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 목소리

검토 완료

송은지(7star)등록 2007.05.14 08:58
우리집은 비디오 가게이다. 내가 보고싶은 비디오 중 하나가 오늘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기대를 잔뜩 끌어안고 집으로 왔다. 역시나 나의 똑똑한(?) 예상으로 내가 보고싶었던 비디오가 나와있었다. 마치 나를 반겨주기라도 하듯!

잽싸게 방으로 들어가서 코드를 꽂고 비디오를 틀었다. 상우라는 9살 통통한 아이가 있었는데 자기엄마가 뚱뚱하다고 해서 학교 갔다오면 살을 조금이라도 빼기 위해서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올라가는 상우.

가끔씩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몰래 올라가려 하지만 상우가 학교 갔다 올 시간에 문 앞을 당당히 지키고있는 엄마. 다시 계단으로 올라오면 허리에 만보기를 채우고 줄넘기를 시키는 엄마가 상우에게는 적 같은 존재다.

그런데 어느 날 줄넘기를 하러 나간 상우는 밤 9시가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줄넘기를 하기 싫어하던 상우는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다가 그대로 납치범에게 붙잡혀 갔다.

납치범은 상우 엄마 아빠한테 피 말리는 협박전화를 계속 걸고, 상우 엄마는 조용히 경찰에 신고를 한다. 그러나 이미 그 사실을 알아 버린 납치범은 돈 1억을 요구하고 상우 아빠는 경찰 몰래 1억이든 가방을 들고 범인이 말한 놀이동산으로 향한다.

약속장소에 돈 가방을 놓고 상우가 있다는 장소로 가지만 상우는 끝내 보이지 않는다. 그 뒤 협박전화는 사라졌지만 유괴44일째에 상우는 어딘가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상우 아빠는 9시 뉴스 아나운서다. 그런데 자기의 아이 상우의 죽음을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뉴스를 진행하며 실제 진짜 범인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1990년대에는 사람들이 납치를 많이 했단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어떤 유괴범은 자식이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 아버지는 자식에게 얼마나 떳떳하지 못할까.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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