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일당제, 10년 일해도 근속 인정안해”

여성노동조합과 전교조, 서울시교육청에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

검토 완료

김명완(happyland)등록 2006.09.15 15:43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올바른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명완


교육부는 지난 8월 8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의 세부안 마련을 위해 각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9월 15일까지 제출토록 하고 있으나 서울시교육청은 ▲ 학교인력 정원제 도입(학교비정규직 정원제 실시) ▲ 보조직군에 대한 업무통합 ▲ 학교 예산 총액제(학교별로 인건비를 통으로 내려주면 학교재량권 안에서 사용하도록) 도입을 검토하는 등 학교비정규직 고용의 모든 책임을 학교장의 재량권과 학부모 부담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관내 조리원, 조리사, 과학실험보조원 등 8,500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일당제로 계산되고 있고, 10년을 일해도 근속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특수교육보조원들은 학교의 필요에 따라 해고와 재계약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성노조 학교급식지회 하영숙 지회장은 "건강한 몸으로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하 지회장은 "서울시는 급식인원 3백 명당 1명의 조리종사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 때문에 비 오듯 땀 흘려 한 달 꼬박 일해도 월급이 70만원이다"라면서 "아파도 내 손으로 내 일당을 주면서 대체인력을 구해야 휴가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 김명완


또한 하 지회장은 "조리종사원은 학생들의 급식비를 올려 우리의 처우가 개선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교육청의 급식 지원을 늘려 낙후한 시설, 찜통 같은 더위 등의 급식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도 질좋은 무상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노조 이은미 과학지회장(남산초교 과학실험보조원)은 "서울시교육청은 아이들의 과학실험 수업을 위해 과학실험보조원 직군을 20여 년간 운영해왔으며 실제로 과학실험보조원은 학교에서 과학실험 수업 준비, 수업물품 대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교육청이 보조직군의 업무통합을 검토한다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아이들의 과학수업권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 과학지회장은 "과학실험보조원들은 상당수가 자비를 들여 과학실험지도자 과정을 이수하는 등 새로운 교육과정에 발맞추어 수업의 질을 더 높이기 위한 노력을 무시하고 업무통합 운운한 것은 국민들의 혈세를 착취하는 행위이다"라고 강조했다.

여성노조 서울지부와 전교조 서울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 8천 5백여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실시 ▲ 2007년 3월이 시작되기 전까지 무기계약 근로안 마련 ▲ 예산계획 없는 정규직화 반대 ▲ 여성노조 서울지부와의 상설 논의구조 마련 ▲ 정규직화의 계약당사자를 단위학교가 아닌 교육청으로 할 것 등 다섯 가지 안을 서울시교육청에 요구했다.

ⓒ 김명완


여성노조 서울지부와 전교조 서울지부는 1차로 15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할 방향이다.

지난 2004년 7월부터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학교회계직원계약관리지침'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 관내 8천 5백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여성노조 서울지부와 전교조 서울지부의 호소로 교육 현장의 학교비정규직 차별이 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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