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조승희 사건에 대해 정부의 태도가 지나치다 생각해서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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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moulin)등록 2007.04.19 18:44
요즘엔 캐나다에서도 조승희가 화제다.
오늘 조간신문엔 조승희 사진이 일면 톱을 차지했다. 안경 쓴 앳된 얼굴의 살인자, 1992년 south korea에서 이민 왔다는 말 과 함께. 그러나 신문기사는 조승희의 인적 사항을 쓰면서 south korea 출신이라는 걸 쓴 것이지 한국인 이라는 걸 나타내기 위해 쓴 기사는 아니다. 대부분의 캐나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10여 명의 직장동료 들도 조승희가 어디 나라 출신인가에는 관심이 없다. 한국사람 이라는 걸 강조해도 ‘그래?’ 할 뿐 다른 반응이 없다.

단 한 명, 나 하고 비교적 친하게 지내는 Reynold가 ‘너 일하러 올 때는 총 갖고 오지마.’ 하더니 ‘농담이야’ 라면서 웃었고 나머지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원인이 무엇일까, 미국 같은 환경이라면 이런 사건이 앞으로도 얼마던지 일어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점점 폭력에 의지하는 경향이 심해진다는 이야기가 주로 이어졌다.

그런데 한국신문 보면 지나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민 모두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뉴스, 더구나 노무현 대통령이 그 사건에 대해 세 번씩이나 언급한 것, 주미대사의 사과발언, 이런 것들은 지나친 것이다.

한국정부가 조승희 사건에 대해 사과 했다는 신문보도를 읽고 어떤 직원이 물었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에게 보상 해줄 때 한국정부도 책임의 일부가 있는 것 인가?’
어떤 형태로든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그 때 한국정부도 책임 질 것인가?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자국민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지고 보상 할 것인가?
그렇게 우리나라가 돈 쓸 곳이 없어 돈이 넘쳐 나는가?

서양사회에서는 미안하다는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나중에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 십 번, ‘I’m sorry’ ‘excuse me’ ‘thank you’ 소리를 하지만 법적 문제가 따를 만한 상황에서는 절대 ‘I’m sorry’ 라고 안 한다.

조승희가 한국인 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것 때문에 한국사람들이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인간 대 인간으로서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다. 인종 이나 국가에 관계없이 불행은 당했을 때 서로 위로 하고 죽은 사람을 위해 조문 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 아닌가?

조승희 같은 철부지 청년들이 조승희 한 명이 아니고 많다 보니 동양인들 보고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하는 철부지들이 있다. 한국인 이라고 하면 한 번 더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여러 종류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문제까지 일일이 신경 쓰며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승희 부모님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타국에 이민 와 오직 자녀 바라보며 고생을 이겨냈을 텐데 부모의 뜻을 저버린 아들 때문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한 명으로서 그 분들 아픈 마음을 이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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