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치계에 있어서 군대란 무엇인가?

군 면제가 과연 포상의 개념과 동일시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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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형(luck7wasbo)등록 2007.02.23 16:30
먼저, 필자는 군복무제도를 옹호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말해두겠다. 기사의 내용이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다만, 오해가 없도록 끝까지 읽어주길 바란다.

정치계가 군복무와 관련하여 최근 더 많은 정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정책이란 것들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군대를 사회악으로 매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나도 현재의 군제도에 대해서는 큰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현재 논의되는 정책들을 보면 군면제가 무슨 크나큰 포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포장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방식이다. '군대라는 것은 사회적 악(惡)이다'라고 꼬리표를 붙여놓고 군대를 면제해줄 테니 우리가 입안하는 정책에 따르라고 현혹하는 것이다.

사실, 한국 군대안에서는 철저한 위계서열이 군인(군인이기 전에 사람인)들을 내리누르고 소위 말하는 기합, 폭력이 수시로 행해진다. 그리고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중에 자신이 상관이 되었을 때, 당한 만큼 똑같이 하급자를 대하는(취급하는) 것이다. 이 지독한 위계 서열과 폭력의 악순환이 군대를 사회적 악으로 비치게 하는 주된 원인일 것이다.

(필자는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실제 군생활은 잘 모르나 삼촌들과 주변인들에 관해서 들은 대로 쓰겠다. 그러나 대부분 또래들은 군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 공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군 복무 환경이 비인간적인데 그 누가 국방의 의무를 자랑스럽게 이행할 수 있겠는가?

물론 군대라는 것이 자체적으로 그런 특성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위계서열과 명령이 철저히 중시되어야만 하고 그래야 신속한 통제와 작전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저히 관습화된 비인간적 환경이 인간적이어야 할 선후배 관계에까지 침범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군의 비인간적 환경과 관습이 빨리 개선되어야만 '사회악'으로 비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 정치계는 오히려 그런 군대를 더욱더 사회악으로 몰아대고 있다. 왜 군제도의 비인간적 모순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꾸 군면제를 포상으로만 간주하는가? 국방비가 더 들 것이라는 핑계를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러한 한국사회의 최대 모순인 군제도를 이대로 방치하겠다는 것인가.

최근 도마 위로 떠오른 정책 중에, 2가지 예를 들겠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을 비롯해 18명이 '병역 의무 복무기간 중에 있는 자를 기본 공제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냈다. 현행법상 나이와 소득 따위의 기준에 따라서 소득 공제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결정되었으나,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군복무(공익요원, 전투경찰 등을 포함해서)자는 모두 기본공제의 대상이 된다.

또, 한나라당 고조흥 의원은 셋째 아이는 군에서 면제하는 법안을 냈다. 첫째 둘째 아이는 군복무를 해야 하나 셋째아이는 면제해줌으로써 출산율 증대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 두 정책의 공통점은, 앞서 말했듯 군 면제를 대단한 포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방 제도를 사회적 악으로 몰아대면서 면제를 '포상화' 하며 이를 다른 정책을 위해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군제도의 모순을 개혁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필자에게는 정치계가 군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그냥 '현재의 비인간적인 군'으로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미래는 보지 못하고 현재에만 집착하는 정치계의 무지한 시각이 하루빨리 바로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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