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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길을 찾아갔습니다. 군위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은 부림홍씨 집성촌이었습니다. 지금은 250 가구 중 3할데로 줄어들었답니다. 한밤마을 돌담길을 문화재청이 문화재로 지정했습니다. 그러자 윗마을 장사치들이 반대를 한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은 영광으로 생각하던데 말입니다. 개발과 보존 사이의 갈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밤마을의 돌담길은 1930년에 일어난 산사태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돌담 군데군데 박혀 있는 바윗돌들은 1930년 산사태로 굴러온 돌들을 담으로 쌓은 것일 겁니다. 한밤마을을 10년 넘게 연구해 온 한 조경학자는 팔공산이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비오는 날 팔공산행을 삼가라고 당부합니다. 산사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한밤마을의 돌담은 막돌을 그대로 쌓아올린 방식입니다. 소화 6년 1930 경오년 대홍수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이 준 참변을 이겨낸 인간문화의 승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밤마을 돌담은 큰 희생을 당한 어르신들의 넋을 달래는 위령탑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움이 더합니다. 작은 돌들을 잇고 쌓아 어깨 높이로 낮아진 담장입니다. 돌담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거석문화의 유풍(遺風)이었습니다. 군위 부계 한밤마을의 돌담은 현대판 고인돌입니다.
그런데 담장 넘어로, 한밤마을 돌담길의 문화재 등록 여부를 놓고 군위군이 문화재청에 문화재 등록 반대 의견을 통보했다는 서글픈 소식이 들립니다. 군청은 문화와 담을 쌓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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