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듣고 싶지 않은 소리, 읽고 싶지 않은 이야기 :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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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민(stylishvib)등록 2006.09.19 09:58
인터넷을 하다 보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댓글’ 혹은 ‘리플’이라 불리는 짧은 글이다. 기사나 칼럼에 해당하는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건강한 비판 의식과 능동적인 참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눈에는 ‘악플’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젠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번져만 갔다. 인터넷이 잉태한 최악의 폐단으로서...

이유 없는 비방과 생각 없는 비난. 라이벌에 대한 인신공격과 마녀 사냥. 비단 연예인의 악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사람의 장난도 아니고, 못 가진 자의 한탄도 아니다. 확연하게 멀쩡한 사람이. 너무도 태연하게, 그래서 더 무섭게 다가오는 ‘생각 없는 악플’에 말 못할 상처를 간직하게 된 네티즌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결코 특수한 집단이 아닌 일반적인 네티즌들까지도 서로 악플을 ‘주고받는’ 상황에 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이것이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자, 더욱 더 ‘신명나는 악플질’을 이행하는 이들도 많다. 그들의 검은 손과 모니터 앞에서만 유난히 발휘되는 자신감. 그 악행은 ‘내가 아님’에서 비롯된다. 이런 이들에게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가 비판과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반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질타가 뒤따른다 하여도, 해당 기사에 관련한 기자나 그 대상은 힘이 없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네티즌들은 그러한 목소리를 드높여 상대를 심리적인 절망감에 빠지게 될 뿐, 그들이 직접 ‘실제’로 나설 수 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네티즌들은 서로를, 그리고 글쓴이나 기사를 존중해줄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필요성이나 의미도 없는 ‘속 빈 강정’ 뿐인 악플을 즐기던 이들이 당장 그들의 아들, 그들의 동생이 그러한 위치와 상황에 직면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그러한 악의적인 댓글에 대응해서 떳떳할 수 있을까.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유 없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는 말은 결코 수용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말이다. 바로 당신이 그 악플을 받는 사람이라면, 어떻겠는가. 오히려 악플러는 ‘구타유발자들’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비난이 아니라 비판이다.
악플은 반대 의견일 때 대부분 발생한다. 분명하게도 반대적인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은 ‘비난’이 되어서는 안 되고, ‘비판’이어야만 한다.

보편적인 시각이나, 고정관념에 있어 ‘방어’에만 급급하게 되면 저절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물론 ‘새로움’이라는 시각을 무조건적인 수용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적절하고 진실한 비판 앞에서는 나름의 ‘인정’을 해주어야 하는데, 방어와 공격을 분간할 수 없는 이기심의 욕망에 가로막히면서 다양성이라는 시각을 스스로가 죽이고 말았다.

진실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많은 비판을 토로할 수 있을 때. 그 순간에 ‘네티즌 커뮤니티 문화’는 완성에 당도하게 된다. 그러한 리플 문화라는 것은 단순히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동시에 비슷한 무언가를 쫓는 데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같은 입장에서 서로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것이 곧 단절되었던, 서로를 욕했던 행동에 대한 반성과 자각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올바른 소통을 위해서.
문화는 그 덩치가 커지고 있는데, 비만이나 성인병과 같은 걱정만을 하게 되는 것은 아쉬움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결코 기우가 아니었음을 매일 수많은 댓글을 통해 반증되고 있다.

네티즌이라는 기반은 우리가 이룩한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만큼의 파급력을 갖지 못한다. 그 자부심은 곧 우리의 리플 문화에 대한 선진화를 이뤄야만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또한 그 문화를 구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 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리플 문화. 이젠 소통을 달리했던 지난날의 아쉬움을 거울삼아 ‘소통하는 문화’로서의 변화가 격변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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