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홍대클럽을 들여다보니

진실한 문화의 공간일까, 홍대클럽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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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sy8310)등록 2006.12.12 14:50
비트가 강렬한 음악은 자극적이다 못해 시끄러운 정도다. 사람들은 이 음악에 취하고 멋과 분위기에 취해 정신없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클럽데이에는 오죽할까.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클럽데이에는 일상에 지치고 찌든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1만5천원을 내고 받는 팔찌 하나로 12여개 클럽을 다니면서 밤 새 놀 수 있으니 그것보다 더 한 선물은 없으리라. 인터넷 검책 창에는 홍대 클럽 음악, 홍대 클럽 패션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우리 사회의 문화적인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인 공간에 대해 참 많이 떠든다. 홍대 클럽이 어쩌고 저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대 클럽의 존재에 대한 찬, 반의 의견들 중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정치용어로 따지자면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라고 해야 하나? 클럽의 존재에 대해 보수와 진보가 나온다니 웃기긴 하지만 들어맞는 말이긴 하다. 굳이 따져보자면 "온갖 퇴폐의 근원지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보수세력, "라이브 음악과 자유가 있는 공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진보세력에 비유할 수 있으니 말이다. 홍대 지역은 소탈한 문화와 대중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문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곳이기 때문에 그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클럽문화협회는 라이브 문화 활성화에 앞장선다는 점을 클럽 존재의 가장 큰 정당성으로 꼽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분위기는 소수이며 단지 즐기는 것에만 치중하는 분위기 때문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큰 것이다. 내 눈으로 바라본 홍대 클럽은 이렇다.

-그 순간, 밤은 길고 끝은 없다.
자정이 넘은 시각, 홍대 앞 놀이터에는 클럽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이들로 북적거린다. "지금부터 시작인데요!" 주변 음악소리에 묻힐까 목청 높여 말한다. 클럽에 들어가기전, 적당량의 음주는 필수라고 한다. 그래야 그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이 클럽을 즐기는 방법이다. 클럽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춤을 출 수도 없는 공간에서 마치 파도를 타듯이 움직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개성 넘치는 옷과 장신구로 치장한 그들, 남 여 할 것 없이 누구 하나 평범한 차림이 없다. 대부분 여자뒤에 남자가 붙어서 '부비부비'를 한다. 귀청이 터질 듯한 시끄러운 음악에도 아랑곳 안하고 그 순간을 즐긴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상과는 정 반대로 그들은 그 속에서 자유를 찾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날이 밝아서도 계속 이러지 싶다.
@BRI@
-음악과 자유가 있다. vs 주제의식 사라진 상업성과 퇴폐의 근원지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며 인디밴드들이 주로 활동하는 클럽 문화의 대중적인 면을 강조해왔다. 대중음악 시장의 침체로 인기 가수들도 버거운 이 마당에, 알려지지 않은 인디밴드들이 설 곳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존중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인디밴드들은 초심을 잃어 스타를 꿈꾸며 상업적 음악을 동경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반대 의견이다. 또한 공연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신을 클러버(클럽을 자주 애용하는 사람들을 지칭 하는 말)라고 말한 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밴드들의 공연도중 분위기가 고조되면 맴버들이 노출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그런 행위들 때문에 홍대 클럽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클러버 들은 "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고 노는 것이다. 전에 나이트 같은데 가면 부킹이다 뭐다 해서 술을 받아들고 어쩌고 그랬는데 이 곳은 그런 게 없으니까 좋다"며 요즘 세상에 자유를 만끽 할 수 있는 공간이 흔하지 않다고 애찬 한다. 그러나 항상 제한 없는 자유는 사고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길목에서 남자들의 싸움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무슨 공연을 보듯 모여 있었고, 잠시 뒤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상황은 진정되었다. 또한 유난히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뤄 얘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대해 20대 후반의 남성은 "솔직히 말하면 하룻밤 재미 볼라고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내가 본 클럽안의 모습도 여자들끼리 놀다가 남자가 붙고 같이 나가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었기에 사람들의 말에 의아함이 없었다. 음악을 듣고 자유를 누리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 속에 적당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으니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지.


문화적 공간이 발전되고 사람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 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그만큼 문화적인 요소들이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은 나라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겉만 화려한 일부 클럽들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새로운 문화 컨텐츠의 발견이다"라며 클럽의 가치를 인정받기를 바라는 사람들, 그들부터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 '문화'라는 것은 유명세를 떠나 폭넓은 대중이 받아들이고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굳이 그 대상이 폭넓은 대중이 아니라도 우리 모두가 그 가치를 판단 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클럽들과 밴드들, 찾는 사람들의 의식 개선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문화'라는 단어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기에, 그 유명한 홍대 클럽을 직접 체험해 본 내가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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