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1등 스토커' <조선일보>?

전교조 교사 비율이 낮으면 서울대에 많이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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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식(choyong1)등록 2006.10.16 15:12
가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아니 어쩌면 늘 혼란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거짓말도 자꾸 하면 진실처럼 들린다고 했다. 업무의 하나로 생각하고 <조선일보>를 늘 들추어 본다. 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다른 세상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정말 그들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그들도 우리 홈페이지를 보면 '그렇게' 느낄까?

<조선일보>는 지난 10월 9일자로 '전교조 교사가 적은 고교의 서울대 입학 성적이 전교조 교사가 많은 고교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도 말미에 학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모의고사 성적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가 하면 대충하려는 학교 분위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대충 '농뗑이나 치는 사람들'로 학교에서 그 비율이 높을수록 서울대에 학생들을 보내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서울의 강남은 전교조 교사 비율이 11.3%인데 비해 구로·금천·영등포구가 있는 남부교육청은 전교조 교사 비율이 최고로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가난한 동네'는 전교조 교사가 많고, '잘사는 동네'는 전교조 교사 비율이 낮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1등 신문' <조선일보>가 왜 '1등 신문'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미운털 박힌 놈 뒤통수도 미운 것'이야 당연지사겠지만, 이 정도면 '스토커'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전교조 '1등 스토커' 조선일보.

서울대 입학 성적을 가지고 학교 수준을 평가해보겠다는 것이, '어찌 그 기자의 수준뿐이겠는가' 하는 생각에 혀를 차 보지만, 전교조 교사 비율과 서울대 입학 성적 간의 인과 관계를 밝혀 보려는 노력은 기가 막히다 못해 눈물겹기까지 하다.

정말 눈물겹다. '1등 신문' <조선일보>. 이제 전교조에 대한 '공격 거리'가 바닥이 났는가?

혼란스럽다. '1등 신문' <조선일보>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는 '전교조 교사'들의 비율과 그 지역사회의 소득 수준, 그리고 서울대 입학 성적 간의 인과관계까지 '정밀분석'하고, 심지어 '북핵문제에 왜 입장을 내놓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혼란스러워 미치겠다.

전교조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 난 그런 대단한 조직의 간부인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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