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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책에는 표지 하단에 바코드가 있다. 이 바코드는 대출/반납과 같은 도서 관리에 필요한 것은 물론 그 책이 도서관의 자료임을 밝히는 상징이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꼭 필요한 이 바코드가 어쩌면 RFID라는 전자태그로 인해 사라질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뉴미디어가 기존의 시스템을 밀어내는 세대교체가 도서관에서 일어나고 있다.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바코드는 가격이 저렴한 반면, 바코드와 스캐너의 판독 거리가 매우 짧고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바코드를 사용할 경우 스캐너가 책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바코드 인쇄면을 맞춰야 하는 불편함과 그것이 훼손 되거나 지워졌을 경우 판독 오류가 생기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이에 비해 RFID 전자태그는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약자로 일종의 반도체 칩을 활용하여 무선으로 칩내의 정보를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모리칩에 새로운 정보를 기입할 수 있는 첨단 무선 인식 기술이다. 즉, 무선으로 데이터(도서관의 경우 책의 서지정보 사항) 읽기/쓰기가 가능하며 동시에 여러 개의 자료 인식이 가능하고, 오염 또는 방해물에 대한 영향이 적다. 또 RFID 태그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며 태그의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RFID 전자태그는 1개당 1100~1300원으로 1개에 200~300원 하는 바코드 가격의 4배에 수준으로 고가의 가격이다.
(RFID 전자태그는 이 밖에도 유통·물류분야 -물류운송, 물품구매 등-, 공공분야 -도서관리, 주차관리, 자동차 요일제 등-, 금융 분야 -신용카드, 전자화폐, 전자상거래 등-, 산업분야, 기타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또는 활용되는 무선 인식 기술이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RFID 전자태그의 장점은 바코드와의 비교에서 많은 부분 우위를 점하고 있다. RFID 전자태그를 이용할 경우 도서관의 자료를 무선으로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 집약적인 사서의 많은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도서관의 소장 자료를 점검 할 경우 바코드 시스템의 경우 각 자료마다 일일이 책을 판독해야 하는 반면 RFID 전자태그의 경우 1번에 많게는 20권의 책을 한 번에 판독 가능한 이점이 있다.)즉, 자료를 무선으로 식별해 대출/반납, 장서점검·관리, 도난방지 등의 업무에 있어서 해당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이 시스템으로 줄어든 노동 집약적인 사서의 업무시간을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경우 RFID 전자태그를 도입한 도서관은 지난해 8월 15일자 통계로 전국에 15곳이 있다. 지난해 한국 비블리아 학회지에 게재된 “유비쿼터스 시대의 한국 공공도서관의 RFID 시스템과 모바일 서비스 활성화 연구” 홍제현의 연구에 따르면 RFID 전자태그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도서관의 관리자들은 시스템의 효율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이용자들도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향후 RFID 전자태그의 선결 과제로 장비의 저렴화를 지적한다.
문헌정보학 전공자 대부분 공공도서관 현황에 대해 ‘열악하다’는 평가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도서관의 수도 부족할뿐더러(1개의 도서관에 인구 10만 명이 이용하는 수준) 도서의 수도 국민 1인 당 0.79권으로 채 1권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또한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를 위해 봉사하는 사서는 1인당 2만 여명을 담당하는 실정이다. 이는 IFLA(국제도서관협회연맹)의 권장기준 25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도서관에서 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여기서 RFID 전자태그의 도입은 도서관의 업무에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사서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대안이 될 것이다.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고 적절한 해석을 능력이 중요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의 경쟁력과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열악한 공공 도서관의 서비스 향상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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