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울지 마세요. 다음에 내가 커서 꼭 엄마를 데리러 갈게요.

홀트아동복지회 아동복지시설 문예작품 30년 기념문집 '울엄마' 발간

검토 완료

김은희(eunya)등록 2007.02.20 14:14

ⓒ 그림>차재옥

혼자 다니는 외로운 학교길
모두가 함께 사는 힘든 보육원 생활
그래도 먼 하늘을 보며
엄마를 생각했다.

어제,
일 년 만에 엄마가 오셨다.
나를 보며 자꾸만 우신다.
아마도 아직은
나를 데려갈 수 없는가보다.

자꾸만 어깨를 들썩이며
돌아서는 엄마를 배웅하며
끝내 난 울지 않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엄마, 울지 마세요.
다음에 내가 커서
꼭 엄마를 데리러 갈게요.

* 수상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중호는 자신의 염원대로 이듬해에 엄마가 찾아와 지금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짧은 구정연휴, 가족과 친지를 찾아 바쁘게 보냈지만 오랫만에 부모님을 뵙고 건강과 안부를 확인하고, 흩어졌던 형제들도 만난 시간이었으리라. 하지만 늘 이런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소외된 노인, 아이들... .

홀트아동복지회는 우리사회에 소외된 이들, 특히 아이들에게 대한 관심을 불러이르는 한권의 책 '울엄마'를 발간했다.

ⓒ 그림>조은영

'울엄마'는 1975년부터 30년간 아동복지시설에서 머무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실한 문예작품 공모전에서 최고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56편을 한권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얼굴도 모르는 부모를 그리워하는 애절한 마음, 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으로서 시설에서 살면서도 희망을 키워가는 꿋꿋함, 부모와 헤어져 살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 아이다운 천진한 이야기 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첫 수상자들은 어느덧 마흔이 넘었을 3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동복지시설의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가정의 그리움,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울엄마'를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가슴을 울리는 내용만큼이나 '울엄마' 제작은 북디자이너 오진경 님,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 출신 37인의 작가들이 따뜻한 봉사로 만들어져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 문예작품은 30회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지만, 30년 속에 만난 아이들의 글은 영원히 남아 우리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가르쳐 줄 것이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