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팀 논문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정리] 황 교수팀 논문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

검토 완료

이성규(dangun76)등록 2005.12.09 19:28
MBC의 공식 사과로 진정될 줄 알았던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진위논란이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줄기세포 사진 중복 게재 촉발된 진위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현재 줄기세포 미기탁 논란에까지 이르고 있다.

난자제공 윤리 논란은 관련 법의 미비, 난치병 치료에 대한 기대와 성과에 대한 호의적 여론으로 인해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진위논란은 논문 자체에 대한 재검증 성격을 띠고 있어 황 교수팀의 적극적인 해명이 없는 한 단 시간 안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황 교수가 배양에 성공했다고 밝힌 11개의 배아줄기세포 가운데 진짜는 과연 몇 개인가로 모아지고 있어 국내외 언론과 학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미 논문에 대한 재검증은 황 교수의 손을 떠났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이다. 물론 황 교수팀이 과거 돌리 연구팀처럼 재연해 보이거나 혹은 재검증 요구를 수용한다면 이 논란은 금세 매듭지어질 수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처럼 수시로 터져 나오는 진위논란을 중간 점검해 봤다. 아울러 황 교수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는 의문점도 함께 짚어봤다.

황우석 교수팀 논문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

 

의혹·논란

황우석 교수 측 해명

?줄기세포 사진 중복 게재

?사이언스 "원 논문엔 11개 사진 모두 달랐다"

?황 교수팀 "사이언스 편집상의 실수"

?DNA 지문분석 의혹

?황 교수팀 "비슷하게 보일 뿐이다"

?줄기세포 미기탁 논란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복잡한 상황이라 말하기 어렵다"

 

ⓒ 이성규
▲의혹 #1 줄기세포 사진 중복 논란

한 누리꾼이 공개한 황우석 교수 논문의 사진을 토대로 세포의 동일성 여부를 분석한 사진. ⓒ 디시인사이드

의혹 요지 간단히 요약하면 황 교수팀의 2∼11번 배아줄기세포 가운데 모양이 거의 같은 사진이 무려 4∼5쌍이 있다는 것이다. 3번과 8번, 9번과 11번 등은 세포군 사진이 포토샵으로 위아래로 찌그러뜨린 모양이라는 주장이다.

황우석 교수팀의 답변 부록 논문에 게재된 줄기세포 사진이 중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황 교수팀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당시 황 교수팀의 이병천 교수는 "논문에 많은 현미경 사진을 배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11개 줄기세포를 찍은 수백 장의 현미경 사진을 갖고 작업을 하다 보니 4쌍이 중복되는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황 교수 연구팀 측의 실수에서 빚어졌다는 것이다.

이후 <사이언스> 측도 입장을 내놨다. <사이언스>는 지난 6일 성명을 발표해 중복 사진은 "5월 12일 받은 논문의 PDF판엔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11개 사진이 모두 달랐다"는 해명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어 "당시 편집진이 새튼 교수에게 고해상도 사진을 요청해 5월 10일 받은 (문제의) 사진들을 5월 19일자 (온라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판에 올리기 위해 5월 13일 새 PDF판에 실었다"고 자세한 경위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황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8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편집과정에서 사이언스 측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 조만간 사이언스에서 발표할 것"이라며 <사인언스>의 편집상의 단순 실수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스케일바(사진의 크기를 가리키는 척도)의 문제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같은 사진을 포토샵 작업으로 좌우 혹은 상하를 변형시켰다면 당연히 오른쪽 아래에 표시된 스케일바의 크기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동일했다. 이에 대한 해명은 황 교수팀이나 <사이언스> 측으로부터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의혹 #2 DNA 지분분석 조작 의혹

RED(PET : Amelogenin, D5S818, FGA) : 12, 6, 7. 각각 색상, 염색시약, 표지자, 셀라인 넘버를 의미한다. ⓒ 브릭 게시판

의혹 요지 공여자의 체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DNA 지분분석 결과에서 피크의 높이나, 꺽임, 노이즈 등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동일한 세포에서 추출된 DNA도 이처럼 동일한 피크의 형태가 나타날 수 없는데 유독 황 교수팀의 논문에는 여러 차례 등장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의 답변 현재까지 확인된 황 교수팀의 답변은 YTN 인터뷰밖에 없다. 황 교수팀의 강성근 교수는 지난 8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비슷하게 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강 교수는 "실질적으로 DNA양이 틀리기 때문에 DNA가 증폭된 양을 맞춰주면 피크 모양과 노이즈가 다르게 된다"며 "비슷하게 보일 뿐이지 실질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초 자료(raw data)를 보면 피크와 노이즈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필요하다면 기초 자료(raw data)를 공개할 의향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황 교수팀은 "DNA 지문분석을 할 때 모두 16개의 시약을 사용했다"며 "따라서 2개의 피크가 흡사해 보이더라도 다른 14개의 피크는 모두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그 줄기세포가 조작됐거나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 썼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황 교수팀의 해명은 오히려 의문을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일단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많다. 시료의 농도나 증폭정도로 인해 신호 강도가 변화할 수는 있지만 피크의 형태가 바뀌지는 않다는 것. 의혹을 제기한 '아릉'은 9일 브릭(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 올린 글을 통해 "글로만 봐서는 무슨 설명을 하는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면서 "나머지 14개의 피크도 모양이 거의 흡사했는데 왜 다르다고 얘기하는지…"라며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혹 황 교수팀의 해명대로 기초 자료가 공개 될 경우 오리지널 분석의 크로마토그램이 제시돼야 한다는 젊은 과학도를 사이에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혹 3 특허출원 시 세포주 미기탁 의혹

한국세포주은행이 입주해 있는 서울대 암연구소 건물. ⓒ 한국세포주은행

의혹 요지 미생물 발명가는 특허출원에 앞서 해당 미생물을 한국줄기세포주은행 등에 기탁하는 것이 통례다. 황 교수팀도 이러한 특허출원의 일반적 절차에 따라 2004년 논문에서 언급한 배아줄기세포를 세포주은행에 기탁한 바 있다. 그러나 2005년 논문의 배아줄기세포는 특허출원 10개월이 지나도록 기탁하지 않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의 답변 현재까지 황우석 교수팀이 직접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황 교수팀의 특허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이 간단한 소명을 내놓았을 뿐이다.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포주를 기탁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왜 기탁하지 않는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있었지만 복잡한 사항이라 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04, 2005년 모두 논문이 나오기 2~3개월 전부터 산학협력재단이 중심이 돼 특허출원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의견도 있다. '냉동 잔여배아를 배아줄기세포 배양'으로 세계 첫 미국 특허를 취득한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 배아줄기세포의 경우는 미생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세포주를 기탁기관에 기탁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즉 황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미생물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기탁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2004년 줄기세포에 대해서는 기탁과 동시에 특허출원에 나섰던 황 교수팀이 2005년 세포에 대해서는 왜 기탁하지 않는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남희섭 지평 변리사는 "미생물은 출원 명세서에 글을 적어 놓는 것만으로 재연하거나 할 수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탁도 하지 않은 것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2004년 논문의 배아줄기세포는 미생물에 해당하고 2005년 논문의 배아줄기세포는 미생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간간이 제기되고 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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