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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가 돌아왔다.
민주당에게는 물론이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추미애가 2년여의 미국생활을 접고 돌아와서, 정치를 재개할 모양이다. 그런 추미애에게 어떤 선택이 있을까 ?
추미애는 귀국이후 본격적인 정치활동의 첫번째 행보로 DJ를 찾아갔고, 추미애를 정치권에 입문시켰던 DJ는 그에게 우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국회의원 재보선을 둘러싼 민주당의 상황을 보자.
해남의 이정일 전 의원이 중도하차하고, 그의 부인이 공천신청을 했나 보다. 그러나 그건 아니다. 적어도 선거때 상대후보를 도청한 것이 들통나서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아서 의원직을 박탈당한 이정일 전 의원이 무슨 억울한 정치탄압이라도 받은 양, 자기 부인을 내세워서 한풀이를 하려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적어도 형식적인 민주주의 절차가 완성된 사회에서 도청은 파렴치한 범죄행위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는 전윤철 감사원장에게 지역연고를 내세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을 권유하고 있나보다. 그러나 전 감사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서 현재의 자리에 발탁되었고, 또한 여러가지 상황을 저울질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해남의 보궐선거를 추미애에게 맡겨야 할까? 아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녀의 옛지역구인 서울의 광진구에서 차기 총선에 출마시켜야 할까 ? 그것도 아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해야 한다.
DJ가 추미애를 정치권에 발탁할 당시는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기였다. 그 당시는 대구-경북은 진골이니, 부산-경남은 성골이니 해가면서 저희들끼리 끼리끼리 해먹던 야만의 시대였다. 그 때에는 제 아무리 어떤 인물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야당, 그 중에서도 특히 '김대중당'의 간판을 달고 영남에서 출마하는 것은 무모한 자살행위이며, 하릴없는 소모전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DJ는 추미애를 서울 광진에 징발했고, 그 곳에 호남출신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을 알고있는 추미애는 충분한 당선 가능성을 확신하며 DJ의 출마요청을 수락했던 것이다. (상기하자. 추미애가 총선에 출마하던 당시는 김대중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차기 정권은 김대중정권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였음을...)
이제 추미애는 광야로 나가야 한다.
더 이상 안락하게,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손쉽게 정치를 하려 해서는 안된다. 추미애 자신의 정치인생을 위해서도 구태의연한 행보를 계속하려 해서는 안된다.
지난 총선 당시 대통령 권력이 떠나고, 그를 따라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이탈하면서 연속 두번 정권을 창출했던 민주당은 존립의 위기에 빠졌다. 그러자 당대표인 조순형 의원은 순탄하게 당선되어왔던 서울의 오랜 지역구를 버리고 경북 대구의 적지로 뛰어들었다. 거기에 더해서 당의 최고지도부의 일원인 상임중앙위원이었던 김경재 전의원은 땅집고 헤엄치기식이었던 전남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로 옮겨 출마했다.
당시 두 사람의 전격적인 출정 소식을 듣고 있던 추미애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눈물은 정말로 흔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었던가. 눈물이란 그런 것이다. 당시 민주당의 2인자인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던 추미애는 당지도부의 용단에 그저 눈물만 흘렸을 뿐, 자신은 아무런 자기희생도 살신성인도 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때까지의 정치풋내기, 추미애의 한계였다.
추미애가 정치인으로서 성장하고자 한다면, 그 흔하고 이제는 너무 식상하고 진부해진 용어인 이른바 그 '진정성'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그리고 또한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면, 그녀는 자기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출마해야 한다.
지금 추미애는 은인자중해야 한다. 차기를 두고서 정동영은 물론이고, 박근혜나 이명박 손학규 등과 유치하기 짝이없는 경쟁의식에 휩싸이면서 예의 그 조급한 경거망동을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차기 총선에서 추미애가 대구경북에서 출마한다 하더라도 낙선할지 모른다. 지금의 형세로 봤을 때는 90%이상의 확률로 그녀는 낙선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그 것을 감수했을 때, 추미애가 클 수 있다.
추미애가 차기 총선에서 대구경북에 출마하고 그리고 낙선했을 때, 그녀는 비로소 용기있고, 진정성있고, 책임감있으며,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정치인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지금까지의 뜬구름 같은 허황된 인기에 연연할 일이 아니란 것이다.
그녀가 차기 총선의 대구경북 선거에서 낙선한다 하더라도, 차차기 총선의 그 곳에서 당선된다면 그녀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오매불망, 꿈에도 잊지 못하는 더 큰 꿈에 확실히 한 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추미애는 더 이상 경거망동해서는 안된다 !
노무현 대통령처럼 세치 혀와 얄팍한 이미지로 정치를 계속하려 해서는 안된다. 그런 식으로 국민을 우습게 보면서 잔꾀를 부리려해서는 안된다. 멀리, 길게 내다보면서 진중하게 처신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럴 때에 비로소 그녀에게 새로운 길이, 새로운 활로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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