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병원 네 번째 프로포즈

여수백병원의 작은 음악회 , 가슴도 머리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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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lsyool)등록 2006.06.05 16:46
백병원의 일기장에도 님의 일기장에도 이런 글을 적게 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음악회는 나의 가슴도 머리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지난 2일 백병원 로비에서 열린 초록빛 백병원 만들기 음악회 네 번째 프로포즈 의 초대장에 쓰인 글귀다.
이날 밤 7시부터 여수시 여서동 백병원 1백50여 평 로비에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음악회는 입원 환자, 가족, 학생, 이웃주민, 병원 직원 300여명이 아름다운 선율에 시름도 아픔도 잊고 초여름 밤 을 만끽했다.
광주 시향 단원들이 출연, 트롬펫 추선호 송형진, 트롬본 서용일, 호른 장현용, 튜바 김세훈의 5관악기의 “I will follow him” 등의 경쾌한 리듬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소프라노 박진숙의 새타령, 테너 김성진의 무정한 마음, 듀엣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김산옥의 남도 민요 가시버시사랑, 신뱃노래 와 직원들의 합창이 이어졌다.
공연 내내 참석자들은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는 가하면 같이 흥얼거리기도 하고 춤을 추는 등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비좁은 로비가 들썩였다.
그 중에서 압권은 직원들의 합창. 백창희 원장을 비롯하여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50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꼭지점 댄스까지 추면서 오늘 같은 날, 도시여 안녕, 오 필승코리아를 노래해 흥겨움을 더했다.
특히 “오 필승코리아”는 월드컵 열기를 반영하듯 참석자들 모두가 일어나 구호까지 함께 하는 모습이 마치 상암구장의 월드컵 응원장을 방불케 해 시름도 아픔도 모두 잊었다.
초록빛 병원 만들기는 젊은 병원을 상징하고 다른 병원과 차별화를 의미한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여수백병원은 전산 시스템을 이용 환자들의 각종영상자료를 의사와 간호사, 환자가 공유 할 수 있도록 하고 무선 노트북을 이용 출장 진료 시에도 인터넷을 이용한 영상자료를 볼 수 있게 해 진료의 신뢰성을 높이고 주말 진료시간을 일요일은 오후2시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로 연장하고 직장인과 주부를 위한 야간 물리치료실을 밤8시까지로 개방 하는 등 작은 지방도시에서 서비스 차별화를 추진해 가고 있다.
이 음악회도 그 사업의 일환이다. 지난해 6월 전남대 음악교육과 동문들의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번 프로포즈”음악회는 네 번째 행사로 회를 거듭 할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교통사고로 한 달 째 병원에 입원한 환자 박모씨(56)는 그동안 의 고통이 싹 풀린다면서 즐거워했고 아들의 간병을 하고 있는 김모(46)여인은 “신선하고 즐겁다”면서 삭막한 도심에서 들리는 음악이 더욱 별난 재미를 준다고 말했다.
도심 한 복판, 병원 로비에서의 음악회는 근엄하기만 한 병원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것만으로도 병원의 변화를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상징성이다. 대도시 종합병원으로 환자들이 대거 유출되는 현상에서 중소도시 병원이 지향해야할 변화의 모델은 아닌지 관심을 모우고 있다.
초여름 밤 프로포즈는 가슴도 머리도 행복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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