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신기한 집값의 세계

-부동산에도 시장의 원리가 적용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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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영(dtblood)등록 2007.01.19 17:55
1. 가장 필요한 것은 가격이 낮아야 한다.

모든 물건 에는 가격이 정해져 있다. 모든 서비스에도 가격은 정해진다. 그 물건의 가격들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한사코 꼭 그 가격이 아니어도 될 텐데 지나치게 비싼 거나 싼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건의 가격들은 대부분 아주 합리적이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지닐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물건의 가격이 매우 비합리적인 경우도 있다.

@BRI@ 구매되는 재화나 용역의 가격을 가장 불합리한 경우는,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턱없이 낮은 경우이다. 여기에 가장 큰 희생자는 농민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농민은 고된 노동을 통해 물품을 생산하고도 담함을 못하고 높은 값을 부르지 못하기 때문에 늘 빚에 허덕이며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가격이 낮아야 한다는 경제적 논리가 성립한다. 그래서 옷도 특별하게 고급제품이 아니면 값이 비교적 저렴하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서 가격의 모순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집값이다.

2. 대한민국 집값의 이상한 특징들.

대한민국의 집값은 너무나 기형적이어서 그 가격을 결정하는 원리를 들여다 보노라면 너무나 재미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은 틀림없이 일반시장의 원리와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으나 이것을 살펴보고 정리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집값 안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매우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첫째, 대한민국의 집값은 공급이 증가할수록 오른다.

경제학에서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이 내리는 게 공식이다. 부동산도 이것에 의해 영향받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공급을 늘리면 집값이 오히려 증가하는 이상한 현상이 지배했엇다.
강남인구 분산을 위해 판교에 대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해서 주택을 공급했다. 엄청난 양의 주택이 공급되었으므로 강남집값은 당연히 떨어져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턱없이 옆에 있는 분당이 1주일 새에 1억 가까이 오르는 대 이변이 벌어졌다. 그리고 강남의 집값 역시 여기에 질 새라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이다. 홈타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집을 무더기로 건설하는 데 집값이 당연히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홈타운 발표나는 곳 치고 집값 안 오른 곳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모두가 올랐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공급을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건설사, 혹은 지역주민들이 가격 결정과정에 개입을 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둘째, 수요가 없어도 대한민국의 집값은 오른다.

경제학에서 수요가 없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집값은 수요가 없어도 오른다. 지금 현재의 부동산 폭등이 2005년의 분당의 집값 상승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분당이 오르자, 여기에 분개한 신도시가 오르고, 신도시가 오르자, 서울시가 같이 흥분해서 오르고, 마침내는 재산권을 지킨다면서 강북 여러 곳의 가격이 들썩였던 것이다.

그 전의 강남 집값에 관한 기사를 보자. " 거래 없으나 호가는 계속 높음." 이라는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수요자가 없어도 대한민국의 집값은 얼마든지 올라가는 것이 가능하다. 아니 실거래자도 없는데 자꾸 2,3억씩 집값을 올려 담함함으로 국민은행에서는 실거래가를 가격으로 책정해서 올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대한민국 집값은 매물이 다 팔리면 다시 오른다.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집값은 떨어진다. 그러나 서너 사람들이 다 집을 팔고 나가고 나면 결국 남은 것은 담합가격이다. 담합가에 의해서 가격 책정이 이루어지고 마는 것이다. 만약에 수요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결국 담함가격으로부터 수요자는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가 싼값의 아파트를 계속해서 지어 공급하지 않으면 이 담함의 힘을 이겨낼 수 없을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

넷째, 대한민국의 집값은 올라가는 범위가 크다.

대한민국의 집값은 일주일 새에 1000만원이 오르기도 하고 심한 경우는 1억 2억 씩 오르기도 한다. 그것은 주택이 필요에 의해서 구입되지 않고, 재테크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값은 잘 떨어지지 않으며 상한가도 없이 고삐가 풀린 주식의 가격을 뛰어넘는 도박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집값이 올라가는 범위가 크기 때문에 안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한 번 들썩이면 몇 억씩 상승을 해 감당하기 어렵게 되고 만다. 따라서 아무리 실효성있는 대책을 실시하더라도 조금의 리스크가 생기면 집값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다섯째, 대한민국의 집값은 규제할수록 올라간다.

대한민국의 집값은 규제할 수록 올라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규제를 하면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고, 규제를 하면 잠잠했다가 다시 올라가곤 한다. 그것은 정부가 일부 정책에만 국한된 정책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에 분개한 투자자들이 정부정책에 저항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투자를 제한하면 투자자들이 인근지역으로 가서 다시 투기를 하는 현상이 발견된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규제가 국민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이루어진 데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으며 해당지역 주민들은 규제 자체가 수요와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품귀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것이 진실인지 정부의 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궤변인지는 학실하지 않다. 집값이 오르는 지역의 사람들은 원래 집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집을 함부로 팔지 못하는 현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섯째, 대한민국 집값은 한 곳이 오르면 다른 곳도 덩달아 오른다.

대한민국의 집값은 호재만 생기면 그것을 핑계로 해서 안 올려도 될 집값을 계속해서 올린다. 그러면 그 한 쪽이 올라가는 것으로 상황이 마무리 되지 않는다. 정책입안자 중에는 국민들이 질투심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인간 심리에 대한 무지로부터 비롯된다. 분당집값이 오르면 여타의 신도시도 배가 아파서 가격을 안올리고 견딜 수 없다. 신도시들이 다 올리면 서울 사람들도 왜 신도시가 서울보다 더 올리냐며 분개를 하며 집값을 올리게 된다. 다른 놈이 올리니까 나도 배가 아파 올리는 악순환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강남만 올린다던가, 일부 지역에서 오르는 것은 방치한다던가 하는 문제는 결국 전체적인 상승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3. 부동산 가격 어떻게 잡을 것인가?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대한민국 특히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결코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 좌우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제 건설업자 집주 등 공급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공급이 조작되고 있는 형태의 가격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물론 시장의 원리에 의해 좌우되는 부분도 있지만 결코 시장 원리에 맡길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주택정책에 시장의 원리를 적용한다거나 시장경제 질서를 찾는 행위는 매우 우매한 행동이 될 소지가 높다.

뿐만이 아니라, 잠시 시장이 잠잠하다고 해서, 정부가 안심을 하는 것 역시 매우 위험하다. 분양가 인하 아파트를 계속해서 공급해 주지 않으면 공급자들의 횡포를 막아낼 길이 없다. 마치 새로운 약을 먹고 커가는 전염균처럼 집값은 다시 순간적으로 고삐가 풀릴 때, 1억 2억씩 상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는 부동산 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 시장의 원리를 적용하되 규제를 풀어서는 안된다.
공급자의 횡포에 저항할 수 있는 저가 아파트의 다량 공급을 통해 수요자를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규제는 보완할 지언정 결코 풀어서는 안된다.

둘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경제질서를 무시해야 한다.
담합이 보편화된 시기에 있어서는 정부의 정책은 더 효과적이고 신속할 필요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경제의 질서를 무시할 수도 있어야 한다. 만약에 분당에서 집값의 폭등이 일어났을 때 정부에서 신속히 개입해서 가격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신도시의 집값 폭등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이어서 다른 서울지역의 폭등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부동산 대책에 있어서 정부가 좀 더 신속하고 다양한 정책을 구사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해야할 필요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셋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먼저 선택함으로서 병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약은 사용하지 않고 온갖 약을 다 섞어서 처방하는 것과 같은 행위가 언제고 다시 재현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집값의 폭등은 이제 대한민국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도 잘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 우려가 크다. 집값을 제대로 낮추지 못한다면 한국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이며 아무리 노력해도 꿈을 이룰 수 없는 가장 살기 힘든 곳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최근 일간지에도 서울시민이 10개 대도시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인식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갑 가지고 국민을 불행하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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