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 뉴스 시민기자 사진 꿰뚫어 보는 재미에 폭 빠졌다.

디지털시대는 참으로 오묘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검토 완료

마동욱(madw)등록 2006.10.02 14:40

2006년 9월 쇠똥구리마을 적토미. 니콘쿨픽스 8700 디카로 촬영. 3년전 디카구입시 약 120만원정도에 구입했다. 그러나 이미 단종이 되었으며, 중고로 팔수도 없다. 아마 굳이 판다면 약 30만원정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마동욱


디지털시대의 디카

나는 20년 넘게 사진을 촬영했으며 내 손에서 카메라를 결코 놓아 본적이 없다. 사진을 촬영하고 사진을 감상하는 것이 나의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요즈음처럼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가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기사에 붙인 사진들을 찬찬히 꿰뚫어보면서 시민기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가 어떤 카메라이며 어떻게 촬영되었는지 알고 싶어진다.

시민기자들이 기사에 붙인 사진들을 보면 이제껏 내가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을 많이 발견한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시민기자들이 촬영한 사진들은 사진을 오랫동안 해온 나에겐 큰 충격이다.

2006년 9월10일 15시 34분 31초에 촬영 김민수기자 캐논 300D ⓒ 마동욱


문득 궁금했다. 아름다운 한 장의 예쁜 엽서 같은 사진을 선택하고 길지 않은 감미로운 글을 사는 이야기에 자주 올린 김민수 기자는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어떻게 촬영할 수 있을까,

그가 올린 예쁜 꽃, 곤충, 식물의 접사 촬영 기술은 쉬운 것이 아니다. 사진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나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정확한 초점과 아름다운 색감의 표현, 과히 그 어느 곳도 나무랄 때가 없는 그만의 독특한 사진이다.

나는 필름카메라에 너무 익숙한 터라 3년 전만 해도 디지털카메라는 감히 생각조차 못했다. 디지털은 아나로그를 절대 따라올 수 없고, 사진을 촬영하고도 사진을 촬영한다는 느낌이 안 온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디지털을 멀리 했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게 되면서 디지털의 편리함으로 디카를 뒤늦게 장만했다. 카메라를 구입할 당시 단지 화소가 중요하다는 말만 듣고 저렴한 가격의 700백만 화소 대의 카메라 중 니콘 쿨픽스를 선택했다. 디카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필름카메라는 멀어졌고, 나의 애마였던 니콘 F4를 카메라 가방 안에서 고이 잠들게 했다.

2006년 7월 29일 12시 32분 11초 점심시간에 밥도 안먹고 니콘 D1 X SLR 디카로 촬영 ⓒ 임윤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

김민수 기자는 2002년에 출시되어 현재는 단종이 된 630만 화소 급인 캐논 300D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디지털 정보를 통해 알았다. (오른쪽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어떨련지...) 눈에 확 들어오는 아름다운 사진을 항상 사용하고 있으며 두 권의 책을 집필한 산사이야기의 임윤수 기자는 2001년 2월에 출시된 카메라로 상당히 고가인 574만 화소의 니콘 D1X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을 오랫동안 해왔던 나는 임 기자의 사진을 접할 때마다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임 기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 디지털 사진은 모든 정보가 사진과 함께 저장되는데, <오마이뉴스>에 올린 사진들을 다운 받아 사진을 클릭 하면 사진에 담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며, 혹시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디지털 카메라를 오랫동안 사용하고 온 터라 그와 같은 정보를 잘 알고 있으며, 아울러 자신의 사진을 퍼다 마치 자신의 사진처럼 사용하는 곳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시민기자들이 자신들이 올린 사진들이 그렇게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임 기자는 <연합뉴스>에서 자신의 사진을 퍼다 <연합뉴스> 마크까지 찍어 저작권을 내 세우는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고 한다.

2006년 9월 3일 10시 57분 20초에 캐논 EOS 5 D로 김준기자촬영 ⓒ 마동욱


캐논 EOS 5D를 사용하고 바다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김준 기자 역시 임 기자가 겪었던 똑같은 일을 겪고 어안이 없었다고 한다. 그 또한 자신의 사진 속의 정보가 그대로 노출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기자는 사진 속에 담겨진 정보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 있다.

사진 속의 디지털정보는 다음과 같다. “파일 이름, 파일 크기, 카메라 제조사, 카메라 모델명, 사진회전, 가로해상도, 세로 해상도, 해상도 단위, 펌웨어 버전, YcbCr 위치, 셔터속도, 조리개 값, 촬영모드, ISO 값, EXIF 버전, 촬영시간, 저장시간, 픽셀구성, 셔터속도, 조리개, 노출보정, 측광모드, 플래쉬 사용, 초점거리, Flash Pix 버전, 색공간, 가로길이, 세로길이, 노출방식, 화이트 밸런스 사용, 촬영방식, EXIF 오프셋, 35mm 필름 초점” 등 너무나 자세한 기록들이 담겨져 있다. 사진을 촬영할 당시 모든 사항을 간단한 조작으로 누구나 알 수 있다.

이제 디지털 세상에서는 사진 속에 담긴 정보들이 어떻게 담겨져 있는지 모르고 사진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아나로그 사진시대엔 공사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이 종종 날짜를 바꾸어 사진을 다시 만들어 내거나 수정하는 예들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에서 그러한 일들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원본 사진이든 복사본이든 디지털로 기록된 모든 정보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6년 9월 15일 15시37분 49초 이종호기자 국회 정문앞에서 KTX 여승무원. 2005년 9월에 출시된 캐논 EOS 1D MARK 11n의 최신기종의 디카를 사용하고 있다. ⓒ 마동욱


<오마이뉴스> 기사 중 눈에 띄게 좋다는 느낌의 사진들은 대부분 SLR 기종의 꽤 비싼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먼저 상근 사진기자인 권우성 기자는 1999년 9월에 출시되어 니콘에서 최고의 디지털 카메라라고 각광을 받았던, 이미 단종이 된 니콘 D1을 사용하고, 남소연 기자와 이종호 기자는 2005년 10월에 출시된 캐논의 획기적인 디지털 카메라인 캐논 EOS -1D mark 11N을 사용하고 있다.

캐논 EOS 1D 11mark는 유효 화소수 약 820만 화소와 총화소수 850만 화소의 최첨단 기능을 갖추고 고감도, 고해상, 대형 싱글 플레이트 CMOS 센서가 부착된 고급 기종의 카메라이며, 380만원대의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의 고급 기종의 디카가 계속하여 출시되고 있다.

디카가 처음 등장한 90년 대 초반에 1천만 원대에 육박했던 디카가 2006년 현재 5백만 원대로, 초반의 절반 가격까지 하락했지만 디카의 성능은 오히려 엄청나게 좋아졌다.

2006년 7월 12일 17시 4분 9초에 남소연 기자 촬영. 캐논 EOS 1D MARK 11 N 디카로 촬영, 밧테리를 포함한 본체의 무게는 1569g 여기에 24-70 mm, 2.8 렌즈 장착950g 의 무게가 더해지고, 스토로브무게까지 더한다면 아마 3500g이상의 무게가 나가게 된다. 남소연기자의 작은 체구가 이무게를 어떻게 이겨내는지 존경스럽다 ⓒ 마동욱


1천만원 대의 디카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고가의 디카를 대부분 사용하지 않고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비싼 디카를 놔두고 새로운 기종의 디카를 다시 찾아야 하는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니 디지털의 변화무쌍한 발전이 오히려 원망스럽기까지 한다고 하소연한다.

요즈음 추세로 보면 디카의 평균 수명은 대략 약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004년에 출시된 캐논과 니콘의 고가의 SLR 디카가 이미 단종이 되었다. 아랍권을 여행하며 감미로운 여행 기사를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연재하고 있는 김남희 기자가 사용하는, 2005년에 출시된 캐논의 EOS 5D는 260만원 대지만 1280만 화소의 풀 프레임 SMOS 센서를 장착하고 있으며, 초당 3 프레임의 연속 촬영의 기능을 갖춘 최첨단의 디카다.

2006년 7월 8일 22시36분 32초에 김남희기자촬영 잠도 안자고 여행을 하는가 봅니다. 캐논 EOS 5 D ⓒ 마동욱


2006년에 출시된 캐논의 EOS 350D는 800백만 화소 급의 보급형 DSLR이며, 초당 3장의 연속촬영이 가능하다. 이 디카는 광주의 상근 기자인 강성관 기자가 사용하고 있으며 70∼80만원 대의 가격으로 팔고 있지만 전문가들에게도 손색이 없는 디카다. 니콘이 2005년에 출시한 D200과 2006년에 출시한 D80은 1백만 원대의 디카며, 전문가들이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디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마이> 블로그에 사진세상을 운영하는 박희주 기자는 1백만 원대인 니콘 D70의 디카를 사용하고, 이주빈 상근 기자 역시 D70s를 사용하고 있다. 밝은 렌즈인 F2.8 정도의 신형 렌즈(약 150∼190만원)를 함께 사용한다면 디카의 몸체보다 렌즈가 더 비싸게 먹힌다.

고가의 디카가 불과 3년도 되지 못해 새롭게 개발된 신기종에 힘없이 무너지면서 고가의 디 카를 어렵게 장만한 사람들은 가슴이 답답해질 것이다. 중고가 된 디카의 가격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디카를 생산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고급 디카의 중요한 부품 한 두 가지만 교환하면 신제품과 별반 다름없이 사용할 수 있는 디카로 변신 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듯하다.

김혜원, 윤태, 김강임 기자 등 많은 분들이 캐논사의 컴팩트(소형)디카를 또한 조찬현, 김규환, 장희용, 전희식 기자 등은 SONY 사의 디카를 사용하고 있다.

2003년 1월1일 01시 27분 55초에 김규환기자 소니 DSC-P 8 디카로 촬영. 디카정보가 맞다면 아니 시간설정을 잘못했을 것 같네요, 밤 1시에 이런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까요, ⓒ 마동욱


시골아이를 운영하며 홍탁으로 유명세를 드높이고 있는 김규환 기자는 소니사의 컴팩트 디 카와 니콘사의 컴팩트 디카를 사용하고 있다. 전화 통화에서 그는 소형 디카면 충분히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단지 손 떨림만 잘 잡아주면 좋은 디카라고 설명했다. 유독 다양한 종류의 디카를 사용하는 그는 그가 쓰는 기사에서 소형 디카지만 사진이 돋보인다.

2006년 9월19일 16시21분46초에 쇠똥구리마을에서 니콘 N 8700 디카로 마동욱 촬영. 제13호 태풍 산산으로 적토미가 쓰러졌다. ⓒ 마동욱


끝으로 <오마이뉴스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언젠가 시민기자들의 모임에서도 제안했던 디 카 쇼핑몰 운영이나 기존의 쇼핑몰과 연대 등이다. 시민기자들에게 디 카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디 카 촬영법등을 알려줄 수 있다면 비싼 고가의 디 카를 구입하는데 있어 많은 시민기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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