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적시는 시 한편] 어니미의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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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종(sj0807)등록 2006.06.05 11:33

영롱한 아침 햇살에 드러난 정갈스러운 죽순. 그 모습에서 어머니의 채취가 묻어난다. ⓒ 한석종



이른 새벽에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나다” 새벽이슬에 젖은 어머니 목소리였다. “이번 공일에는 오지 말고 돌아온 공일에나 댕겨 가니라. 요새 우리 대밭에 난 죽신(죽순)을 다 뽑아 가 부러야! 시방 댕겨 오는 길인디 눈 씻고 찾아봐도 한개도 없시야! 시방 갔다 먹어믄 얼마나 좋을턴디... 매실도 아직 덜 여물어 어쩐다냐. 돌아온 공일에나 따야 되것더라. 요새 식우(휘발유)값이 워낙 비쌍께로 이번 공일에 오지 말고 명심허고 돌아온 공일에 한꺼번에 오니라. 금나게 보고는 잡은디...”

-<어머니의 시름> 한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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