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몸짓

- 마임으로 본 인생의 희로애락 -

검토 완료

우상희(ktsh7984)등록 2006.05.31 10:19
- 마임으로 본 인생의 희로애락 -

5월 30일 저녁 9시부터 춘천 옥천동 봄내 극장에서 캐나다 E.M.T의 초청 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은 테리 프레스(Terry Press)와 노부 카야시마(Nobu Kayashima
)의 ‘작은 인생 이야기’로 5년 만에 춘천 마임 축제를 찾았다. ‘작은 인생 이야기’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 하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한 편의 인생을 그린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주제를 여성 공연자와 남성 공연자의 성 바꿈이라는 설정을 통해 재미있게 보여준다. 이 공연은 여러 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각 에피소드의 전환은 배경음악을 사용하여 상황을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특히 기계음이 아닌 공연자의 직접 연주로 현장의 생동감을 살려주었다.

이 공연에서는 각 에피소드 별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아이의 해맑은 모습을 묘사한 장면과 설렘이 묻어난 남녀의 데이트 장면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신혼 첫날밤에 아내가 남편을 들어올리는 아이러니한 장면은 관객으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반면 아내의 생일, 선물도 없이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화를 내는 장면에서는 아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이 모든 장면을 말이 없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데는 무엇보다 두 배우의 호흡이 중요하다. 여기서 두 배우가 실제 부부라는 점은 이 주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공연은 오는 6월 1일 ‘마임의 집’에서 다시 한 번 펼쳐진다.

-마임에서 만난 Terry의 인생 이야기-

공연을 들어가기 전 Terry Press를 만나보았다. 다소 피곤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열심히 응해준 그의 모습에서 마임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 ) 마임을 시작한 계기는?
Terry ) 극장에서 워크숍활동을 할 당시, 리더가 나의 자질을 발견하고 마임을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그 후 뉴욕으로 가서 마임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기자 ) Terry가 말하는 ‘작은 인생 이야기’
Terry ) 작은 인생 이야기는 말 그대 작은 인생 이야기 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로 어린 시절, 만남, 그리고 결혼식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 다룬다. 술에 취하고, 돈이 없고, 아이들이 있고, 아내가 요리를 하고, 결혼 후 늙어서 소리도 지르는…….
공연에서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남편이 먼저 죽고 내가 벤치에 앉아서 남편의 환상을 보는 장면이다. 나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그의 볼을 어루만진다.
그 후 무대에는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공연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였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무대를 통해 사람들의 인생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딱딱하고 심각한 얘기로 그리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과장되고 못생긴 여자로 분장한 나를 통해 인간적이고 재미있는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기자 ) 춘천 마임 축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Terry ) 축제를 즐기고 있다. 각국 공연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그 사람들의 공연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한국음식도 좋고 날씨도 좋다. 춘천 마임 축제는 재미있는 축제라고 생각한다.


[2006.5.30]
강선주 기자: kss8777@hanmail.net
김재용 기자: longmuch@nate.com
김윤희 기자: tonyyuny@hanmail.net
우상희 기자: ktsh7984@hanmail.net
이은혜 기자: eune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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