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Story1] Sex & The City

게이와 레즈비언 천국이라 불리는 섹슈얼리티도시, 뉴욕의 오픈 마인드는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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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실(hsta22)등록 2006.09.25 10:36

첼시 7번가 코너에 있는 다이너 ⓒ 민은실


아담들도 로맨스가 가능하다
한국인의 고질적인 보수성향때문인지 맨하탄을 거닐다 다정한 게이 커플을 보면 한동안 당황스러웠다. 열커플 중 한 두 커플이 게이, 레즈비언이니 몇달동안 수도없이 보니, 이제는 무던해졌다.

90년대 [필라델피아] 영화만 봐도 게이의 라이프가 비극적이라는 편견을 단숨에 깨준다. 이들은 이태원의 어두운 바가 아니라 벌건 대낮에 거리에서 서로를 껴안고, 후미진 극장 구석이 아니라 오픈된 레스토랑에서 새로운 연인을 물색한다. “연애는 아담과 이브가 하는 것이지요.” 그들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쓰여진 창세기에는 관심도 없는 것 같다.

1979년부터 있었다는 첼시의 게이바, RAW HIDE. ⓒ 민은실


뉴욕이라면 어디서건 쉽사리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을 볼 수 있지만 그들이 자주 찾는 아지트는 첼시다. 이는 맨하탄의 9th Ave와 10th Ave사이, 14번가부터 29번가를 가르킨다.

첼시에는 게이들을 위한 부띠끄와 피트니스 클럽, 디자이너 샵들이 즐비하다. 남자와 여자의 성향을 모두 갖춘 게이들을 위한 아이템들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샵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게이들이 많다.

게이들의 스타벅스라 불리는, G-BAAR. ⓒ 민은실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거리는 아담들로 가득차고 다이너든 바든 만원이다. 특히 첼시 10 에비뉴의 19스트릿 코너에 있는 게이바 RAW HIDE는 그들의 또다른 아지트다. 1979년부터 있었다는 이곳은 바를 제외하고는 홀에 조명이 몇개 없어 어두침침하다. 한쪽 코너에는 작은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어 건장한 남성의 스트립쇼를 감상할 수 있다.

맨하탄 5Ave, 27st에 있는 섹스 뮤지엄. ⓒ 민은실


섹스를 부끄러워하지 말라!
벌건 대낮에 여자 혼자 섹스 뮤지엄을 찾는다는 것은 여간 낯 뜨거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뭐 어떠랴, 여긴 뉴욕인데. 독일,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4개밖에 없다는 섹스뮤지엄이 뉴욕에 있다니 어떻게 성문화를 표현했는지 보고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 선글라스 하나 끼고 씩씩하게 들어갔다.

섹스뮤지엄은 맨하탄 5Ave, 27st에 있다. 관장이 일본인이라서 그런지 1층은 일본의 춘화와 애니매이션, 만화책들을 전시해 놓았다. 작품을 감상하는 서양인들의 표정은 짐짓 당황하면서도 흥미로운 기색이었다. 시중드는 아리따운 몸종과 다소곳하게 기모노를 입고 게걸스럽게 성행위를 하는 춘화가 새롭기도 했을터.

3층 전시실에는 설치작품부터 건전한 성교육 교과서까지 10,000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 민은실


3층 건물의 섹스뮤지엄은 춘화갤러리(1층), 포르노 영상실(2층), ‘섹스’를 소재로한 조형작품 전시실(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성문화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오프닝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은 15,000여 점을 전시했다. 뮤지엄의 소재는 기상천외하다.

2층 전시실에서는 흑백 필름으로 된 포르노를 8개의 스크린으로 상영한다. 온통 블루 조명으로 꾸며놔 일명 BLUE ROOM이라고도 불린다. 오랄 섹스로 시작해 사정하기까지 15분 가량 이어진다. 3층은 섹스 뮤지엄의 오르가즘이라는 표현이 꼭 맞을 만큼 자극적인 아이템들이 즐비했다. 섹슈얼리티를 소재로한 유화와 사진 작품들을 비롯해 마치 기괴한 공상과학이 가미된 애로영화에서나 본듯한 환타스틱 체어를 비롯한 요상한 설치작품까지.

드라마를 보다보면 거리낌없이 튀어나오는 ‘섹스’라는 단어, 거리에 넘쳐나는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 너무 적나라해서 살짝 천박해보이기도 한 섹스 뮤지엄. 이 모든 것이 뉴욕이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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