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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규의 소설 ‘25시’에는 잠수함의 토끼 이야기가 나온다. 산소의 상태를 알려주는 전자계측기가 없던 시절 잠수함에는 토끼가 있었다. 토끼가 사람보다 더욱 공기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끼가 죽는 것을 목격한 함장은 선택해야 했다. 6시간 만에 최선을 다해서 물 위로 올라가느냐 수면아래에서 다 같이 죽는 가 중 에 말이다. 잠수함에 있는 선원 중에는 좀 더 민감한 이도 있었다. 다른 승무원들보다 2시간 먼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1. 대기오염과 질병
우리나라에서 천식 환자 수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다. 서울시에는 현재 20명 중 1명이 천식 같은 환경성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영유아에게는 발생률이 더욱 커서 4세 미만 영유아 4명중 1명이 천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당뇨나 심장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대기오염은 치명적이다. 이들 또한 영유아들처럼 외부자극에 민감하고 면역력이 약화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2000)에 의하면, 미세먼지의 농도가 50㎍/㎥에서 100㎍/㎥으로 증가했을 때, 사망률, 호흡기 관련 병원 내원, 기관지 확장제 사용자수와 사용일, 호흡기 관련 증상이 모두 2배로 증가 또는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RI@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이 조기사망, 천식의 30~40%, 호흡기 질환의 20~30%와 관련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천식악화,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급성호흡기 증상과 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출산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쳐 저체중아ㆍ미숙아 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나 노인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치명적인 것이다.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조사팀은 높은 대기오염에 노출된 집단의 미숙아 출산 위험도가 대기오염이 가장 낮았던 집단보다 최대 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 중 분진에 폭로될 경우 기침, 기관지염, 천식 증상의 발생을 4~15배나 증가시키기도 한다.
2. 서울 대기오염의 현실
서울의 대기오염 상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이다. 환경부가 2006년 2월 발표한 [대기오염 위험인구 추산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36.5%가 미세먼지 연간 평균치 70㎍/㎥을 초과한 지역에 살고 있다고 한다. 서울 인구 전체는 하루 평균 기준 150㎍/㎥을 초과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서울의 대기 중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 PM10은 ‘02’년에 71㎍/㎥으로 도쿄 40㎍/㎥, 뉴욕 28㎍/㎥, 파리 24㎍/㎥, 런던 20㎍/㎥ 보다 2~3배 높다. 이산화질소 농도 NO₂도 37ppb로 도쿄, 뉴욕, 파리 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곳으로 알려진 멕시코시티보다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로 인한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대기오염도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대기오염의 최종 저감 목표라 할 수 있는 년 평균 기준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의 노력만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60㎍/㎥로 느슨한 수준을 적용해 온 반면, 캘리포니아 주 20㎍/㎥, 영국 40㎍/㎥, EU 20㎍/㎥, 세계보건기구(WHO) 20㎍/㎥ 로 설정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일단 발생하게 되면 계속해서 체내에 누적되기 때문에 현재 허용기준 이하의 농도라 하더라도 피해를 발생시키게 된다. 20㎍/㎥을 제시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도 “이 수치 아래에서 안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3. 동경대기오염의 현재
1996년 5월 31일 동경시민들은 법원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대기오염배출금지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천식환자들이었고 상대는 국가와, 동경도, 수도고속도로 공단, 자동차회사였다. 여러 통계조사 결과 고통의 원인이 자동차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원고단을 구성하여 국가와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오랜 법정투쟁에 들어갔이다. 2002년 10월 29일 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법원은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 대기오염과 천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 도로변 주민 7명에게 7천9백20만엔을 지불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회사에 대한 청구가 기각되었고 대기오염배출금지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들은 이에 대해 항소하였다. 항소심에서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화해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2006년 11월 28일 이시하라 동경도지사는 ‘국가와 동경도 수도고속도로 공단 그리고 자동차회사가 공동 분담하여 도쿄도내 18세 이상의 모든 천식환자들의 치료비를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화해안을 법원에 제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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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준비 중인 서울 대기오염 소송에 서른 한 분의 천식환자들이 원고로 참여하였다. 그분들이 질병에 걸린 것은 일반인들보다 대기오염의 노출에 좀 더 민감했을 뿐이다. 소설 ‘25시’의 잠수함 속에서 ‘2시간 먼저’ 반응이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그들의 고통을 통해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위험을 직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번 소송의 의미중 하나는 이런 사실들을 좀 더 객관화시키는데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것은 우리 모두의 소송이다. 일본 도쿄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성과들은 시민들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 낸 것이다. 누군가가 나서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천식환자들이 서울 대기오염 소송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이고 모든 시민들이 이 소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그것은 궤도를 벗어나 ‘25시’로 향해가고 있는 잠수함의 시계바늘을 지속가능한 시간으로 되돌리는 시작이 될 것이다.
http://www.greenlaw.or.kr/bluesky
서울 대기오염 소송 추진단 홈페이지
02-747-3753
서울 대기오염 소송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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