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옛 만화의 주인공이 들이 ‘뚜벅 뚜벅’

만리종, 엄마 찾아 삼만리, 라이파이가 인사동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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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원(semanto)등록 2006.12.25 17:35

만화 전시회 포스터 ⓒ 오경수


왼쪽 두 번째 박기동 화백의 따님과 세 번째 오경수 씨 ⓒ 황종원


따님의 아버지 '박기당' 사랑 ⓒ 황 종 원


순정 만화 두통이는 소녀들의 필수 만화였다. ⓒ 황종원


소녀들은 박기정 화백의 순정에 많이 울었다. ⓒ 황종원


자신의 화풍으로 잔잔한 인기를 끌던 황정희 화백의 만화 주인공 ⓒ 황종원


요줌 시대의 쟁쟁한 만화가 이현세,김수정, 박재동, 황제 등의 어린 시절이 보인다. ⓒ 황종원


한국 만화의 전설로 불리는 박 기당(1922~79)화백과 김종래(1927~2001)화백은 어린 우리들에게는 다가 갈수 없는 대가들이였다.
두 작가의 뛰어난 작품에다가 '라이파이'의 산호, '도전자'의 박기정, '약동이와 영팔이'의 방영진 등 50~60년대를 주름잡던 만화가 30인의 작품 150여 점과 포스터 30여 점 내 눈에는 방금 전 까지 본 듯한 추억의 만화책들이다.

오경수가 20여 년간 모아온 1950~60년대 초창기 우리 시대의 만화들이다. 헌책방에 찍힌 그의 발자국이 어디 한 두 번이며 만화가 문하생과 만남 어디 하루 이틀이었을까. 20여년이 흘렸다.

만화로 정을 쌓은 만화 수집가 이태근(48)삼화산업 대표와 함께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각에서 여는 '한국 고전만화 전시회를 여는데 그의 수고가 얼마나 컸으랴.

한국 만화의 첫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엄마 찾아 삼만 리(김종래)'의 초판본(1958년 8월 출간.(上))과 한국 만화의 개척자 박광현 화백의 초기작 '눈물 젖은 남매'(1950년 1월 출간.(下))는 최초로 전시장에 나왔다.
우리 시대 만화 잡지에서 나는 ‘엄마 찾아 삼만 리’에서 엄마를 찾아가는 어린 주인공의 슬픔이 마치 아직도 내 슬픔인 듯하다.
엄마를 찾는 기쁨보다도 슬픔의 향기가 강하다.
박광현 만화 삽화를 따라 그리면서 중학생 내가 따라 그릴 수 없는 깊이에 절망하던 시간도 함께 머물러 있다.

눈물 젖은 남매는 현재까지 발견된 박광현 만화 중 가장 오래되고 만화사적으로 의미가 크다. 박광현은 탤런트 박원숙씨의 부친으로 그가 개척한 삽화체 그림은 한국 만화의 한 전형이 되어 그 시절 그 화풍의 만화가 만화가게의 진열대를 덮고는 했다.

다른 벽 한 쪽에 지금은 늙어가는 요즘의 쟁쟁한 만화가들의 소년 시절 독자 투고에 슬쩍 웃음이 뜬다. 이현세.김수정.김형배 등 이들 또한 훗날 소년들에게 추억의 이름들이다 .

나는 전시장에서 서성인다.
한 잔의 맥주가 있는 조촐한 자리에서 그리던 임을 보듯 옛 추억의 만화가를 만나고 그림과 사인을 받는다.
"박기준 선생님 선생님의 두통이를 기다리며 머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박기정 선생님 약동이 방영진 선생님께서 선생님 말씀을 자주 정답게 해주셨습니다. "
"황정희 선생님. 저도 황 씨라서 선생님께서 여자 분 인줄 알았답니다."
나는 화백들 옆에서 종알대는 소년이 된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아버님을 자랑하는 박기당 화백의 따님 박 에게 손뼉을 치며 함께 추억에 동참한다.
손의성 화백의 동경에서 온 형사 혁과 이름이 같은 박기당 화백의 아들은 그 당시 만화가들은 서로 서로 함께 만나는 가족 같았다고 유년을 돌이킨다.

우리 시대의 꿈과 미래는 벽면에 붙어있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에게 다시 흘러가는 오늘과 미래에는 어떤 세월일까.
귀밑이 흰 머리로 성성한 어제의 소년들은 아직도 추억이 따뜻한 만화 앞에서 도란도란 만화와 더불어 있던 시간을 셈하며 밤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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