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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에게 싸우지 말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주문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과 직결된 정책에 관한 이야기는 지루하고 따분하다.
그래서 막상 정책 이야기가 나오게되면, 관련 전문가나 이해관계자가 아닌 일반 국민과 대다수 유권자들은 외면하기 십상이다. 이러한 유권자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언론에서도 정책보다는 각 정파와 정치인들의 다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기도 한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선거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정책 경쟁보다는 상대정당과 상대정치인에 대한 비판과 공격에 더 큰 열을 올리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유권자들이 정책보다는 정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언론 역시 이러한 유권자의 기호에 편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은 나라의 운명과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선거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정치인과 유권자들이 정책을 두고 상시적으로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보다 나은 합의점을 꾸준히 찾아나가는 일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언론은 정치인과 유권자 사이에서 그러한 소통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재선의 국회의원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김영환 전 의원을 만나 통일, 외교, 정치, 경제 등 주요 정책분야를 둘러싼 대담을 나누었다.
당위의 통일이 아닌 현실적인 필요에 의한 통일이어야
- 한국정치에서 가장 큰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통일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의 통일에 대한 전망과 비전을 가지고 있을텐데요, 김영환 전 의원께서는 앞으로 우리가 통일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된다고 보십니까.
▶ 노무현 정부가 여러가지 한계와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서도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나가고 있고, 북한에 대한 전기 공급을 포함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등 한반도를 평화적인 방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남북문제조차도 피폐해진 서민들의 삶. 경제적인 곤궁함, 실업의 만연 같은 것들과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에 와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통일이 서로 어떻게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통시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단계가 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무조건 옳은 것이라고 본다거나, 우리의 어떤 미래의 가치로 봐서는 안되고 (한편 그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리 민족의 발전과 융성을 위해서 어떻게 통일을 해나가야 될 것인가를 생각할 때만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현실적인 방안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제는 남북한을 통시적으로 바라보는 농정과 경제정책, 외교가 필요합니다. 남한만을 따로 떼어놓고 외눈으로 바라보는 정치외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서 남북한을 두 눈으로 동시에 바라보면서 통일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경제가 저성장에 처해있고, 10년 가까이 국민소득 만불에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것을 뚫고 갈 수 있는 방안을 북한의 경제발전과 연계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개성공단을 비롯해서 요즘 북한에 대한 여러가지 투자가 거론되고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이 어떻게 남한 경제의 활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발전이 어떻게 통일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추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이미 시작되었다
- 시기적으로 통일이 언제쯤 가시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 2002년에 북한을 방문하여 9박10일동안 체류하면서 개성과 평양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통일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우리가 볼 때는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이 강화되고 있고, 북한도 변화하고 있어서 통일이 언제 되느냐는 것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휴전선을 없애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교류하고 협력하고 얼마나 실질적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서 발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통일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통일을 완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더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식만으로는 통일을 위한 동력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 남한의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북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남북한의 과학기술 교류를 포함하여 남북한이 힘을 합쳐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는 문제를 과감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북한 방문 당시에 북한 지도부와 북한의 이공계 인력을 확충하는 문제를 비롯해서, 북한이 남한과 관련하여 실질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과 기술분야에 대해서 심도있는 논의를 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이 IT 산업에 집착하고 있는 현실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해서 지적한 바가 있고, 그것보다는 차라리 육종학이나 신약 등과 관련되어있는 생명공학 쪽으로 북한의 과학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했고, 북한의 수학교육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조언을 한 바 있습니다.
남북한은 서로의 체제를 수렴해야
- 통일이 성사되어서 남북한이 단일 국가가 된다고 했을 때, 어떤 사회경제체제가 되어야한다고 보십니까.
▶ 남북의 정치경제는 현재 서로의 것을 상당히 수렴한 형태로 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가게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북한이 시장경제의 논리 또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받아들이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남한은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 문제를 계속 발전시키고 완성시켜야 될 과제가 있고. 북한도 아마 그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동유럽이나 서유럽의 정치제도와 체제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 분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 예컨대 스웨덴식의 사회민주주의 같은 것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스웨덴식 모델도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경제정책, 빈부격차, 사회보장 제도, 고용, 환경 등의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세계사적인 경험을 흡수하면서 남북한이 처해있는 특수성을 잘 보완해나가면 우리에게 맞는 적합한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제 어떻게든 생존을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고 보고요, 북한도 이제는 중국 러시아 동구 등에 의존되어있던 체제를 가지고는 경제와 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다는 명확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식량문제를 포함해서 실질적인 남한과의 교류협력이 북한 경제의 발전에 결정적이고 유일한 방안이라는 생각을 현실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앞으로 우리의 남북교류와 협력, 통일을 위한 노력들이 실효를 거두면서 계속 전진해갈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가장 큰 우방이면서, 가장 큰 시장
- 지난 대선전에 노무현 대통령은 제도권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반미면 어떠냐’는 발언을 해서 자주외교에 목말라하던 많은 젊은이들과 진보개혁세력을 열광시킨 바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취임 직후에 있었던 미국 방문에서는 ‘6.25때 미국이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 정치범 수용소에 있을 것’ 이라고 말해서 이번에는 또 반대편에서 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습니다.
이렇게 한 나라의 지도자가 중차대한 외교사안을 두고 매우 짧은 시간사이에 극과 극을 오가는 슬픈 일이랄까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파문이 시사하듯이 우리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상대방은 미국이고,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 미국인데요, 바람직한 한미관계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미국은 한국에게 가장 큰 우방이가도 하고, 동시에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미냐 숭미냐하는 이분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국익의 입장에서, 민족적인 시각에서 미국하고 관계를 맺어가야 된다고 봅니다.
미국이 지나친 요구를 할 때는 그것에 맞서서 우리의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미국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감정적이고 단선적인 평가나 규정 같은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미국문제를 포함한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이 정부가 온탕과 냉탕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말과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그 것이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앞으로 더 이상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대통령 4년중임제와 정부통령제
-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연정론이 권력구조 변경을 위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 정치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가 권력구조 변경에 관한 것입니다. 권력구조 변경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제가 어떤 것을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국민들이 현재의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있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그 것은 4년중임제 개헌 같습니다. 선거가 매년있는 비효율과 낭비를 극복해야 된다는 국민들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정부통령제 같은 것이 가미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그 것만이 개헌논의에 있어서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것조차도 노무현 정부를 비롯해서 정치권이 처해있는 여러가지 입장과 조건 때문에 개헌 문제는 쉽지않은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개헌논의 자체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하고, 정략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할 면이 있다고 봅니다.
금융외환위기 극복의 명암
- 박정희 정부에서 시작된 개발독재 경제성장의 적폐를 김영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고 해결해내지 못해서 금융외환위기가 초래된 바 있었습니다. 뒤이어 김대중 정부가 금융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양극화 문제가 파생되었고(물론 이미 개발독재 시절에 싹터서 누적되어왔던 문제입니다만),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양극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근본적으로 우리가 반추해보고 다시 생각해봐야 될 것들이 금융외환위기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에 우리가 선택했던 국제화가 과연 어느 정도 타당한 것이었느냐에 대한 판단입니다. 당시의 국제화 조치를 통해서 우리가 외세와 외국자본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 양극화가 더욱 진행되지 않았느냐는 주장들이 있죠. 그런 것에 대해서 아주 현실적이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한 사상 최초의 금융외환위기가 초래된 상황 속에서 과연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었겠는가,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선진화 성과들을 다른 방법으로도 얻어낼 수 있었겠는가 하는 문제를 하는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라서 우리가 정말 우리의 눈으로 우리 경제가 처한 조건들을 현실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소위 선진자본주의 사회와 외국자본의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이 문제는 과거에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도 계속 진행중인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깊이있는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 과거에 재벌에 의한 경제력집중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의 대표적인 재벌들중에서 대우가 금융외환위기 와중에서 몰락하고, 현대가 대북사업의 손실이 누적되어 규모가 축소되면서 삼성이 유일 초강자로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재벌의 경제력집중이 아닌, 삼성의 경제력 집중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소위 ‘삼성공화국’ 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이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삼성이든 어떤 재벌이든 정치권력과 직접적인 유착관계를 가져가는 것은 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고, 정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격유착을 끊어야된다는 것은 정치권을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기업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삼성문제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외환위기 이후에 삼성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부창출에 크게 기여한 바가 있고,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삼성을 사랑하고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삼성을 격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가지고 있었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노정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편법상속, 엑스파일에 나타난 정경유착 등의 문제들이 말끔하게 정리되고 가야한다고 봅니다. 그 것이 삼성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은 좀 더 투명화 되어야 하고, 좀 더 근대적인 기업문화를 가져야 되고, 많은 글로벌화된 세계적인 기업들과 맞서서 싸울 수 있는 쇄신과 변화가 삼성안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면들을 극복하는 데에 있어 교각살우하지 않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삼성의 긍정적인 측면을 계속 살려나가는 가운데, 삼성이 그 동안 안고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극복되어서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삼성의 공과 과, 그리고 질적 도약을 위하여
- 말씀하신대로 삼성이 국부창출에 기여하고,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한국의 브랜드로서 매우 긍적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삼성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권력, 법률, 사회문화적인 부분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있는 것인데요. 삼성의 규모나 힘을 억지로 억지로 축소시킬 수도 없는 것이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 노무현 정부가 그 동안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편다고 했지만, 최근까지 언론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부분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실제로는 재벌과 유착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노 대통령은 재벌과 기업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취할 필요도 없지만, 유착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다른 어떤 정권보다도 그 문제에 있어서 자유스러운 여건이었는데, 개혁의 후퇴와 동시에 삼성유착의 모습을 띠게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경유착의 방식이라고 할까요, 전근대적인 인맥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국가정책에 영향을 주는 관행은 이제 통용되기 힘든 상태로 우리 사회가 가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전체적인 투명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굉장히 강화되었기 때문이죠. 그 것은 삼성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삼성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그런 전근대적인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고 봅니다. 정경유착적인 요소와 행태가 잔존하는 것은 물론, 우리 국민들이 이미 이전에 많이 보아왔던 불법편법 상속의 문제라든가, 노사문제에 있어서 지나치게 전근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든지, 중소기업이나 하청기업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보여주고 있는 불공정한 모습과 행태 같은 것들은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가져서는 안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것들을 극복할 때 삼성이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삼성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과 엄청난 변화가 있잖습니까. 삼성이 우리 경제를 선도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삼성에 대해서 많은 애정과 신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이 더욱 더 자신을 돌아보고, 기업문화도 새롭게 가꾸어 나가고, 기업이미지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이러한 잘못된 과거의 관행과 태도를 고친다고 하다가 기업 자체를 잡는 식으로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세계시장에 나가서 경쟁하고 나라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면서, 동시에 내부적인 기업문화등 여러가지 부정적인 요소를 척결하기를 바랍니다.
복수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통해 편중성을 극복해야
- 특정기업체가 전체 국가경제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국가경제의 안정성 측면에서 볼 때 위험한 일은 아닐까요.
▶ 그 것은 그렇게 큰 위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이나 우리 재벌이 국내적으로 보면 비중이 크지만,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해야하는 되는 그들의 조건이 또 있지않습니까. 그 양측면을 다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중이 낮다는 것이 문제라는 적극적인 생각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핀란드의 노키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저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문제삼지는 않는다는 말에요. 따라서 삼성은 앞으로도 매출과 이익을 많이 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기업들, 예컨대 지금 매우 성장하고 있는 LG나 현대자동차 포항제철 같은 대기업 뿐만이 아니라, 다른 중소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서 특정 기업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과도한 비중을 낮추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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