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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결과를 떠나 수원은 재미없는 축구를 하는 팀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최고 인기 구단이다.
그에 반해 성남은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며 통산 6회나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강팀이지만,인기 구단은 아니다.
이날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그런 모습은 쉽게 눈에 들어왔다.
수원은 원정경기임에도 무려 7천여 명의 서포터들이 성남의 홈 구장인
제 2 성남 종합운동장을 찾았으며,
성남은 3,4천여 명의 서포터들이 골문 뒤를 지켰다.
수도권 내의 도시를 연고로 하고 있다는 것과 다수의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두 팀을 경쟁 구도로 몰아갈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성남에는 수원에서 뛰었던 이따마르, 안효연, 조병국, 김두현, 손대호 등이
활약하고 있으며,
현재 수원 선수 중에는 이싸빅, 데니스, 김대의가 성남 출신이다.
특히 김두현과 김대의는 예전부터 친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왔다.
수원은 이날 좌우 윙백으로 곽희주, 이정수를 두고,
마토와 이싸빅을 중앙에 배치하였다.
수원의 포백은 평균신장 186cm 이상의 빅맨으로 구성되었는데,
아시안컵 이란 원정으로 피로한 조원희 대신 이정수를
오른쪽 수비수로 투입한 점에서 수비에 무게를 두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의중이 엿보였다.
이정수가 세트 피스 상황시 장신을 이용해 가끔 골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공격적 성향의 윙백 조원희를 포기한 것은 김대의를 제외하고는
전문 윙어가 부족한 수원 미드필더진을 감안하면
옳은 선택이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패하지 않겠다는 것이 차감독의 목표였겠지만,
1 대 0 패배로 빛이 바랬다.
경기는 초반부터 성남의 우세속에 진행되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은 조금의 틈이라도 보이면 반박자 빠른 중거리슛으로
박호진이 지키는 수원 골문을 위협했다.
돌아온 테크니션 모따와 루마니아 국가대표 출신의 특급 스트라이커 네아가는
끊임없이 필드를 내달리며 원톱 우성용을 지원사격했다.
수원의 이적생 듀오 백지훈, 이관우는 경기 내내 무력했으며,
김남일은 예상을 깨고 선발출장하였으나
부상회복이 덜 된듯 몸이 무거웠고, 특유의 롱패스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베테랑 미드필더 김진우의 출전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수원으로서는 전반 25분 백지훈이 성남 골키퍼 김용대와 맞선 단독 찬스를
놓친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것이 전반 45분동안 나온 수원의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원은 장신 스트라이커 서동현을 실바로 교체하였다.
포르투갈 수페르 리가에서 맹활약한 실바는 올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원이 야심차게 영입한 용병 스트라이커이지만,
수원에 와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렇다할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수원이 2차전 홈에서 역전승으로 우승을 거둘지라도,
스트라이커의 부재는 다음 시즌 차범근 감독의 고민거리로 남을 것 같다.
성남의 공세는 계속되어 후반 10분 모따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굴절돼
문전으로 빨려 들어 갔지만 수원 골키퍼 박호진이 가까스로 처리했다.
팽팽한 0-0 균형 속에 25분 수원은 대신 최근 상무에서 제대한 공격수
남궁웅까지 투입하며 공격에 불을 지폈다.
성남은 곧바로 네아가 대신 김상식을 투입하며 전술 변화에 대응했다.
수원은 후반 34분 페널티 에이리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관우가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고
그후 성남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홈에서의 승리가 필요했기에 35분
체력이 소진된 김두현을 스트라이커 이따마르로 교체하였다.
이따마르는 슈팅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경기에 활력을 불러 넣었고,
성남의 공격에 더욱 힘을 실었다.
0 대 0 무승부로 마무리되는 듯 했던 경기는
후반 42분 올시즌 득점왕 우성용의 감각적인 헤딩슛 하나로 결정됐다.
우성용은 오른쪽 측면에서 박진섭이 올려준 볼을 머리로 받아 먼 포스트의
열린 골문을 향해 내려 찍었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그렇게 끝이 났다.
결승골을 터뜨리고 게임MVP에 선정된 우성용은 2004년 포항 시절
수원에 우승을 빼앗긴 기억을 곱씹으며
이번에는 우승을 놓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승장 김학범 감독은 아직 우승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며 담담해했고,
패장 차범근 감독은 한 점차 패배는 홈에서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2006 K리그의 패권이 가려지는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은
25일 오후 3시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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