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유권자로서 첫 투표 기대됩니다”

육군 53사단 홍진영 일병, 수물여섯에 처음으로 투표하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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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일(boss7953)등록 2006.05.22 11:03
"제가 가진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작은 한 표지만 꼭 투표하겠습니다."

5ㆍ31 지방선거 부재자투표를 앞두고 생애 첫 투표 참여에 누구보다 가슴 설레는 육군 병사가 있다. 스물여섯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늦깎이 유권자가 된 육군 53사단 본부근무대 홍진영(26ㆍ사진) 일병.

현행 선거법상 19세 이상이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홍 일병이 친구나 후배들보다 늦깎이 유권자가 된 사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6년 이모가 살고있는 미국 매릴랜드주 컬리지파크시로 유학을 떠났다.

또래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몇 번씩 한 투표를 이제껏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말로만 들었다. 방학을 맞아 가끔씩 귀국해서 친구들을 만나 투표가 이야기의 주제가 될 때는 아쉬움이 늘 함께 했다.

지난 2004년 말 매릴랜드주립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난해 2월 귀국, 7월에 군 입대하여 53사단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첫 권리행사와 의무를 앞두고 있는 그의 마음과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후보자들을 직접 대하지는 못하지만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녹지와 공원조성을 잘 할 것 같은 후보자에게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라고 나름대로 후보 선택의 기준을 세운 홍 일병은 이미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이 집인 그는 부재자 투표 신고 등 행정 절차를 마치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발송하는 후보자 소개와 공약사항 등의 관련 자료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동료들과 오는 25일부터 해운대구청에 마련될 부재자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한다.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투표장에 가본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투표장의 모습과 투표용지, 투표함 등 모든 것이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운동경기 출전을 앞둔 선수와 같은 심정이라고 할 까요.”

전역 후 다시 미국으로 가서 특허법이나 저작권 관련 법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그는 변리사를 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아버지의 뒤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시간을 두고 공약을 잘 살펴보고 올바른 결정을 하겠습니다. 제가 행사하는 소중한 권리가 지역발전에 큰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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