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J 국장, 인사 직전 지역언론에 은밀한 제의.

영광의 승진 전에 이뤄진 어두운 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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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color9382)등록 2005.10.06 16:55
지난 2001년 전북 정읍시 국승록 전 시장의 부인이 정읍시 인사와 관련해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사건은 순식간에 큰 도덕성 파문을 일으키며 일파만파로 퍼져갔다.
결국 국 전 시장은 3선에 실패했다.

흔히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사람이 하는 일, 사람을 가려 뽑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교훈이다.

최근 정읍시가 국, 과장급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2명의 국장이 대기되고 서열이 파괴된 이번 인사를 두고 ‘모험’이라고 했고, ‘혁신’이라고도 했으며, ‘과감한 결단’으로도 표현됐다.

하지만 대중(大衆)을 관통하는 객관적 평가로는 ‘과연 잘 된 인사인지’에 대한 의문이 인사가 발표되고 한참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당사자들 역시 ‘내가 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읍시 조직 내부에서는 ‘일부 간부들이 거짓 보고로 시장의 눈을 가리고 있다’, ‘이번 인사는 그 연장선상에서 나타난 현상이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인사가 만사’가 아닌 다음에야 할 것도 없는 말이지만, 정읍뉴스는 최근 정읍시 인사와 관련, 어두운 곳에서 벌어졌던 또 다른 이면의 진실에 대해 ‘알권리 차원의 보도에서 벗어난 폭로’라는 비난의 화살을 감수하며 사실을 밝힌다.

또 사실 ‘제의’에 대한 ‘실질적 진행(?)’이 없었고, 그 후 이 기사의 내용과 비슷한 ‘그 어떤 무엇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몰라서 약(藥)이 되는 경우보다 진실이 가려져서 입게 되는 해(害)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게재를 결정했다.

<<경쟁자들의 무능함을 지적해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

“J국장과 O과장 및 H과장의 무능성과 업무소홀을 지적해주면 내 자리의 힘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하고, 또 내가 승진이 돼 자리를 옮기더라도 정읍뉴스에게는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지난 7월 1일 정읍뉴스는 ‘기자에게 승진 부탁하는 한심한 공무원’이라는 제목으로 지역언론과 모 고위직 공무원의 유착 의혹을 적나라하게 보도한바 있다.

기사를 보도한 같은 날, 기자는 최근 국장(지방 4급)으로 승진한 당시 J모 실장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급히 나누고 싶은 대화가 있다’고 밝힌 J 실장을 시내 모 처에서 만났다.
J 실장은 대면 자리에서 굳은 표정으로 처음부터 ‘만남의 용건’을 말했다.

내용인 즉, ‘오늘 보도된 내용의 인물이 자신을 지칭한 것이냐’는 것이었다.
기자는 J 실장을 지칭한 것이 아니었기에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실장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웃으며 전했다.

그제야 비로소 웃음을 되찾은 J 실장은 ‘오늘 기분이 좋으니 술이나 실컷 마셔보자’고 말했다.

<<경쟁자들을 무능한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

1차에 이어 2차로 장소를 옮겨 어느 주점에 도착한 기자와 J 실장은 최근의 현안과 정읍시의 현주소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정읍시의 발전 해법 등에 대한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J 실장은 ‘현재 정읍뉴스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느냐’면서 ‘나를 도와주면 나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다.

“자신은 유성엽 시장에게 날아갈 돌팔매를 스스로 자처해 대신 맞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승진을 해야 마땅하다”며 “거침없이 기사를 쓰는 김 기자가 나의 승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 국장과 과장들의 문제점을 기사로 지적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방법론까지 제시됐다.

경제분야의 고위직 간부인 2명을 ‘방사선연구센터’와 관련해 김 기자가 먼저 공부를 한 뒤 인터뷰를 요청,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게 되면 그들의 무능함을 신랄하게 지적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J 실장은 “이 같은 문제제기와 상관없이 지역언론으로 어렵게 출범한 정읍뉴스측에는 정읍시 홍보업무의 실무결정권자로서 정읍시 홍보에 따른 홍보대금을 책정해 지급하겠으며, 아울러 위 사람들의 문제를 지적해준다면 승진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여기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제의했다.

덧붙여 J 실장은 “홍보예산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내 지갑이라도 열어서 반드시 지원을 하겠으니 걱정 말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J 실장의 제의에 대해 순간 솔깃했다.
창간행사를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경제적인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던 때였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7월 14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다음날 유성엽 시장과의 인터뷰 준비로 내장산을 둘러본 뒤 오후 4시께 모 음식점에서 단둘이 대화를 나눴다.

“전에 말했던 내 계획에 대해 생각해보았느냐”는 질문에 이어 “그렇게만 해준다면 약속은 꼭 지키겠다”는 같은 맥락의 제의가 있었다.

이에 기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 시장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누자”라고 답한 뒤 “하지만 현 국. 과장들의 문제를 지적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정읍시 홍보에 대한 대금지급 약속은 지켜 달라”고 말했고, J 실장도 흔쾌하게 승낙했다.

<<갑자기 “하지말자” 궁금증 증폭>>

7월 15일 오전 10시에 약속된 유성엽 시장과의 인터뷰 직전, J 실장이 굳은 얼굴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대화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J 국장 및 O과장 문제를 일단 유보해 달라. 더 충분한 근거를 갖고 그들을 지적 해야겠다”고 말을 번복했다.

이날 이후 J 실장과 기자는 특별한 만남이 없었고 그 일은 흐지부지 넘어갔다.

왜 재차 J 실장이 본 기자에게 같은 내용을 요청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지만, 이 일이 있은 후 얼마 되지 않아 J 실장은 정읍시 서열 3위, 국장으로 승진했다.

무더웠던 7월, 당시 J실장은 본 기자와의 대화에서 유성엽 시장과의 각별한 사이를 수시로 자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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