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장을 역류하는 리메이크(Remake) 붐

작아지는 음반시장을 노리는 리메크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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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수(aizoa66)등록 2006.12.18 17:46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대중음악 장르에서 리메이크가 활성화 되고 있다. 1990년대부터 가수들은 취미처럼 자신의 음반에 좋아하는 선배가수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한 두곡 정도 수록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1990년 말부터는 아예 음반 자체를 리메이크 앨범으로 제작하여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리메이크 앨범들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2000년대 초부터는 리메이크가 가수들에게 유행처럼 되어버렸다.
리메이크는 과거의 것을 되살려 요즘 트렌드에 맞게 다시 재탄생 시키는 대중문화의 기법으로, 리바이벌(Revival)과 같이 예전의 것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가공하여 새롭게 재탄생 시킨다는 것에 그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음반 판매율이나 MP3 다운율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상위 10곡 안에 리메이크 곡이 3~4곡은 포함이 되어 있다. 그만큼 현재 음반 시장에는 리메이크 붐이 불고 있는데, 이러한 리메이크 붐은 2000년 1월에 발매된 조성모의 2.5집 ‘Classic’이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시작이 되었다. 1980년대를 이끌던 포크송 그룹 ‘시인과 촌장’의 3집 앨범에 수록되어 있던 ‘가시나무새’라는 곡을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한층 더 서정적으로 리메이크해 160만장이라는 판매율을 보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 이후에 포지션, 서영은, 이수영 등이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해 리메이크 붐 조성을 이어왔고, 현재는 러브홀릭, 거북이, 성시경 등이 붐을 이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리메이크 되는 노래들을 살펴보면 故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故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등 빠른 노래보다는 서정적인 멜로디에 애절한 가사를 담은 노래들이 주로 리메이크 되고 있다. 그렇다고 빠른 노래들이 아예 리메이크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과 ‘깊은 밤을 날아서’, 다섯 손가락의 ‘풍선’ 등 비교적 빠르고 신나는 댄스류의 음악들도 리메이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BRI@ 또 다른 리메이크 앨범의 특징은 80%이상의 앨범들이 가수들의 정규 앨범이 아니라 비정규 앨범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앨범을 마치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에 주로 리메이크 앨범이 나오는데, 이는 물론 가수들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들을 담아서 대중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만드는 부분이 있겠지만 상업적으로 다음 앨범이 나오기 전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키려는 행동으로도 해석 할 수 있다. 연예인은 대중들로부터 자신의 존재가 잊혀 진다는 것은 연예인으로서의 생명도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을 PR해야 한다. 가수나 매니지먼트사는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점점 위축되어 가고 있는 음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리메이크 앨범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리메이크 붐은 이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업적 논리에 의해 조성된 리메이크 붐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어디까지나 음악은 창조의 작업으로 인식해 가수들이 가지는 도전정신이나 창조정신을 축소시킨다는 비판적 의견이 있는 반면, 리메이크 곡 자체도 새롭게 가공한 하나의 창조물이라는 긍정적 의견도 있어 리메이크 붐에 대한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은 어디까지를 창조물이라고 여기냐는 것인데 ‘표절’과 같이 어떠한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반된 입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리메이크 곡에 대해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리메이크 되는 노래들이 대중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사람들은 사연이 있는, 혹은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문화 자체가 정이 많기 때문에 대중들은 그러한 정을 느끼게 하는 리메이크 노래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리메이크 붐은 가수들의 창조정신을 위축시키는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하나의 창조물로 대중들에게 옛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줄 것이냐에 대한 의견으로 서로 상반된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과연 리메이크 붐은 언제까지, 그리고 어느 의견에 치우칠 것인지 대중들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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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런 칼럼류의 기사도 가능한지 잘 몰라서 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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