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은 물보다 진하다?!”

- 앗! 일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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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미(bomi0211)등록 2006.11.23 10:19
오랜만에 해보는 「일촌 파도타기」
‘ㄱ’부터 ‘ㅎ’까지 모든 일촌을 다 방문했는데 왠지 허전하다. ‘혹시 걔가 나랑 「일촌」을 끊었나?’ 불안감에 그 친구가 남겨놓은 일촌평을 통해서 '미니홈피‘에 들어갔다. ‘사진첩’ 메뉴를 클릭한 순간 화면에 대문짝만하게 보이는 『일.촌.공.개』
상심에 빠졌다. 좌절감마저 들었다. 그 날 이후, 친구의 ‘미니홈피’에서 내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메인 화면 뿐이었다.

우연히 「일촌」명단에 내 친구 이름 하나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적이 있는가? 도대체 「일촌」이 뭐 길래 없어진 친구의 이름 하나 때문에 하루 종일 신경이 곤두 서는 것일까? 만약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일촌신청’이 들어왔다면 두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나와 친해지고 싶구나.’ 또는 ‘친하지도 않은데 웬 일촌?! 수락을 해? 말아?’

만약 후자라면 「일촌」신청을 한 사람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창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촌」신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또한, 그들은 [싸이월드]의 모토에 맞게 ‘사이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일촌」은 피한방울 섞이지는 않았지만 물보다 진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일촌」을 맺고 나서 ‘관심일촌’으로 등록을 하면 쉽게 그 사람의 ‘미니홈피’에 방문할 수 있게 된다. 오프라인 상에서 비유하자면 친구 집을 내 집 드나들 듯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의 ‘미니홈피’나 ‘사람 찾기’를 통해서 가는 것보다는 훨씬 쉬운 방법이다. 때문에「일촌」은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선물을 주고받기에도 편리하고, ‘일촌공개’로 되어 있는 모든 메뉴를 볼 수 있다. 함께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열려있는 공간으로 ‘전체공개’와는 확실히 차별된다. 그만큼 「일촌」은 특별한 관계이다.

반면에 「일촌」을 맺는 것과는 달리 끊는 것은 매우 일방적이다. 상대방이 「일촌」을 끊으면 아무 예고도 없이 명단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빠지게 된다. 인연이 닿는 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어렵게 맺은 인연을 클릭 한번으로 단숨에 끊어 버릴 수 있다. 무언가 모순이 되는 현상이다. 이것은「일촌」을 끊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싸이월드]의 무책임한 ‘배려’인 것이다.

‘미니홈피’는 사이버 상에서 인맥을 넓히고, 소홀했던 지인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것이 ‘사이좋은 사람들’만이 가득한 공간인 줄 알았던 ‘미니홈피’에 대한 착각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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