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속에 묻혀진 역사, 원구단

원구단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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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철(dau21)등록 2007.05.04 16:49

원구단과 황궁우 <대한제국 시절> ⓒ 블로그

서울 시청 맞은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 뒤편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건축물이 서 있다. 호텔의 정원처럼 보여 지는 건물이 사적 제 157호 원구단(圜丘壇)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그 건물은 원구단 터에 남아 있는 황구우(皇穹宇)라는 3층 팔각정인 부속건물이고 원래 원구단은 일제에 의해 헐리어 바로 앞 조선호텔 밑에 잠자고 있다.

원구단은 원래 단국 국조께서 천지인 3합 다짐의 천제를 올린 개천개국의 역사 이래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역대왕께서 제주가 되어 국태민안을 기원해 온 신성한 국가의 제단으로, 소공동의 원구단은 1897년 10월 고종(高宗 1852∼1919)황제가 즉위식을 앞두고 건축했던 것으로 청나라 천자에 빼앗긴 천제를 433년만에 회복하여 고종이 명실공히 천자(天子)임을 만방에 선포하기 위해, 하늘에 천제를 올리고 즉위식을 치뤘던 곳이다.

제4회 제천권 회복 범민족 천제봉헌식 ⓒ 손영철

이 역사적인 곳에서 지난 5월 2일 11시 범민족화합 통일운동본부(총재 박영록, 이하 범통본)에서 주최한 제천권(祭天權) 회복 범민족 봉헌제 및 국조 단군왕검 탄신기념식이 거행되었다.

범민족화합통일운동본부(총재 박영록)/전국44애국사회단체연합회(회장 유일신)/한겨레회(회장 김종남)/한문화배달민족회(회장 석주근)등 민족단체 원로들로 구성된 이번 행사에는 좋은사회를위한참여시민연대(회장 전구룡)등 사회 시민단체 회원 약 300명이 참석하여 진행되었다.

범통본은 선포문에서 국조단군 탄신일을 국경일로 지정선포하고, 청나라에 빼앗기고 일제에 의해 침탈당한 우리 민족 고유의 제천권을 회복하자고 주장하였다. 또한 조선호텔의 소유주인 삼성그룹이 거액의 헌금 사회 환원에 앞서 원구단 복원의 천명부터 기꺼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범통본은 “삼성 일가가 차지하고 있는 조선호텔 자리는 고종황제가 단군역사이래 역대가 거행해온 원구단 천제를 청나라에 상납 강제 폐지시켜 온지 433년만에 회복하여 원구단을 세우고 대한제국 독립선언과 함께 황제즉위식을 올린 역사적인 현장인데도 불구하고 일제와 그 친일파들이 또다시 ‘천제는 일본 천황이 지내는 것이지 천한 조선족이 지내는 것은 하늘에 대한 불충’이라며 원구단을 헐어 철도호텔을 짓고 일본 관헌들의 숙소로 하여 우리 부녀자들을 끌어들여 강제 성폭행까지 하는 유흥장소로 더렵혔으며, 일본 패망과 함께 당연히 복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망령은 고스란히 우리 민족 내부에 인계되어 불행히도 오늘 조선호텔이 우리 민족 신성한 나라의 제사터를 깔고 앉아 일부 남아 있는 황궁우를 후원으로 하고 그 밑을 파서 3층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이같이 하늘을 등지고 544년간을 살아가고 있는 이 못난 민족에게 그 무슨 하늘의 축복이 있겠냐”며 삼성은 하루속히 원구단을 환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행사를 기다리는 참석자들 (뒤에 보이는 건물이 조선호텔이다) ⓒ 손영철

기자가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국유지의 일부가 어떤 경유를 거쳐 ‘삼성생명’의 땅이 되었는지는 기록이 없으며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상에는 단지 ‘공개불가’의 낙인이 찍혀있을 뿐이고 남은 원구단의 소유자가 81년 이래 관광공사로 지정되면서 사적 제157호인 원구단의 직선 땅 밑 부분이 지하3층 주차장을 형성, 그 관리를 관광공사와 조선호텔이 임대차계약아래 관광공사가 매년 일정수입을 챙기고 있고, 관광공사는 수 십 년 간 발생한 원구단 지하주차장 임대차에 따른 수익누계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며, 조선호텔 측도 구체적 약정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어 항간에서 "2002년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서 연장사용상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발생하고 있는 마당에, 서울시나 중구청관계자들은 "관광공사와 조선호텔사이에 원구단 지하주차장 사용에 관한 임대차계약 자체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답변을 하는가 하면,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마땅히 수익관청의 유지보수비 부담이 당연시됨에도 불구, 그렇게 국고가 무단히 절단 나는 것을 나 몰라라 하듯 이웃집 불구경쯤으로 인식되고 있음이 밝혀져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대한제국의 국태민안을 기리던 원구단이 유흥업소 지하에서 신음하고 지하밑둥이 두더지 굴로 전락된 체 쓸쓸이 방치되어 국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해도 누구 하나 거들떠 보는 정부관계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며, 한술 더 뜬 문화재청은 2005년 문화재청고시 제2005-81호로 원구단의 한자표기 및 독음을 "환구단(圜丘壇)"으로 결정하는 탁상행정과 무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범통본 박영록 총재는 연설에서 “경복궁 청계천도 복원했는데 인류정신문화의 원천이며 60억 세계인의 총회단결의 바탕인 원구단을 복원 못할 이유가 어디있겠냐”며 주장하고, “원구단 복원은 치욕의 역사를 털고, 최근 중.일의 고구려 역사와 일본의 독도 역사왜곡보다도 우리 민족 개천개국의 뿌리역사 자체를 말살한 반도.식민사관의 대전환점에서 국민의식의 총화와 단결을 위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하는 박영록 총재 ⓒ 손영철

회장단 단체 사진 ⓒ 손영철

이어 연설에 나선 한 원로 인사는 그동안 국가이념인 홍익인간에 대한 인식이 친일 반민족 역사학자들의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되어지는 바람에 우리 민족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홍인인간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기존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며 그에 따라 그간 정치와 사회 경제 전반에 이익을 쫒는 무리들이 많았다고 역설하고 진정한 홍익인간의 이념은 크게 인간을 돕는다는 인식으로써 앞으로는 제대로 된 인식을 교육하고 전파하여 민족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천제봉헌식과 각지에서 채화된 성화봉송, 풍물패의 풍물놀이 등으로 진행된 행사는 약 2시간여 만에 민족 원로들의 만세 삼창으로 마무리되었으며 모든 참석자들이 흥겨운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으로 행사의 말미를 장식했다.

80순 노령에도 불구하고 벌써 4회째 행사를 주관하고 계시는 박영록 총재 이하 원로들의 모습들은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앞으로는 더욱 활발한 홍보활동과 제천권회복운동을 통하여 젊은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독려하여 오늘의 3백명이 3만 3십만의 참여로 이어져 광화문을 붉은 카펫으로 물들였던 월드컵 당시의 열정으로 운동이 확산되어져 갔으면 하는 바램이 절실하다.

전구룡 회장을 반갑게 맞이하는 박영록 총재 ⓒ 손영철

이에 지난 민추협 당시 박영록 총재와 더불어 활동한 바 있는 좋은사회를위한참여시민연대 전구룡 회장은 내년 5회 행사부터는 좋은사회를위한참여시민연대에서 행사를 적극 주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구룡 회장은 이어 “민족의 성지위에 삼성이 소유한 조선호텔이 편법적 역사에 의해 점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매입하던지 삼성그룹이 대승적 차원에서 사회에 환원하던지 해서 천제를 올리는 천하의 길지인 원구단을 하루라도 빨리 복원하고 제천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록 총재는 누구?
사단법인 범민족화합 통일운동본부 박영록 총재

박영록 총재는 전 민선 초대 강원도지사를 38세에 지내고, 6,7,9,10대에 걸쳐 4선 국회의원을 하였으며, 전야당인 민주, 신민, 평민당 상임부총재를 역임한바 있으며 현재는 사단법인 범민족화합통일운동본부 총재직을 맡고 있다.

1970년 신민당 의원 신분으로 독일을 방문, 베를린올림픽 승리기념비에 새겨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일본 국적을 손수 끌과 망치로 이용해 한국으로 바로 잡아 민족의 자존과 긍지를 높인 일화는 유명하고, 1965년에는 일본 외유 길에 개량 볍씨를 들여와 농촌 진흥청에 기증하여 다수확 유신벼의 원종이 되었다.

현재는 80이 넘은 노구에도 불구하고 한중친선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세계평화와 조국의 통일을 위한 지구일주평화봉송단을 조직하여 마니산 - 태백산 - 백두산 채화에 이어, 북한 채화 입북을 위한 경교장 에서 판문점 까지의 38회의 도보행진을 계속 중에 있는 한편, 중국 용정시에 있는 선구자 노래의 무대인 일송정에 독립기념관을 설립하는 일을 추진하는 등 왕성한 활동 중에 있다.

일전에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컨테이너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며, 후배 정치인에게 청렴의 본을 보여 귀감이 된 바 작년 8월 이 사실을 늦게 접한 전ㆍ현직 의원 40여명이 십시일반 성금을 전달했을 때에도 ‘서울 도심에 3.8평의 땅이 있고, 노숙자들에 비해 큰 축복을 받았다며 오히려 행복하다’고 한 분이 바로 박영록 총재이다. / 손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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