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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의 신화란다. 그 어마어마한 액수에 시선이 확 꽂힌다. 최근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G마켓 광고 이야기다.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300만 명에 이른다 하니 그럴 만도 하겠다.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지 고작 6년째인 회사의 매출액이 1조원이라니 한 편으로는 의심스럽다. 아니나 다를까 그 문구의 실체는 1조원의 매출액이 아니라 거래액을 뜻하는 것이었다. 2006년 상반기 동안 G마켓을 통해 거래된 물품들의 총액이 1조원이라는 말이다. 이 황당한 숫자놀음은 과연 무엇을 의도한 것인가?
최근 들어 G마켓은 업계 1위를 노리며 그 덩치 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선두 업체인 옥션보다 판매자 수수료를 싸게 책정하고, 스타 마케팅을 구사하며, 쿠폰을 남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거래액 1조원과 순 이익 46억 사이에 간극이 엄청나다.
겉보기와 달리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G마켓 측만이 아니다. 싼 수수료를 보고 수많은 판매자들이 몰려들었고, 그들 사이에서의 저가 경쟁이 유혈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1조원 광고를 보면 블루오션 같아 보이는 G마켓이 사실은 레드오션이었던 것이다.
1년 전 G마켓에서 오픈마켓의 폐해를 경험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신 모씨(23세)는 그 후 자신만의 쇼핑몰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다. 그녀는 처음 인터넷 판매를 계획하면서 쇼핑몰 구축에 드는 비용을 아끼고자 오픈마켓을 이용할 생각을 하였다. 사업자등록증 없이도 판매자 등록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이 쉽고, 여러 오픈마켓 중에서도 수수료가 싸다는 점은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택배사까지 G마켓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따로 계약을 맺지 않아도 적당한 가격에 배송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입맛 당기는 인프라에 끌려온 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판매자가 많으니 가격은 자꾸만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저가경쟁에 합류하여 판매를 하다보니 순 이익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G마켓 판매를 접고, 몇 개월 뒤 쇼핑몰 홈페이지를 열게 된 것이다. G마켓 규모 키우기의 피해자는 판매자뿐만이 아니다.
현재 G마켓은 동종업체 중 1위인 옥션과 함께 우리나라 짝퉁 시장 발전에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제품 원가 대비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짝퉁이 판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판매자 등록이 워낙 쉽다보니 일반인들까지 짝퉁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결국 그들의 비양심적인 상행위에 피해를 입는 것은 다수의 소비자들이다. 짝퉁 판매의 온상인 G마켓 측에도 분명 책임이 있다. 판매자 수를 늘리는 데에 혈안이 되어 별다른 기준 없이 판매자 등록을 받아왔던 것도 G마켓 덩치 불리기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G마켓은 더 이상 작은 기업이 아니다. 올해 6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매출액이든 거래액이든 1조원이라는 액수를 운운하고 있잖은가? 그렇다면 이제는 오픈마켓의 선두 주자로서 일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사의 규모 키우기보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더 생각하는 것이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데 더욱 중요한 일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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