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문화재 관람료에 논란에 앞서 알아야 할 것 들

'절 집 인심'이 문제가 아니다.

검토 완료

장용진(ohngbear)등록 2007.01.17 18:35
최근 국립공원내 사찰들이 징수하고 있는 문화재 관람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절에 가는 것이 아니라, 산에 가는데 왜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이 생각할 때, 이 주장은 대단히 타당한 말이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보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BRI@
첫번째가 사찰 소유의 토지 문제이다.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대부분의 사찰의 경우, 사찰 부지에 국가가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설악산 신흥사의 경우, 신흥사 부지에 주차장을 세워 놓았고, 도로와 화장실을 설치했다.
국가가 사유재산에 공공시설을 설치했으니, 그에 임대료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겠지만, 국가는 지금껏 한푼도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 문화재 관람료 라는 것을 만들어, 사찰이 직접 관광객들에게 돈을 거두어 들어도록 했다. (문화재 관람료는 사찰이 만든 것이 아니라, 문화재 관리법에 따라 정부가 만든 것이다)

결국 정부가 내야할 임대료를 관광객이 대신 내는 셈이다.

두번째는 문화재 유지 보수 비용이다.
절집의 문화재는 국민 모두의 자산이다. 따라서, 문화재로 지정되면 사찰에서도 함부러 수리를 하거나 허물수 없다. 개보수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 건축업자를 써도 안되고 반드시 문화재 수리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이 비용은 지금껏 사찰과 국가가 나누어 부담해 왔는데, 비용이 워낙 많다보니, 절집 살림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도 이점을 알고 있지만, 국고에서 전액 지원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역시 문화재 관람료라는 것이다.

결국 이 역시도 정부가 해야할 일을 관광객들이 대신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첫번째는 정부가 임대료 한푼도 안내고 사용하고 있는 사찰부지에 대해 임대료를 내는 것이고, 문화재 유지 보수 비용 역시 정부 예산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지금 조계종 등 불교계가 요구하는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나, 결국 세금부담이 되기 때문에 또다른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두번째는 사찰 소유지를 통과하지 않는 등산로를 개척하는 방법이다. 별다른 돈을 들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환경을 망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절집 인심을 운운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자칫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갈등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해서 사찰 경내의 문화재를 보수하고도 돈이 남는 사찰은 한 두군데에 불과하다. 다른 사찰은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해 봤자 문화재 유지 보수 비용에도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실제로 부산의 모 대형 사찰은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지만, 종무소 직원 봉급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조계종과 정부간의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협의 결과가 국민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내용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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