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엔진, 시민기자들을 업그레이드하자!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제’ 와 관련된 고민들… 상근기자 신미희 기자를 통해서 듣다.

검토 완료

유대근(joe0326)등록 2006.06.03 12:07

제호 'Ohmynews'. 오연호 대표는 제호의 선정 경위에 대하여 '주변에서 가슴까지 뛰는, 그래서 'Oh!'하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좋은 뉴스를 만나면 시민 스스로 기자가 되어 나의(my)뉴스로 만들어 기사화할 것을 기대'하며 정했다고 밝혔다. ⓒ 윤태



하지만, 동시에 ‘시민기자제’는 여러 측면에서 그 문제점이 지적되어오기도 했. 특히 객관성이나 공정성 등의 보도준칙을 지키지 못한 기사들이 많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그렇기에 ‘시민기자’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마이뉴스 안팎에서 항상 존재했다.

-시민기자 역량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상근기자 신미희 기자에게 듣는다.

지난 4월 14일 오마이 뉴스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상근기자와 시민기자로 이원화되어 있는 조직체계를 ‘뉴스 게릴라 본부’로 일원화하고, 상근기자들이 시민기자들의 취재를 지원하는 역할에 주안점을 두고 일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근기자들의 도움을 통하여 시민기자들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해보자는 취지이다.

오마이뉴스 세계시민기자 포럼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시민기자들이 오연호 대표(앞줄 왼쪽에서 5번째)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 이명옥



이같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민기자제’의 현안에 대해서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근기자 신미희 기자의 입을 통하여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5월 16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민주언론시민연합 2층 강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오마이뉴스는 소위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간의 환상적 결합’을 모토로 창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생산해내는 기사의 비율은 어떻게 되고 그 역할분담은 어떻게 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오마이뉴스에 기재되는 기사는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상근기자 생산 기사와 시민기자 생산 기사, 제휴 매체 (연합뉴스, 이데일리, 머니투데이 등)로부터 받는 기사가 그 것이다. 이 중 상근 기자가 생산해내는 기사는 하루에 40-50건 정도(평일기준)되며 시민기자들은 150-200개 의 기사를 평균적으로 생산해낸다. 그 중 해외 시민기자들이 하루 평균 20-40개 정도의 기사를 생산해내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상근 직원이 80명정도 되는 데 그 중 기자는 50여명 정도된다. 시민기자는 등록된 기자가 4만여명이며 활발히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는 3,000명 정도된다고 볼 수 있다. 누가 상근기자고 누가 시민기자인지 독자는 전혀 알 수 없다. 오히려 시민기자의 기사가 좋을 경우 상근기자의 기사보다 댓글도 많이 달리고 조횟수도 높게 나온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시민기자와 상근기자 간의 역할분담을 하지 않는다. 다만 속보성 기사는 상근기자를 투입해서 취재하게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시민기자들의 근접이 용이하지 않은 기관(예컨대 청와대)에 출입하여야 하는 보도나 전문분야의 보도 역시 상근기자를 배치하여 행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보도를 보면, 오마이뉴스가 조직 개편을 통해 취재기자의 수를 줄이고, 취재기자의 역할도 시민기자를 돕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여부와 조직 개편을 통해 오마이뉴스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사실이다. 조직개편을 단행하여 취재기자수가 그전엔 32명에서 12-14명정도, 그러니까 1/3 수준으로 줄였다.
그 이유는 오마이뉴스라는 매체 자체가 시민기자 정신으로 창간했기 때문에 ‘시민기자에게 기회를 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대신 상근기자는 상근기자만이 쓸 수 있는 기사를 쓰자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또한 상근기자는 시민기자들 사이의 취재 동선이 얽히는 일이 없도록 교통정리를 해주고 네트워킹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려고 한다. 또한 좋은 아이템이 있을 경우 시민 기자에게 기사작성을 권장해보기도 하고, 혼자 쓰기 어려운 기사인 경우 상근기자와 시민기자간의 공동 취재를 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상근기자가 시민기자를 돕는 개념으로 역할전환을 해보려고 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역할전환은 시민기자의 역할이 점차 강조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는가?

누구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민기자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시민기자의 질을 높여보기 위하여 하는 하나의 도전이다.
조금 벗어난 이야기지만, 나는 상근기자(직업기자)도 시민기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생업으로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믿는다.
내가 정의하는 시민기자는 ‘시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기자’다. 그전에는 직업기자의 관점에서 세상과 사건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독자 (시민)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자는 것이다.

시민 기자제는 그 것이 가진 장점만큼 단점도 여러 측면에서 지적 받아왔다. 가장 빈번히 지적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기자의 아마추어리즘으로 인하여 소위 ‘기사 쓰기 준칙(예컨대 정확성, 객관성, 공정성 등.)’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윤리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기사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며,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조직적 차원의 보완책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오마이뉴스는 편집기자가 50명이 넘는다. 그 중 시민기자의 기사를 스크린하고 주장 내용이 합리적인지 취재가 제대로 되었는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 지, 예민한 부분은 없는 지 등을 점검하는 인원이 절반을 넘는다. 그럼에도, 기존언론에서는 시민기자들에 대하여 객관성과 공정성 문제를 자주 들먹거린다. 이 것은 기존언론의 관점일 뿐이다. 우리는 기계적 객관주의는 배척하지만, 공정성은 옹호한다. 내 생각에는 기존언론이 더 편파적인 것 같다.
기존언론은 자신들의 잣대로 시민기자를 폄하하고, 우려하지는 말아달라. 시민기자 또한 허물이 있겠지만, 공과 허물을 같이 봐 주었으면 좋겠다.

교정이나 편집과정에서 시민기자와의 갈등사항은 없는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있다. 장점 위주 말했지만... 시민기자들도 분명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배경, 경험을 가진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쓰는 기사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예컨대 보완이 필요하여서 요청을 하면 흥쾌히 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편집기자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있고 ‘내가 쓴 기사가 이상하냐’는 식으로 항의를 하는 시민기자들도 있다. 이에 대하여 대부분 설득과 대화로 풀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 오해가 생겨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 우리가 해명을 하고, 시민기자 측에서 승복이 안되면 다시 올려 기자 사이의 논쟁이 벌어지고 자체 정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도 작고 큰 불만들이 제기되었었다.


최근 SBS가 도입한 U-포터 제도 등과 같이 기존 방송사에서도 시민 참여 저널리즘을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회 전반에서 시민참여저널리즘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고 뉴스 생산에 있어 시민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민참여저널리즘은 오마이뉴스 이전에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행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식 시민참여저널리즘이 주목 받는 이유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어주었던 기회에 비해서는 너무나 혁명적이었기 때문에 – 시민에게 기사를 쓸 수 있는 창구를 열어주었다는 측면에서- 그 것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기존의 언론들이 기사를 생산하는 구조 매커니즘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왜 확산되는가에 대한 답은, 기존언론 특히 한국 언론은 권력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회사를 위한 혹은 기자를 위한 관점에서 기사를 쓰다보니 독자들이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본다.
지금은 덜하지만, 70ㅡ80년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의 언론이 특정집단과 손잡고, 정언유착, 권언유착, 자본과의 유착, 언론 스스로의 비리 등을 오랫동안 자행하다보니 신뢰를 잃었다. 그래서 시민참여저널리즘이 각광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우리가 해보자’해서 시작했고, 해보니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음을 깨달게 되었다. 뉴스 생산이 기자만의 특권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계기이기도 하였다.
한국은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이다. 인터넷에는 기존 신문이나 방송 매체에 비해서 다양한 형태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있는 길이 있다.

오마이뉴스 인터내셜널을 통한 외국 시민들의 참여는 어느 정도 활성화되었는가?

오마이 뉴스 인터내셔널 가입국은 50개국이 넘는다. 칠레 옆 작은 섬이 하나 있는 데 거기도 시민기자가 있다. 섬에 있는 호텔의 직원이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티벳에도 시민기자가 있다. 그 사람은 전화선으로 송고를 한다고 한다. 기사 사진하나 올리려면 한 시간 내지 한 시간 반이 걸린다고 한다. 그 사람이 지난해 있었던 세계 시민기자 포럼에서 왔었는데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를 확인하고 많이 부러워했다. 자국의 민주화에 이바지하고 싶어 시민기자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인터내셔널은 영어판인데, 조만간 일본어판도 나올 것이다. 하루의 기사수가 20-30이니깐 적지 않은 편이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라크전 발발3-4주년 즈음 되었을 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라크전을 어떻게 보는가와 관련한 이벤트를 한적이 있었는데,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독도문제로 한일간 갈등이 있었을 때 다른 나라의 시민기자들이 보는 시각을 살펴볼 수도 있었다.

소프트뱅크로부터 100억 유치했다고 하는 데 그것을 통한 시민기자들의 원고료 인상은 곤란한가? (웃음)

(웃음) 100억 중 사실 본사로 들어온 것은 40억 정도이다. 나머지는 오마이뉴스 재팬 창간비용이다. 해외 통신원 등에서 대해서 노고를 인정해서 원고료를 인상하고, 기획 취재 시 취재비를 지급하기로 했고, 좋은 기사원고료주기로 모인 돈을 그 동안은 회사와 기자가 반반 나눠가졌는데, 이제는 시민기자의 몫으로 다 돌리기로 했다. 40억이라는 돈이 많은 것 같지만 쓰다보면 일순간에 다 쓸 수 있다. 그래서 계획적으로 쓰자는 결론을 내렸고 시민기자들의 취재력과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예컨대 동영상 기자제를 위해 투자한다거나 아직도 사용 중인 중고 서버를 바꾸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장 시민기자의 월급을 올리거나, 상근 기자 월급을 올리는 데 돈을 쓸 수 없는 노릇이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