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교하 학구조정] 갈 길이 멀다네~! 길이 없다네~!

1월 11일 있었던 파주교육장과의 최종면담결과 및 상황보고

검토 완료

이성우(lsw1017)등록 2007.01.15 10:04
우리들이 원하는 ‘학구조정’이라는 것이 파주교육장의 마인드에선, 아예 논외대상이었기에 면담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요지부동, "거대한 벽이 거기에 있었노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일까?
그 이상은 아니었다.
@BRI@
왜 안되냐? 어떤 이유에서 안되는 거냐?라는 질문에 교육장은 아무런 답변도 주지 않았다.
우린 대화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지 않았나? 이해할 수 있게, 납득할 수 있게 제발 이유를 말해 달라,

애원을 해도.... 끝끝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시종일관 무성의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무시하는 태도였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심지어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말꼬리잡기를 반복했는데,

예를 들면,

“아이들이 56번 도로로 통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지 않나?”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아주 원초적은 이런 질문에서부터 되짚어가야 했다)
“도로는 차가 다니는 길이지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말꼬리를 잡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죄송합니다. 정정하겠습니다. 아이들이 56번 도로상의 횡단보도로 통학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고쳐 재차 질문을 해야만 했다.

답변은 뭐였을까?

“모든 도로는 위험하다...그 도로가 몇차선이든....” 라는 식이다. 문제의 핵심을 피할 뿐만 아니라, 결국 어떤 답도 안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일전에 경기도 교육감이 신년하례사에서 언급하신 "수요자 중심의 교육행정"을 거론하였을 때는 "수요자 중심이라는 것이 학부모의 요구를 들어주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답변할 뿐,
"그러면 그게 무슨 뜻이라고 교육장은 판단하냐?"라는 질문 또한 무시했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복장이 터질 노릇이었다.
정해진 면담시간은 자꾸만 가는데, 빙빙 문제의 핵심을 비껴가려고만 하는 말꼬리잡기에 조바심이 났다.
결국 단 한가지도 답변을 듣지 못한채 목소리만 커지다가 종료된 면담이었다.

“학구조정을 왜 해줄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말해 달라‘는 반복된 질문에,

교육장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냐? 향 후 모든 단지의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어떠한 학구조정도 검토하지 않겠다고 지난번에 내가 말했다. 그것이 학구조정을 해줄수 없는 이유다. 뭔 이유를 자꾸 대라는거냐? 그런식으로 추궁하지 마라”고 말할땐 정말 어안이 벙벙해지는 느낌이었다.
과연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대화란 말인가?

모든 것이 과잉반응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처음 면담자수에서부터 티격태격. 일전에 교육청관계자에게서 ‘면담자수는 2명으로 해달라’는 전화가 왔었을 때, 우리쪽에선 “말도 안된다. 우리는 너댓명 들어가겠다.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주눅들기 싫다”하여 최종 ‘서너명’으로 조율이 되었었다. 그래서 네명이 갔는데 그 수를 놓고 현장에서부터 실랑이질이 시작되고 결국 관리과장의 중재로 네 명 모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언뜻 시작단계에서부터 쉽지 않은 일임을 짐작케 했다.

면담 장소는 사무실 한 구석, 답변은 무관심과 무성의

지난번 1차 면담에서는 처음에 회의실에서 하려다가, 매스컴 카메라를 피해 교육장실로 부르더니, 이번에는 또 황당하게도 사무실 한 구석에 마련된 비좁은 자리였다. 비록 파티션이 돼 있다고는 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된 사무실 한 구석 말이다. 처음에는 왜 이런 대접을 해주나? 의아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것 또한 과잉반응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 행여 우리가 교육장실을 점령이라도 할까봐 겁이 났던 것이다.
참으로 모든 것이 상식 밖이라, 우리로선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렇게 과잉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

면담 내내 사안의 핵심에 접근해보지도 못하고 묵묵부답의 시간이 갔다.
엄마들은 톤을 높여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무례하다는 말 뿐이었다.

교육장님은 10분이 멀다하고 연신 주머니에서 시계(아! 이것도 정정해야겠군. 시계가 아니라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물건^^)를 꺼내 보았다. 1시간 20분 정도의 면담시간동안 아마 열 번을 확인했을거다. 그사람에겐 지루하고 무의미한,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래도 그러시면 안되는 거지. 그런 식으로 상대방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거지. 장소, 면담분위기, 대화방식....모든 것에서 우리는 무시당했다.

아무튼 학구조정에 대한 일말의 여지도 확보하지 못한 채 면담시간이 종료될 무렵, “토개공에서 보도와 차도사이에 가드레일을 설치해주기로 했다‘며 관리과장이 말했다. 그리고는 정보관의 적극개입으로 시설물확보 쪽으로 결론이 나려하고 있었다. 교묘한 유도였다. 우리는 이의를 제기했다.

”바로 엊그제 우리가 토개공이랑 통화한 바에 의하면, 육교 올라가는 계단의 미끄럼 방지시설 이외에는 어떠한 시설물도 추가적으로 해줄 수 없다고 했는데, 누구냐? 언제 누가 그런 답을 주었느냐? 지금 이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겠다. 우린 당신들의 허튼 약속을 1년동안 기다린 사람들이다. 더 이상 믿지 못하겠으니, 그 사람이 누군지 이름을 대라“ 독촉했다. 그랬더니 누구누구하고 하는데 우리도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엊그제 저희와 통화한 사람이었으니까.

의아해졌다.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하루 사이에 한 입으로 서로 다른 말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갔다. 계속적으로 따지자 결국 그 사람이 한 말은 그동안 교육청으로부터의 시설물설치 요구에 그동안 너무나 시달린 나머지 ”그럼 내가 가드레일 설치를 하자고 위에 건의해 볼테니까, 그렇게 해주면 너희는 이제 더 이상 시설물해 달라고 조르기 없다는 각서를 쓸 수 있겠냐?“는 조건부였다고 한다.(시위후, 전화확인한 사항)

결국 아직 어떠한 것도 확정되지 않은 대책이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어떤 보완시설도 기대할 수 없다는 조건부약속이거늘 거두절미하고 마치 확정된 사항인 것처럼 말했던 것이다.

행정편의식 책임 없는 답변만

그동안 기다려 달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협의 중이다....등등 지난 1년 동안 공염불을 해왔듯 심지어 학구조정을 위한 최종면담에서 조차, 파주교육청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었으니. 실로 분개할 노릇이 아닌가?
과연 이들이 지역교육을 책임질 사람들이란 말인가? 이런 눈속임으로 지난 1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통학로상의 위험에 방치돼 왔으며, 이제 또다시 1년을 불안 속에 보내야할 상황이다. (이때 교육장은 ‘그것이 어째서 방치냐?“라고 또 말꼬리 잡았다. '방치'라는 개념조차 모르는 교육장님, 제발 공부 좀 하시지요, 외칠뻔 했다)

현재까지 사고가 없었던 이유

56번 도로가 그렇게 위험하다면, 어째서 지난 1년 동안 통학사고가 한 건도 없었냐? 반문할 것이다.
그 이유는 난 11월까지 아이들은 학교측으로부터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받았다.
수많은 문발초 가정통신문이 이를 입증하며, 녹색어머니 지도에서 조차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감시해야했음이 이를 증명한다.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집안일 제쳐두고 등교시간에 횡단보도지도에 나서는 엄마들로서는 상황이 이렇게 되자, 더 이상 지도를 할 수 없다, 하고 싶지 않다. 도대체 등굣길에 아이를 만나 반갑게, 안전하게 건네주는 역할이 아니라, 횡단보도를 건너가지 못하게 감시하는 녹색어머니라면, 누가 교통지도를 자처하겠느냐? 우리는 더 이상 안하겠다. 지금 이런 상황에까지 왔다. 그리고 이건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누구나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만, 이곳은 신설학교이고 학생수가 적어(문발초 450여명) 교통지도를 나설수 있는 어머니수 또한 적다. 게다가 자원하시는 분은 대부분 제 아이가 횡단보도를 건너야되는 위치에 있는 단지 어머니이며(6단지 119명), 직장 다니시는 분 빼고, 어린 아이가 있는 어머니 빼고 하면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된다. 때문에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지난 1년동안 인근 일산에선 1년에 한 번 섰던 것에 비해, 이곳에서는 무려 6번을 섰다. 그만큼 교통지도 현실 또한 열악한 상황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가기 싫어하는 육교로 가도록 지도해야 한다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해야한다면 어느 어머니가 교통지도를 자처하겠는까?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아이들의 통학로가 그야말로 안전사각지대가 될 것이다. 그동안 교육청에서는 ‘교통경찰의 등교지도’ 또한 언급해 왔다. 그러나 이것 또한 공염불이었으며, 우리가 파주경찰청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교통경찰수의 절대 부족으로 불가능한 일임이 밝혀졌다. 그렇다고 그 길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해줄 수 있나? 도로유형이 바꾸지 않는 한, 현재대로 준산업도로인 한은, 절대 불가능하다. 경찰청에서 올해 과속감시카메라를 설치해준다고 하지만, 이것 또한 알아본 바에 의하면 현재는 요청단계일뿐이며, 잘 진행된다고 하여도 하반기에나 설치가능하다고 한다. 설령 설치된다하여도 문제는 남는다. 도로성질상 규정속도가 80km 임을 감안할 때, 과속감시카메라는 통학로 안전의 측면에서 볼때 큰 의미가 없다. (참고로, 88 올림픽 대로의 규정속도가 시속 80km다)인근학교가 30키로 이하의 스쿨존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해, 정말로 열악한 현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껏 교육청에서 시도해온 이러저러한 시설물 보완책은 관계기관의 협조한계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지금, 더이상의 허튼 약속은 자제하길 촉구한다. 교육장이 해 줄 수 있는 '학구조정'이라는 고유권한이 있건만, 어째서 송승한 파주교육장은 '학구조정 절대불가'를 못박으며, 우리 아이들을 통학로 위험에 내몬단 말인가? 남의 자식 목숨은 파리 목숨이란 말인가? 진정 그것이 행정가로서 할 짓인가?

최근 일주일 새만도 두건의 대형사고가 났다. 한 건은 트럭운전석이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차량사고였으며, 또 한건은 횡단보도 상의 보행자사고였다. (현재 사고피해자는 중태이며, 의식불명상태) 눈 앞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한 학부모로서 어찌 가슴이 벌렁거리지 않겠는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 길로 아이들을 보내고 싶지 않다. 육교 또한 보내고 싶지 않다.

어른이라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어린이라는 이유로 가야한다고 강요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마치 유배지로 떠나는 아이들처럼 처량해 보였던 뒷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덧붙여 말한다면, 교육장 또한 1차면담에서 육교통학의 비현실성을 공감해, 이튿날부터 아이들로 하여금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선학교에 지시했다. "엄마! 내일 부터는 선생님께 허락 받으면, 횡단보도로 다닐 수 있대요!" 우리 아들 방방떴다. 그렇다면 문제는 다시 56번 도로상의 횡단보도로 돌아오게 된다. 시속 100키로의 9차선 준산업도로로 말이다.

한마디로 답답할 뿐이다.

왜 안되는 것을 되게 하려 이런저런 비현실적은 대책을 남발하기만 하는지, 정말이지 이해가 안간다. 교육장이 할 수 있는 ‘학구조정’이라는 고유권한이 있건만, 또한 바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어 법은 학구조정기간을 두고 있건만, 어째서 파주교육장은 법 위의 행정가처럼 군림하려 한단 말인가? 대체 초등학교 교육에서 통학로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보다 유연하게 사고를 전환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터인데, 무슨 아집에서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려고만 한단 말인가? 그에게는 정말 생명에 대한 외경이 없는걸까?

면담 장을 나오며 '교육장님은 정말 잔인한 교육장이십니다' 한마디 남겼다.그 당시 달리 표현할, 그 어떤 표현도 떠오르지 않았던,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우리들은 면담을 마치고 나와, 악을 쓰며 절규하였다. “귓구멍이 막혔냐? 귀가 막혔으면, 가슴으로라도 들어야지” 절규하던 어느 어머니의 목소리는 지금도 가슴을 울린다.
“파주의 발전, 교육이 발목잡고 있다, 이런 파주라면 나는 떠나겠다” 울부짖던 어느 어머니의 절규 또한 귀에 쟁쟁하다.

메가폰을 잡고 울부짖으며 파주교육장의 페쇄행정과 권위적인 태도를 성토하고 '오늘 내 인생에서 가장 수모스런 날이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렇게 무시당한 자리는 처음이었다'울먹이고 있을 때, 먼 발치에 한 아이가 보고 있었다. 내 작은 놈이었다. 아빠랑 근처에 왔다가, 엄마가 시위하는 현장이 궁금하여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그만 들키고야 말았다. 엄마의 눈물과 울부짖음을 들키고야 말았다.

아이를 아빠차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면서, "너는 이 다음에 높은 자리에 오르거들랑 저 파주교육장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라" 말할 뻔 했다. 이렇다할 성과 하나 없이 시위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가 하던 말 "어머니, 다음에는 저도 시위에 데려가 주세요"하던 말 때문에 또 울었다.

이 일은 비단 일개 단지의 ‘학구조정요구’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경기교육을 지향하는 교육감의 철학 또한 이곳 파주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장의 마인드가 이렇듯 닫혀 있는 한, 교육행정에 대한 지역주민의 민원을 그칠 날이 없을 것이며, 어떠한 희망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다면, “이곳 파주는 교육이 개혁돼야 한다. 파주교육청이 개혁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교육도, 발전도, 화합도 없다.

대한민국에 이런 법은 없다. 이런 행정은 없다.
내 아이를 위해 이 곳을 떠나느냐, 파주를 위해 죽기살기로 남느냐, 내겐 두 개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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