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화국"...프로야구에도?

-팀 간, 선수 간 양극화 심화, 샐러리캡 등 경제논리 적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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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일(yell101)등록 2007.04.09 09:47
“삼성공화국”, 프로야구에도?

-팀 간 ․ 선수 간 빈부격차 가속화

삼성에 대해선 2가지의 시각이 공존한다. 하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자랑스러움이며, 또 하나는 지배․소유구조, 재벌중심의 경제 논리에 대한 우려감이다. 이러한 이중감정에도 불구하고 삼성이라는 기업이 우리나라에 없다면 큰 구멍이 생긴다는 것은 확실하다. 삼성공화국은 괜히 불리는 말이 아니다.

삼성공화국의 탄생에는 신자유주의가 깔려있다. IMF위기 이후 개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우리나라도 ‘97년 신자유주의 체제’를 맞이하였다. 모든 것은 경제논리 하에 지배 되었다. 학력 인플레가 고조되어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있으며. 대기업의 임용시험은 ‘삼성고시’로 대변되는 준 국가고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표현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대목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은 96년 55.5%에서 2006년엔 43.7%로 급격히 줄어든 반면에 빈곤층은 11.2%에서 20.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야구계에서도 양극화는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07년 등록선수 현황에 따르면 팀 최고 연봉은 삼성으로 총 62억 275만원을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한다. 팀 최하 연봉인 두산의 28억 8100만원의 2배를 상위하는 수치다. 개인연봉에서도 억대연봉자는 총 89명, 3억 원 이상의 연봉자는 24명이며, 3000만 원 이하의 저 연봉층은 165명으로 집계되었다.

투자와 팀 성적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승을 위한 끊임없는 투자는 성적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 삼성은 2000년대 들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2004년 자유계약시장에서 심정수와 박진만에게 각각 60억과 39억 원, 총 99억 원을 들여 영입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99억 원은 타 구단 1년 운영비를 웃도는 액수다.

많은 자본을 쓴 만큼 경기력이 향상되고 그로인해 팬들이 경기장에 자주 찾는다면 구단으로선 최적의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돈 잔치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격차’에 있다. 현대 유니콘스의 경우 주체가 되어야 할 대주주 하이닉스가 팀 운영을 외면한 지 오래여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매각 작업에 나선 상태지만 지지부진하다. 또한 7년째 연고지 없이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관중 동원이 최악인 것은 물론 5년째 신인 1차 우선지명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정신력으로 시즌을 버티기엔 선수들에게 무리한 요구다.

-프로야구계에 대한 경제 논리의 도입-

현재 한국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양극화에 따른 사회복지정책, 즉 평등의 논리가 경제 정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야구계에도 경제논리에 입각한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샐러리캡, 사치세가 주요골자다. 샐러리캡이란 팀에 대해 연봉총액상한선을 정하는 것이다. 삼성이 팀 연봉 1위에 오른 것과 초고액 연봉인 3억 원 이상 선수가 늘어난 것은 ‘FA 제도’ 때문이다. 그동안 영입한 FA 선수들의 몸값이 삼성의 팀 연봉 1위에 한 몫을 단단히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치세란 연봉총액상한선을 넘길 경우 추가분에 대해 일정 비율의 세금을 물리고 그 돈을 타 구단에 분배하는 제도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지난해 250억 원을 무는 등 5년간 1억 2375만 달러가 사치세로 거둬들여졌다.

국내 구단의 경우 구단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선수 연봉이므로 각 구단의 연봉을 기준으로 상한선을 마련한다면 운영비의 절감과 절감효과에 따른 다른 문제점, 구장 보수나 마케팅 비용에 효과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연봉상한을 초과했을 경우 부과되는 사치세는 구단의 운영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다.

이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샐러리캡 도입은 선수들의 반발도 문제지만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으므로 뒷돈거래가 횡행할 수 있다. 여기에다 스타선수들의 필요성에 의해 저 연봉의 선수들에게만 샐러리캡의 잣대를 들이대어 연봉을 줄이거나 퇴출하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즉 한국 프로야구의 환경의 종합적인 사항들을 고려하고 시행에 따른 기본적인 요소들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야구에서의 경제논리 원칙은 시행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프로야구의 큰문제가 구단 간 전력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라면 한번쯤 진지하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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