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군 장병들과 함께 한 나들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53사단 울주대대 장병들, 중증 장애인들과 함께 한 '장애인 세상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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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일(boss7953)등록 2006.07.14 17:00
“2년 만에 처음 하는 바깥나들이를 군 장병들과 함께 하게 돼서 기쁘고 설렙니다.” 2년 전 저산소증으로 뇌를 다친 이후 병원외에는 집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김준완(20,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씨의 어머니는 최근 울주군보건소에서 장애인 단체 나들이 행사를 한다는 말에 아들의 참가를 포기했다.
하지만 53사단 울주대대 장병들이 도우미로 동행한다는 말에 흔쾌히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울주군보건소 관내 장애인 사회적응훈련의 일환으로 20여명의 중증 장애인들이 7. 14(금), 군 장병들과 함께 모처럼의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2004년 처음 실시해 세 번째를 맞이하는 ‘장애인 세상 엿보기’ 행사를 이번에는 처음으로 지역 부대 장병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했다.
행사참가자 중 사정상 보호자가 동행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장병들이 나들이 도우미로 나선 것. 10여명의 장병들은 이날 장애인들과 함께 버스로 울산을 출발, 부산 해운대의 아쿠아리움에서 수족관을 관람했다. 이들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바다 세상에 모두가 신기한 듯 연방 손짓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 5명의 선수들이 산호탱크에서 펼치는 환상적인 인어공주쇼와 상어먹이 주기는 장애인들과 장병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또한, 이동하는 도중에 만난 이날 단체관람 온 유치원생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는 등 오랜만의 외출을 마음 껏 즐기려는 모습이었다.
이어 식사를 마친 이들은 부산의 또 다른 관광명소인 광안대교를 둘러본 후 울산으로 출발, 울산 SK를 견학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쳤다.
이른 아침부터 부대를 출발하여 부산과 울산을 오가는 녹록치않은 일정임에도 장병들은 피곤한 기색없이 시종 웃음을 잃지않으며 휠체어 밀어주기, 식사보조 등 장애인들의 손과 발 구실을 거뜬히 해냈다.
이번 행사를 계획한 울주군보건소 진소영(29)씨는 “행사 참가자 대부분이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혼자서는 거동조차 힘든 중증 장애인어서 나들이 자체가 이들에겐 모험이자 즐거움”이라며 “군 장병들이 처음부터 끝가지 이들의 손과 발이 돼 줘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종길(22)병장은 “비록 짧은 시간 동안 같이 했지만 어르신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 뿌듯하고 군 생활중 가장 보람 있는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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