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청와대 문정현 신부 단식 농성 현장

NEWS 21돕기 프로젝트 그 다섯 번째 이야기 -다시 찾은 청와대-

검토 완료

이성현(sunghyun)등록 2006.06.18 11:21
김지태 위원장의 석방과 미군기지 이전협정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12일째 들어선 17일 오전, 미국 측의 취재팀 바네사(Vanessa Gregory)와 맷(Matt Vree), 한국 측의 공동 취재팀의 이정석, 이성현은 다시 청와대 효자동 사랑방 뒤 정자를 찾았다.

지난 주에 있었던 방문과는 달리, 많은 이들이 가져온 꽃과 문정현 신부를 걱정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청와대를 관광차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그들에게 다가와 물어보는지, 한자로 쓰여진 안내판도 있었다. 실내도 아닌 야외 정자 아래에 위치한 벤치에서 12일 동안 강행된 단식 농성 탓에 문정현 신부는 '말을 줄입니다'라는 종이를 붙인 채 담담히 누워있었다.
문정현 신부는 허약해진 몸 탓에 많은 질문을 하기 어려웠지만,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약하지만 강한 어조로 대추리를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의 언론 보도들을 보면 대추리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고, 나오더라도 이미 끝난 문제처럼 보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문신부는
"보도의 밸런스 자체가 깨어졌다. 왜 이들이 이렇게 이 땅을 원하는지, 협상은 어떤 식으로 했었는지 등이 보도되지 않는다. 한쪽의 의견만 반영한 보도가 넘쳐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이들은 벌써 2번이나 이주했던 사람들이다. 이번 이 세번째다. 이게 맞는 이야기인가. 이와 같은 사실들이 밸런스 있게 보도되지 않는다. 그냥 정부쪽 의견만 보도되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언론도 문제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단식 농성이후 정부의 움직임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며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평택에 평화가 오는 것을 보는 것보다는 평택의 희망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온 몸을 던지고 싶다는 뜻을 덧붙이며 문 신부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문정현 신부와의 짧은 대화를 마친 후, 우리는 청와대 입구 앞에 위치한 다른 농성 현장으로 향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의 박순희(아네스) 대표 역시 그 곳에서 문정현 신부와 함께 단식 농성 9일째를 맞고 있었다. 박순희 대표 역시 3일 전까지만 해도 모기장도 없이 경적과 소음이 심한 거리 한복판에서 지낸 탓인지 지친 기색이었다. 바네사와 맷은 그녀가 요구하는 바와 진행 상황을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미군기지 전면 백지화 같은 것은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무리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방부와의 대화를 통한 재협상이며, 대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마을의 대표인 김지태 이장이 석방되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그리고는 단식 농성을 멈출 뜻이 전혀 없음을 밝혔다.




6월 18일.대추리에서는 3차 범국민 대회가 열린다.
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해 벌써 입구를 봉쇄했다는 보도가 들린다.

대추리에, 언제쯤이면 경찰이 아닌 웃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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