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문제는 사회적 문제다”

[토론회] 대학생․정당․사회 각계단체 ‘등록금 문제 반드시 해결해야’ 한 목소리…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통한 해결 방안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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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기련(unip2004)등록 2006.04.01 20:58

노수석 열사 10주기 추모와 등록금 문제 해결, 대학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대학생과 정당, 사회 각계단체가 모인 이날 토론회에서는 등록금 문제가 더이상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전 사회적 문제임에 공통된 인식을 나타냈고, 이후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가 시급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 전대기련

등록금 인상을 부추기는 정부정책

이번 토론회는 등록금 인상의 원인과 대책을 여러 방향에서 모색하는 자리였다. 토론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등록금 문제는 더 이상 학내에서 대학본부와 대학생만이 싸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공통의 평가를 내렸다.

임희성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부정책들이 등록금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립학교들이 각종 대학평가 사업에 드는 준비금을 등록금으로 충당하려 한다”며 “참여정부가 생산하고 있는 정책 자체가 등록금 인상의 근본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국민교육연대 배태섭 사무처장 또한 “대학문제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정부가 고등교육의 기회확대에 있어 의무와 책임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대학 지원이 대학평가의 결과에 따라 일부 대학에만 몰아주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그 예로 BK21(Brain Korea 21-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위한 고등인력양성)을 얘기했다. 또한, “정부정책이 대학들 간의 무분별한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사학에서는 ‘국고지원을 받기 위해 학교가 발전해야 한다. 발전을 하려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학교에 돈이 없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식의 논리로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교육계에서는 등록금 인상의 주요 원인이 BK21과 같은 대학구조조정, 교육개방 등의 정부정책이기 때문에 이것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정책의 문제를 짚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만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인식으로 인해 토론은 등록금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연대의 힘을 이끌어내자"

조성주 민주노동당 등록금 특별위원회 정책국원은 ‘대학등록금 문제 해결과 대학무상교육 쟁취를 위한 민주노동당 정책제안’이라는 주제로 △고등교육재정 확충 △ (가칭)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의체’ 건설 △적립금 상한선 법제화 등의 8대 정책을 제안했으며 이 중 사회협력체 건설에 초점을 두었다.

그는 “사회협의체 건설은 단순한 연대를 넘어 사회적인 기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학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며 정부 역시 이것을 수수방관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과 교직원, 교수, 민주노동당 등 여러 단체가 협력하고 이후에는 정부와 정치권까지 활발한 영역에서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강정남 공동대표는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를 시작으로 대학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대학생들이 공동행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교육재정이 확보되지 않아 정부가 교육을 시장의 상품처럼 여기는 정책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 등록금 인상의 근본적인 원인이다”며 앞선 토론 내용에 동의했다. 덧붙여 “정부의 정책을 바꿔내기 위해서는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 교수, 직원 등 폭넓은 연대단체의 공동행동이 묶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고 사회협력체 건설에 대해 같은 의견임을 보였다.

구성원을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10년 전에도 대학교육 문제는 심각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이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학생 뿐 만 아니라 교수, 교직원까지 대학의 3주체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사회적으로 공론화를 시키고 사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대학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해 가고 있는 것 외에도 사회적으로 공론화 된 상황에서 이들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노수석 열사 10주기 준비위 박병언 조직국장은 “등록금 투쟁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참여하는가, 얼마나 학교에게 받아낼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며 “그 성과에 따라 다른 구성원들의 참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제안했다. 즉, ‘대학생들이 실제 등록금 투쟁에서 성과를 얼마나 보였는지의 정도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심세광 비정규교수노조 분회장은 “무의미한 경쟁에 돈을 쏟아 붓는 학교를 향해 ‘그에 비해 학생들에게는 얼마나 혜택을 돌려주고 있는가’에 대해 얘기하고 우리는 등록금 투쟁 이후에 우리의 혜택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인상을 조장하는 것은 정부정책이었으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토론을 통해 확인됐다.
등록금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통의 문제인식이 시작되고 있는 지금, 등록금 문제와 대학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공동기사
안양대신문사 정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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