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다리를 잃은 한 장애우가 임진각 전망대를 기어 오르고 있다. 한 할머니가 이를 아쓰러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 김준회
지난 4월 25일, 장애우들의 봄나들이 행사인‘아기공룡들의 봄나들이’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임진각 관광지.
파주시의 한 장애우 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두 다리를 잃은 하반신 장애우 이 아무개씨(48)가 임진각 전망대를 기어서 오르고 있다. 10여 분간 땀을 흘리며 전망대에 오른 이씨는 ’와! 멋있다. 이렇게 좋은걸...‘이라며 탄성을 쏟아냈다.
매년 2백만명이 찾고 있는 파주의 대표적 통일안보 관광지인 임진각이 장애우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외면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임진각 관광지는 지난해 (주)해태에서 운영하던 것을 경기관광공사가 인수, 리모델링을 하고 새롭게 선보였다. 이곳에는 2층의 북한 전문 음식점과 3층 관광 상품 판매점이 들어서 있고 전망대는 4층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광장 주차장에서 1층으로 들어가는 곳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장애우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으나 장애우들이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는 장치는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계단이 시작되는 반대편 건물 끝 부분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이는 2층 음식점과 3층 판매점 이용을 위한 시설에 그치고 있다. 4층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층을 더 올라가야 하지만 이곳 역시 높은 계단으로 돼 있어 애초 장애우들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봉사자인 임 아무개씨는 “공공기관에서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며 “이곳을 찾는 장애우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전망대까지 증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해도 무용지물에 그치고 있다. 엘리베이터의 위치가 전망대로 오르기 위한 계단 부근에 설치돼 있지 않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나 어르신들이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 아무개 할머니(69)는 힘들게 계단을 오르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줄 알았으면 이용 했을 것”이라며 “보이지도 않는 곳에 설치 할 것 같으면 뭐하려고 만들어 놨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한 봉사자는 “임진각이 너무 상업적이다”며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장애우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안 돼 있다는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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