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 참관 소감을 말하는 히쿠치 감독 ⓒ 박유민
가을이 시작되는 10월 하순의 주말. MTM(대표 김민성) N9기반 학생들은 MT 준비로 한창 들떠 있었다. N9기생들은 주간 성인반으로 대부분 대학생이나 직장인이더라도 본업은 잠시 접은채 연기에 대한 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구성원들이 주축이 되어있다. 이제 고작해야 연기를 시작한지 불과 두달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무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도 하고 실감나는 자살 연기에 도전도 해보고 은행털이범이 되어 비비탄 총으로 총을 겨누며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이 제법 알차다. 9개월의 수료과정을 마치는 동안 팀웍을 다져가기 위해 짠 MT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삼겹살과 김치, 그리고 소주, 그밖에 불꽃놀이와 캠프파이어.
이 MT에는 원래 예정에 없던 이벤트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푸르른 연인’이라는 작품으로 2005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 참가한 히쿠치 감독의 한국 방문 날짜와 MT일정이 묘하게 맞아떨어졌던 것. 그래서 N9기 수업을 가르치던 이예리 선생님은 이 미래의 배우들과 히쿠치 감독이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함께 MT에 동행하게 되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MT에서는 학생들이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손짓 발짓을 해가며 너스레를 떨었고 히쿠치 감독은 “일본에서는 이런 문화가 없어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 좌. 히쿠치 감독 우. 통역해주신 MTM N8기 김선희씨 ⓒ 박유민
주말 MT 바로 다음날 월요일 수업이 마침 이예리 선생님 시간이라서 히쿠치 감독이 N9기생들의 수업을 참관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고, 히쿠치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이 보여준 것은 현재 진도를 나가는 과정중에 있는 햄릿이 미쳐서 어머니 거트루드와 대화하는 장면(탤런트 원완규씨)과, 설정극 진도때 나간 스톡홀름 신드롬과 눈물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신체 트레이닝을 한 후 엄마가 돌아가신 상황에서의 통곡을 하는 장면등이었다. 특히,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싸이코 드라마 과정 중에 스톡홀름 신드롬-인질범과 인질의 심리를 다루는 것-을 학생들이 짠 설정극으로 보여준 부분에서 은행강도와 형사로 분한 몇 명의 남자 학생들과 나머지 그 반의 전체 학생 모두가 다 인질이 되어 난장판을 연출하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무서울 정도였다” “어쩌면 그렇게 눈물이 빠르게 나올수 있는지 놀랐다.”며 ‘써프라이즈, 써프라이즈, 써프라이즈’를 연발했다고 한다.
히쿠치 감독이 인사를 할때 이 MTM에 온 이유를 물었더니, “일본에는 한류가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저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대학로도 돌아다녀 보고 한류 스타를 대거 배출한 MTM에서 배우들에게 어떤식으로 가르치는지 알고 싶어서 한국에 오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사실 MTM에서는 김희선 안재욱 김소연 등의 걸출한 한류 스타뿐 아니라, 아역때 데뷔해서 성인연기자로도 사랑받는 장서희와 김민정과 안방 스크린과 스크린을 오가는 스타 심은하와 최진실을 발굴해낸 것으로도 이미 유명하다. 요즘 나오는 드라마의 대부분의 아역은 MTM에서 독점 공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미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대한민국 스타의 대표 산실임에는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만, 보다 새롭게 진행해나가겠다는 의미에서의 New의 약자 N을 넣고 기수에 해당하는 숫자를 넣어서 반을 구성하고 매 기수마다 미래의 스타와 신인을 발굴해왔다.
▲ 윗줄은 N9기 학생들과 히쿠치 감독, N9기 담임 김상균 선생님, 아래줄은 탤런트 원완규씨, MTM N8기 담임 이영섭 선생님, 이예리 선생님 ⓒ 박유민
MTM측에서도 이번 히쿠치 감독의 방문이 단순히 일회성의 것이 아니기에 추후 공동작업을 해나갈 계획을 짜고 있다. 이것은 상상 아트홀(구 강강술래 소극장) 부대표이자 MTM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예리씨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추후 일본의 배우 30명 정도가 한국을 방문하여 MTM에서 체험 레슨을 받기로 되어있고 이후의 공동작업 또한 모색하는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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