 통한 망국적인 지역구도 타파는 방법론에 있어서 내 생각과는 좀 다른 것같다. 물론 현실적으로 선거구제개편이 지역구도의 타파의 지름길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나는 아직도 노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개혁적인 마인드와 분명 쉬운 길이 있음에도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용기와 도전, 이런 바보(?)스런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정에 이은 "대통령직 2년 단축"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일순 답답한 마음이 몰려온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은 그 직을 본인 의사에 따라 내놓을 수 있는 것인가? 부터 시작해서 그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 동안 대통령 탄핵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온 터라 그 뉴스를 접한 국민들 또한 내성이 생겨 무덤덤한 반응인 것 같다. 언론만이 대낮에 낮선 사람을 보고 막무가내로 짖어대는 개처럼 시끄럽기 그지없지만.

작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들은 노대통령과 여당에게 과반이 넘는 의석을 선물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이보다 개혁적인 정치세력이 결집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아마 전무후무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여당은 "빽바지니, 넌닝구니"하는 지리멸렬한 노선투쟁으로 국민들의 마음에서 멀어져만 갔다. 체력단력은 하지않고 몸집만 불린 여당은 연정 제의에 이은 "대통령직 2년 단축"이라는 노대통령의 승부수를 불러왔으며 이제는그 의중을 쫓기에 여념이 없는 눈치다. 이를 지켜보노라니 그들을 선택한 국민들은 임진왜란때 당쟁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처럼 참으로 서글프기 그지 없다.

얼마전 드라마 <불멸 이순신>이 종영되었다. 이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이런 지도자를 한명 갖고 싶다!"는 것이다. 도탄에 빠진 힘없는 백성을 위로하며 최악의 조건에서도 일말의 기회를 만들어 갔던 이순신은 지금까지도 그 당쟁의 면면을 이어오는 이 시대의 정치 지도자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2년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핵폭탄을 맞은 노대통령은 드라마 <불멸 이순신>의 원작인 김훈의 <칼의 노래>를 탐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순신 장군이 싸울 때를 기다리며 그 때를 위해 뭔가 준비를 하고 계실거라는 생각에 그래도 위안이 되었었다.

나는 그를 선택한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감히 노대통령께 고언을 전하고자 한다. 정치개혁을 통한 지역구도개편을 위해 "대통령 2년 단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을 넘어 정체성 상실을 안겨주는 일이므로 철회할 것을...

덧붙여 최악의 조건하에서도 최선의 기회를 찾고자 하는 신중하고도 철저한 준비를 한 뒤 드디어 결단하는 이순신의 마인드를 다시한번 음미해 보시기를...

또한 망국적인 지역구도의 타파는 선거구제개편을 통한 정치세력의 개편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것은 언론의 개혁에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언론개혁을 위해 모든개혁세력의 역량을 결집할 때다.

지금까지 언론과 정치가 유착을 넘어 서로 공생공존하면서 우리민중을 떡주므르듯 해오지 않았던가! 언론이 바로섰더라면 감히 지역을 볼모로 정치생명을 연명할 엄두나 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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