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행동이 다른 포항시 혁신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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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만재(yangm3)등록 2006.09.09 17:18
"여기 공무원은 다릅디다! 법으로 풀지 못하는 거야 어쩔 수 없겠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주더군요." 장성군에 공장을 세운 한 제조업체의 사장의 말이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만큼 공무원 마인드를 변화 시킨 장성군 군수가 포항에서 특별강연을 가졌다. 공직사회에서 '공무원 혁신의 모델'로 인식되어 왔기에 지난 6일 제1회 대구경북지역혁신대전 포항행사에 초빙 강사로 자격으로 왕림.

장성군의 성공적인 연착륙 사례에 대한 경험담을 주인공에게 직접 들었다.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모든 변화의 원동력인 장성아카데미에 얽힌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공무원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 교육밖에 없다는 결정으로 매주 1회 금요일에 강의 토론 형식으로 실시. 10만원 이상 줄 수 없는 강사비 규제를 용역으로 비켜 갔다. 시작하자 반대 세력이 등장하여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예산 시간 낭비다." "주 1회는 너무 많다." "강의 수준이 너무 높다." 군 의회는 "교육보다 지역 개발이 더 시급하다." 라는 명분을 앞세워 예산삭감으로 진행을 방해 했다. 좌절하지 않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교육뿐”이라는 원칙을 버팀목으로 정면 돌파하는 방법을 썼다.

5만 인구의 변방 시골 지방에서 정치, 경제, 문화, 학계 등 유명한 인사를 ‘교육의 굿판’을 벌여 공무원은 물론이고 지역주민과 대한민국 지자제를 감동케 했다는 것. 장성군의 홍보와 그곳을 다녀간 강사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연간 3억 원 교육비 투자가 중앙 예산 300억 확보에 도움을 받았고, 삼성 산하 하청기업들 유치에도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 교육의 장이 기업 유치에도 한 몫 할 수 있음을 입증.

공무원 100% 전원 배낭연수를 실시했고 대기업에 3박 4일 위탁 교육을 보내면서 1급 호텔을 이용토록 지원. 당근과 채찍이 교육성과에 기본임을 역설했다. 해외만 아닌 국내 교육 장소도 활용하는 지혜도 발휘. 토요일마다 서울 무역 센터 코엑스를 견학케 하여 ‘우물 안 개구리 신세’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아가는 체험교육도 병행. 지역의 서원에서 한문을 통한 동양 고전 사상을 배우게 하여 전통교육기관을 복원 했고, 매년 15명의 버스 택시기사를 일본으로 연수를 보내 대중교통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바꾸었다는 경험담도 소개 했다.

쓰레기 매립장 건설에 따른 집단 민원은 원칙에 내세워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서 대화와 설득과 인내로 해결 했다는 것. 타결된 뒤에도 해당지역 주민과 만남을 통해 신뢰 구축이 중요함을 강조. 장성군이 94년 보통통장으로 예금이자 수입이 4억 9천만 원 이었는데 단기성 고이율인 정기예금으로 전환하여 이자 수입을 매년 2-3배씩 증가 시킨 일화도 신선했다. 재테크 하는 주식회사 장성군임 과시 했다. 거액의 예산이 투자되는 건설공사는 공사 목표관리제 실시하고, 계상된 예산을 연말에 모두 써버리는 낭비 관행을 차탄하여 자투리 예산을 모아 숙원사업비로 전환하여 예산 낭비를 막은 사례도 행정혁신의 사례로 들었다.

칠순 나이에 생동감 있게 풀어내는 특강은 부러움으로 다가 왔다. 포항시는 아직도 ‘혁신의 물결’을 타고 있지 않는 것 같아서. 누가 듣고 있는가. 살펴봤다. 취임을 앞두고 장성군을 벤치마킹 하라고 지시한 박 승호 시장과 부시장, 그리고 어느 국장도 강의를 끝낸 김 군수에게 인사를 건너는 것을 보질 못했다. 끝날 즈음은 포항시 공무원은 100여명도 못 미치는 수가 참석. 시의회 회기 중인지라 그랬을까. 혁신 부서 과정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수 직원들이 왜 참석하지 않았을까. 홍보 부족인가. 출장비를 쓰지 않고도 배울 수 있고,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이지 않는가. 소위의 '혁신의 달인'이 왔는데도. 박시장은 공석 사석에서 포항시 공직자를 바꾸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는가. 히루 뒤에는 공무원 가족을 초빙하여 혁신 마인드를 가져라 주장하였으면서. 정작 시장과 간부 공무원들은 혁신 교육에서 멀어져 있는 행보를 보였으니. 시정이 무게 중심이 어디에 두고 있을까?

장성군의 성공 사례를 여타 자치단체들도 많이 배워 갔을 텐데. 김 군수 같은 단체장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두 가지로 요약하여 민첩하게 답했다. 첫째는 매주 열리는 강의에 단체장이 참석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두 번째, 전국에서 이름난 강사를 초빙해야 한다는 것. 집으로 돌아오면서 따라 붙은 의문. 1주일에 한 번씩 강의 한다면 김 군수처럼 반대 여론을 포항 박 시장은 이겨 낼 수 있을까? 400여회 이상 강의가 진행될 동안 선거 기간만 제외하고 아카데미에 동참할 저력을 박 시장은 보여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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