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장 사퇴 발언 파문 확산

황평우 소장, 달 항아리 관련 새로운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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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교신(iiidaum)등록 2006.05.04 10:08

시커멓게 타버린 서장대 석가래와 기둥 사이로 보이는 밝은 수원시내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수원 화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서장대는 건물 자체도 아름다웠고 전망이 좋은 팔달산 정상이어서 화성을 찾는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 곽교신



황 소장은 2일 아침 평화방송의 생방송 시사 토크 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 명의 엔터테인먼트 사장(유 청장을 지칭)을 위해 700명(문화재청 직원 지칭)이 움직이고 있다.”며 문화재청 행정을 이벤트성 행정으로 표현했었다.

또 이번 서장대 방화 사건을 계기로 연이은 목조문화재 방화 사건에 대해 청장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가 있어야한다며 "(청장이 임기가 없는 임명직이어서)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겠지만 인제는 좀 학교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며 생방송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의 진의를 묻는 기자에게 황 소장은 “유 청장을 위해 한 말이었다.”는 해명을 했다.

황 소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이름 밝히기를 사양한 문화계의 한 중진 인사는 "과거의 어느 청장보다 공격적으로 찾아서 일하는 유 청장의 일부 행보가 거부감을 불렀던 것은 사실이나, 그 간의 공은 접어두고 과만 따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공개적인 사퇴 권고는 지나친 감이 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유 청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장대 화재는 안타까운 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러나 서장대는 비지정문화재로 화성사업소에 일체의 관리 책임이 있어 문화재청의 관리 사각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고 말하고 "이 부분(관리상의 사각지대가 형성되는)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또 3일 저녁 모 인사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유 청장이 화성 서장대가 비지정 문화재임을 언급하면서 “서장대 화재를 ‘세계문화유산이 탔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청장이 서장대 화재 사건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은 언급의 가치도 없다며, '다만 세계문화유산이 탔다’는 자극적인 보도문에 대한 소회를 말했던 것 뿐”이라는 해명을 했다.


작년 4월 식목일 날의 양양 낙산사 전소 사건은 물론 최근 창경궁에 이어 수원 화성에서도 목조 문화재가 연이어 방화로 불타자 전국의 목조 문화재엔 자구책 마련으로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번 방화사건을 바라보는 문화재청 각 과 직원들의 자세는 안일해 보이는 곳이 많다.

기자가 3일 전화로 접촉해본 문화재청의 문화재정책과, 사적과 등 이번 화재와 연관선 상에 있는 부처와 홍보담당관실 직원(과장 및 사무관급)들은 ‘문화재청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보다는 “일차적 관리 책임을 가진 수원시는 놔두고 왜 문화재청에만 책임을 지우느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목조문화재 화재에 대비한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할 이 시점에 문화재청의 이런 자세는 앞으로의 정책 수립에 우려를 낳게 한다.

서장대의 경우 1층은 원형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고 2층 누각만 완전히 전소된 것으로 보아 소화전 같은 기초적인 화재 대비책만 있었어도 초기 진화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황평우 소장은 2003년 10월 문화재청에 목조문화재 화재 방재 매뉴얼을 구축하라고 공문으로 요청한 바 있으나 방화방재 정책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한 안전 불감증

서장대 1층은 바닥 마루에 숯덩이가 떨어져있을 뿐 그런대로 온전했으나 2층 누각은 완전히 소실되어 원형이 사라졌다. 기둥과 누대 등이 숯덩이로 형체만 남았을 뿐이다.

누마루로 올라가는 목제 계단은 2층 바닥과 연결되는 부분만 간신히 남아있었다. 그리로 작업 인부들도 출입을 하고 있었는데 대체 계단이 시급해 보였다.

2층 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누마루의 연결 부분이 간신히 남았다. ⓒ 곽교신



촬영을 위해 올라간 2층 누마루 바닥은 거의 소실된 상태로 곧 무너질 것 같아 발을 딛기가 조심스러워 촬영 중에도 연신 바닥을 살펴야 했다.

이 날의 작업 내용은 가림막 설치를 위한 철골 비계 작업이 전부라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 현장 정리를 서두르는 감이 있어 화재 감식 등 기초적인 조사가 끝났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일차적으로 경찰과 수원시의 일"이라는 문화재청 사적과의 원론적인 답변만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비계 설치 작업 과정에서도 안전 의식 불감증은 여전해서, 3일 낮 화재 현장의 작업 인부들은 여전히 담배를 피워 물고 있었다.
이번 서장대 관리 소홀에 의한 방화 사건이 국민 정서에 미치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문화재청과 수원시가 작업 인부들에게 최소한의 사전 교육이라도 시켰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완전히 타버린 2층 누마루 천정. 지붕으로 들어오는 햇살마저 처량하다. ⓒ 곽교신


천정 반자의 소실 상태는 심각해서 하중을 못견뎌 무너져 내리기 직전으로 보인다. ⓒ 곽교신




황 위원장, 달항아리 보물 지정 의혹 새로 제기

아울러 황 위원장은 3일 달항아리 보물 지정 관련 의혹을 새로 제기함으로써 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 같다.

황 위원장은 2004년의 보물 지정 심의 초기엔 개인 소유였던 달항아리가, 보물 지정 후 고궁박물관 전시에는 A 박물관 소장품으로 바뀌어 전시된 것을 의혹으로 제기했다. 즉 보물 지정 심의 당시엔 개인 소유였던 것이 보물 지정 후 고궁박물관에 전시할 때는 A 박물관으로 소유가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이것이 사실이면 A 박물관은 개인으로부터 보물 지정 심의 중인 달항아리를 사들여 거액의 차익을 챙긴 것이 된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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